[생명·탈핵 실크로드]의 해설
이원영(수원대 교수, 준비팀장)
2011년 후쿠시마가 터지고 난 후 여름 여러 선생님과 함께 독일탈핵을 견학할 때였습니다. 독일의 숱한 성당을 보면서,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티칸도 나서주면 더욱 좋을 텐데..'
탈핵운동을 해오면서 숱한 질문에 대한 답을 해오는 가운데, 해법을 제시할 수 없었던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만 탈핵하면 뭐하나, 중국에서 터지면 속수무책 아닌가?" 그럴 때마다 저는 '금연과 탈원전' 칼럼처럼 우리 먼저 끊고, 그들을 설득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윤리적 얘기밖에 못했습니다. 근본적인 해법이 없었던 겁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513365.html
그런 가운데, 생각을 해왔습니다. 1) 핵발전소 위험에 있어서 유엔은 직무유기가 드러났고 그 역할이 유명무실하다는 것, 2) 향후 50년~100년에 걸쳐서 446개 핵발전소의 안전한 폐기를 가능하게 하려면 각국정부의 권력에까지 간섭할 수 있는 구조의 새로운 국제기구(NIO, New Intenational Organization)가 필요하다는 것, 3) 그것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지속적으로 재정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국가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가능한 세력이 종교계이고 그로부터의 지원이 가장 유력한 방안이라는 것.
마치 이런 모델과 같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426840582D794B1C)
이런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리고 일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한다면 지구촌의 안전을 기대할 만합니다. UN보다 상위에 서서 UN에게 구체적인 요구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일은 그냥 이루어 질 수 없습니다. 종교간 연합을 통해서 작업을 해가는 것은 아직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그리하여 막연히 생각만 해두고 이렇다 할 계기가 없던 차에 기회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난 3년간 장기간의 직장공백기를 거쳤습니다. 공익제보로 인한 학교와의 분쟁으로 복귀가 늦어짐에 따라 2013년부터 지금까지 탈핵도보순례를 한 것이 약1,500km이고, 그 가운데 최근 1년반은 다섯차례에 걸쳐서 1,000km를 걸었습니다. 원래 저는 문수스님이 소신공양 하신 2010년 이후 불교에 입문해서 6년간 봉사활동을 해왔습니다. 걸으면서 35개의 주요사찰을 들러서 스님들께 탈핵의 당위성을 말씀드리고 그 변화에 함께 해주실 것을 부탁드리는 일을 해왔습니다.
이제 또 한번의 장기간 공백기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사학비리가 만연하여 공익제보한 교수들이 장기간 해직교수 상태로 머무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제 직장 수원대가 대표적입니다. 대법원에서 파면이 무효라고 판결났지만 뒤이어 재임용거부의 꼼수가 허용되는 제도때문에 올해 하반기부터 부득이 또한번의 장기간 공백기가 생기게 되었네요.
그리하여 생명탈핵실크로드 구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티칸까지 걸어가자, 걸어갈 수 있는 모든 나라를 걸어서 가면서 방문하는 나라마다 종교지도자를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자는 것입니다. 안면을 익히고 감성적인 교감을 통해서 친숙해지는 것입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무언가가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나 부처님을 따르는 사람들 모두에게 핵발전소의 위험과 생명존중의 가치는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이슬람도 생명중시에 있어서는 동일할 것입니다.
종교의 마이너스 측면을 말씀하는 분들도 있지만, 종교의 본질적 기능은 어디까지나 민중의 염원을 담는 그릇입니다. 내세에 관한 것이나 영성적인 부분은 오히려 부차적인 것이고, 고난과 위험에 빠진 민중이 정신적으로 의탁하면서 삶을 영위해가는 장치로 작동하기에, 현실사회에서 그 역할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겠지요. 특히 생명과 안전 문제에 관해서는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고 가장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역할이 제대로 뻗어갈 수 있는 '결'로 터주기만 한다면 이루어내지 못할 일이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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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종교계가 연합하여 감시와 제재를 할 수 있는 구조를 이루어낸다면 지구촌의 안전을 기하는 하나의 유력한 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됩니다. 2차대전후 전쟁방지와 평화를 위해 국가간의 연합에 의해 UN(국가연합)이 만들어 졌듯이, 후쿠시마이후 핵발전소의 위험 방지와 생명존중을 위해 종교간의 연합을 통해 구심체를 만들 수 있으리라 봅니다.
