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 운 산 @
망운산은 '보물섬' 남해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망운사 입구 임도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30분 구간은 온통 붉은 철쭉의 군락이다. 여느 산들처럼 듬성듬성 이가 빠지지 않았다. 답사를 간 4월 말은 아직 꽃봉오리가 고개를 들지 않았지만, 이번 주말이면 꽃이 피기 시작해서 이내 만개하겠다. 붉은 철쭉꽃이 지천인 곳에서 푸른 남해를 바라보는 환상에 사로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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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를 요약하자면 서상마을 서상교~가물랑산~전망대~물야산~평치~학석봉~직장마을 갈림길~용두봉(수리봉)~KBS송신소(지형도상 정상)~능선 철쭉군락지~관대봉 능선 갈림길~정상~화방사 순이다. 보통 걸음으로 휴식 포함해 5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면소재지이기도 한 서상마을 서상교 앞에 노거수가 있고 다리 옆에 자그마한 '망운산 등산로' 안내 푯말이 있다. 작은 하천을 따르는 마을길로 진입하면 5분 후 상세한 등산로 안내판이 나온다. 좀 더 콘크리트 임도를 타고 올라 작은 언덕에 오르면 남해스포츠파크와 주변 남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임도를 타고 15분쯤 가면 통정대부 김해 김씨묘 앞 이정표. 이곳에서 임도를 버리고 본격적으로 산행로를 따른다.
조금씩 경사가 급해지는 오르막을 15분쯤 천천히 오르면 첫 번째 봉우리인 가물랑산(190m). 돌무더기 안에 자연석으로 만든 작은 비석이 있다. 일종의 민간신앙터로 보인다. 살짝 내려서서 안부를 통과하면 다시 가파른 오르막. 하지만 길이 갈지(之)자 형태로 된 구간이 많아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20분쯤 올라가면 오른쪽이 확 트이는 전망대다. 이제 해발 411m인 물야산 정상까지는 천천히 10분 정도만 오르면 된다. 벼락바위를 끼고 있는 물야산 정상 또한 천혜의 전망대다.
다시 한번 살짝 안부로 내려선 후 재차 좀 더 긴 오르막을 탄다. 35분 정도 천천히 오르면 갑자기 주변이 탁 트이는 곳에 이른다. 일명 '평치' 또는 '평고개'라고 불리는 해발 610m 안팎의 봉우리다. 아기자기한 바위 능선을 탄다. 칼로 자른 듯한 바위가 유독 많다. 암릉 끝 부분, 내리막 타기 직전에 또 하나의 전망대가 나온다. 일명 학석봉이다. 짤막한 내리막을 타면 갈림길. 왼쪽은 작장마을로 하산하는 길이지만 직진, 한바탕 오르막을 오른다. 20분 후 용두봉 또는 수리봉으로 불리는 709봉. 커다란 바위에 올라 광양만과 망운산 정상을 조망한 후 살짝 내리막을 탔다가 재차 오르막을 20분쯤 타야 방송사중계탑 앞 전망대 겸 감시초소 정자에 닿는다.
눈앞에 있는 방송사송신탑 옆 봉우리가 지형도상에 망운산 정상으로 표기된 785m봉이다. 옛날부터 남해 사람들은 이 봉우리를 '상봉'이라 부르며 망운산 최고봉으로 대우했지만 지금은 통신시설 때문에 출입할 수가 없다. 현재 망운산 정상 대접을 받고 있는 해발 786m봉은 꼭두봉이라고 불린다. 정자에서 콘크리트 임도를 타고 가다가 헬기장에서 임도를 버리고 능선길로 직진하면 정상인 꼭두봉까지 25분쯤 걸린다. 능선길 좌사면은 철쭉 군락지다. 연죽마을 갈림길과 관대봉 능선 갈림길을 잇따라 지난다. 망운산 정상 아래에 망운사가 보인다. 망운사 갈림길을 지나 살짝 오르막을 타면 망운산 정상. 북쪽으로는 산성 유적이 있는 대국산과 하동 금오산, 멀리 지리산 주능선까지 보이고 남쪽으로는 남해읍과 크고 작은 이 지역 명산들이 대부분 조망된다.
하산은 진행방향으로 내리막길을 탄다. 산행로 주변에 철쭉나무 터널이 조성돼 있다. 5월 중순께 이 능선에는 진홍색 꽃물결이 넘실거릴 것이다. 15분 후 화장실이 있는 임도 갈림길. 임도를 타고 왼쪽으로 가면 노구마을, 오른쪽은 망운사다. 직진하는 능선 산행로는 증산까지 가는 길이다. 화방사로 가려면 119구급함 우측 5m 지점의 리본 많은 내리막길을 타야 한다. 이 길을 따라 30분쯤 가면 화방사다. 절 앞을 흐르는 계곡 물 소리가 청량하다.