종교간 연합이 성사되기까지는 그 필요성과 절대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간뿐 아니라 시간을 통하여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있어 주어야 됩니다. 일테면 2천년 전의 동방박사 세 사람에 이은 제4의 동방박사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보다 실효성 있는 순례가 될 수 있도록 세계생명헌장도 만들어서 준비하여 갑니다. 종교지도자와 지성인에게 생명헌장을 전달하고, 그 나라에서 실행하기 위한 행동강령을 제안해주기를 희망합니다. 그러면서 생명헌장에 들어 있는 생명존중과 탈핵의 가치를 공유하고, 이의 실현을 위한 국제기구(NIO, New Intenational Organization)결성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핵발전소는 생명과 양립할 수 없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이를 공고히 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뜻을 기록하고 모아서 최종적으로는 달라이라마와 교황님께 전달합니다.
세계생명헌장은 2016년부터 1년동안 꾸준히 작업하여 만들고 있습니다.
http://www.bulgyofocus.net/news/articleView.html?idxno=76538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52079&PAGE_CD=N0002&CMPT_CD=M0118
내년 4월에는 이를 성안하는 국제회의를 서울에서 갖고, 세계생명헌장 공식적 선포를, 실크로드 출발하는 5월 3일 부처님 오신날에 하고자 합니다. 순례기간 동안 주요도시에서는 생명과 탈핵과 관련된 토론회도 가질 수 있도록 합니다. 또 핵무기와 핵발전소 사고로 유명을 달리 하신 분들 그리고 생명파괴가 일어난 현장에서 종교의식도 갖고자 합니다.
이 일에 공명하여 실행을 꾀하는 이들로 실크로드100인위원회를 구성하고 그들의 힘을 통하고자 합니다. 실크로드의 취지에 동조하고 성공을 바라는 분들의 염원을 모아서 일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Q/A
문) 몇 사람이나 걷는가?
답) 종교인들 위주로 걷는데, 구간별로 다른 분들이 걸어가게 될 것이다. 몇달 혹은 몇주 단위로. 현재로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걷는 사람은 준비팀장인 이원영교수 1인이다. 그런데 순례자외에 기본적인 스탭이 열 명 전후다. 차량/의료/기록/보도/코스관리 등의 일을 함께 하시는데, 이들은 걷지 않고 차량이용의 가능성이 많다.
문) 과연 효과가 있겠는가?
답) 전세계 446개 핵발전소 가운데 지진이나 테러에 절대적으로 안전한 곳은 없다. 유엔은 이에 대해 속수무책이다. 환경단체나 시민사회의 힘은 나라마다 불균일하다. 지구촌차원의 안전을 기할 수 없다. 실크로드처럼 민중과 종교가 힘을 합하는 방안 외에 달리 대안이 있는가?
시도하는 데 일차적 의의가 있고, 그리고 이런 흐름을 시범해보임으로써 지구촌의 민중과 종교계의 반향과 에너지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문) 달라이라마와 바티칸과는 사전협의가 있었나?
답) 아직 교섭을 취하지 않았다. 공식조직이 아니라 몇사람의 민중과 종교인이 움직이는 일이고, 또 미리 교섭하면 그쪽에서도 책임감을 갖고 신경을 써주어야 하므로 부담을 주는 셈이다. 출발전 알현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어서, 도착시기 언저리에 친견을 허락 받고자 한다.
문) 도보순례를 2년간 하자면 안전이나 체력문제가 중요할 듯한데?
답) 체력문제로 말하자면 하루 20km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하루 50리인 셈인데,
가람 이병기선생은 하루 160리 길을 오랜 세월 걸었다고 한다. 11,000km이므로 걷는 날만 550일인데, 중간에 쉬는 날이 170일이므로 무난하다고 본다.
안전문제는 그 나라의 관계자들과 미리 상의하여 방안을 강구한 후 순례를 진행할 예정이다. 외교부 규정상 치안이 불안한 나라는 제외하였다. 불안 요소는 풍토가 달라짐에 따른 건강상의 위협이다. 현지의료진 및 함께 갈 의료진의 예방적 도움을 받고자 한다.
문) 순례에 비협조적이거나 입국이 어려운 나라도 있을텐데?
답) 반년가까이 남은 준비기간동안 교섭을 진행하고자 한다.
문) 불교와 가톨릭 2대종교외에 이슬람이나 개신교 및 타종교는 어떻게 되나?
답) 함께 한다. 일단 부처님과 예수님을 믿는 모든 종교는 함께 하고자 한다. 내년 5월3일 출범때에도 아래 그림처럼 여러 종교계를 방문하여 출발인사를 드릴 것이다.
한국이슬람교 중앙성원도 이미 방문하여 실크로드소식을 알려두었다. 다만, 이슬람교는 지구적 차원의 지도자가 없이 나라마다 도시마다 지도자가 있다고 하므로 방문하는 지역에서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려고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6B2543582D79D716)
문) 준비팀장인 이원영 교수가 끝까지 완주할 수 있겠는가?
답) 희망은 완주이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끝까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면 다른 분 누군가가 나서서 하시면 된다.
100인위원회의 역할은, 1)시작하는 것, 그리고 2)누가 이어서 하더라도 완주가 가능하도록 실크로드의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은 뜻있는 이들이 함께 하는 일이다.
문) 돈도 많이 들텐데?
답) 그 부분이 과제인데, 실제로 큰 돈이 드는 것은 아니다. 100인위원회가 결성되고 그분들이 함께 이루어가는 일이라는 것이 확인되면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본다. 우리 세대의 의무이다.
문) 100인위원회의 결성을 낙관적으로 보는가?
답) 저는 여러 선생님과 함께 2010년~2011년의 시기에 4대강파괴에 맞서 우리강 가치체험 333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1만명쯤을 333대의 버스에 싣고 현장을 체험하는 일인데, 이때 약200명가까운 기부자들이 50만원씩을 내놓아서 성공리에 마친 경험이 있다. 우리 사회는 저력이 있다.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7595.html
문) 전체일정에 대해 요약해달라. 출범시까지의 향후일정은 어떻게 되나?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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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하순~2월중순 실크로드 예비답사
- 2017년 3월초에는 "지진/핵발전소위험에 대한 국제안전회의"를 개최
- 2017년 4월19일 전후에는 "세계생명헌장 국제세미나"를 개최
문) 순례에 참여하고 싶은 일반인은 어떻게 하면 좋은가?
답) 참여의사를 전달하고 참여방법을 가이드받을 수 있는 홈페이지를 연내에 개설할 것이다. 홈페이지는 국/영문홈페이지로서 전세계의 참여희망자들과 교신하고 실시간으로 이동상황을 보여줄 것이다. 순례참가 신청시 자율적 참여가 가능하다.
문) 숙박시설은 충분한가?
답) 지역마다 다르다. 대체로 인구밀집지역을 지나가므로 숙박시설이 없는 곳은 많지 않다. 불편이 예상되는 구간에는 트레일러를 동행할 예정인데 주로 여성종교인이 사용하고, 그외 사람들은 텐트활용을 병행할 예정이다.
문) 100인위원회 참여방법은?
스스로 4대강반대, 탈핵, 생태/환경분야 등에 일정한 기여를 하셨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신청할 수 있다. 약간의 절차가 있으니, 참여를 희망하시는 분은 이원영 교수(010-4234-2134 leewysu@gmail.com)에게 연락주시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