# 교통편 #
- 남해터미널에서 서상마을행 군내버스로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남해까지는 오전 6시20분부터 오후 7시20분까지 50~7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2시간30분 소요. 1만1300원. 남해터미널에서 산행 들머리인 서면 서상마을까지는 군내버스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20여 회 운행한다. 산행 후 화방사에서는 택시(개인택시 011-887-7177)를 이용하는 하는 편이 가장 편하다. 남해 터미널까지 요금은 5000원 안팎이다. 자가용 회수를 위해 서상까지 가려면 남해터미널에서 다시 서상행 버스를 갈아타거나 택시를 이용해도 된다. 이 경우 택시 요금은 1만3000원 안팎이다.
자가용 이용자는 남해고속도로 진교IC에서 내려 남해 방향으로 간다. 남해대교를 건너 19번 국도를 타고 남해읍까지 간 후 남해유배문학관 앞 삼거리에서 우측 남해스포츠파크 방향 도로를 탄다. 10분 후 서면 서상마을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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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촌마을에서 출발하여 642봉~철쭉광장~망운산~망운사 갈림길~암봉~관대봉~469봉~편백숲~전망대~숲속교실~갈림길 이정표~남해여중까지 7.7㎞를 5시간가량 걸었다.
들머리 현촌에서 철쭉광장이 있는 642봉까지는 꼭 한 시간이 걸린다. 버스 정류장을 올라서자마자 짙은 숲이다. 길은 정비를 해 놓아 넓다. 가파르지는 않지만 은근한 오르막이 한 30분 이어진다.아무래도 능선을 바로 치고 올라가니 다른 방도가 없다. 작은 능선에 올라서면 숨을 돌릴 틈이 있다. 하지만, 이내 길은 오르막길이다. 잡념이 사라지고 오직 다리와 발 둘 자리에만 신경이 간다.
사실 이런 산길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보통의 산들이 정상으로 오르는 편한 길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서 오름길이라도 평탄한 길이 많다. 하지만, 남해지맥 2구간에 해당하는 이 길은 그런 우회를 허락하지 않는다. 오직 능선을 고집해야 하기 때문이다. 642봉에 가까워지자 길이 가팔라진다.642봉에 올랐나 했더니 바로 철쭉광장이다. 노구마을에서 KBS중계소까지 임도가 나 있는데 이 길이 망운사로 연결된다. 그 길 위에 철쭉광장이 있다.
광장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철쭉밭을 가로질러 나 있다. 워낙 많은 철쭉이 자라고 있어 별도로 등산로를 마련해 놓았다. 조선 태조가 왕이 된 뒤에 남해 금산에 비단을 둘렀다고 하는 전설이 있는데, 혹 그 산이 망운산을 얘기하는 것은 아닐까. 산을 휘감는 철쭉 비단이 장관이겠다.망운산에 정상석이 새로 솟아 있다. 정상까지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정상 바로 아래는 남해읍이다. 알고 보니 남해읍을 감싸는 산이 망운산이다. 정상 발아래 망운사가 있다. 연전에 망운사에 들러 성각 스님을 뵈었다. 동자승을 비롯한 선화를 잘 그리는 스님으로 유명하다.
정상에서 암봉 쪽으로 향한다. 일단 안부로 내려서니 망운사로 가는 길이 있다. 굳이 지맥을 종주할 일이 없는 사람은 망운사에 들러 원점회귀 산행을 해도 좋겠다. 우측으로 내려서면 노구마을에서 오는 임도와 만나니 그 쪽도 길은 평탄하다.정상에서 암봉까지는 15분쯤 걸린다. 망운사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안부를 지나자 성각 스님 선화에 나오는 동자승의 얼굴을 한 바위가 있어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암봉에서 관대봉까지는 점심을 먹고도 1시간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길게 이어진 내리막길은 현촌마을에서 망운산 정상까지의 오름길 수고를 잊게 했다. 관대봉은 사모관대를 닮았다고 해서 관대봉이라 부른다고 한다. 바위 높이가 15m 정도 되는데 올라가 보니 내려갈 일이 걱정이다. 다행히 우측으로 우회로가 잘 나 있다.
관대봉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약수터가 나온다. 약수란다. 물맛이 담백하다. 469봉으로 가는 길에 등산로 정비를 나온 사람을 만났다. 남해지맥이 이어지는 평현고개로 가는 길을 마침 정비 중이란다. 삼림욕장 쪽으로 하산한다.남해지맥은 469봉을 지나지만 등산로는 채 못 미쳐서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아직 평현고개 이정표는 세워지지 않았다.469봉에서 편백림과 전망대를 지나 숲속학교 이정표에서 남해읍 신기마을로 하산한다. 산행이 끝나는 남해여중까지 1시간이면 충분하다.
# 교 통 편 #
남해망운산을 가기 위해서는 부산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ARS 1577-8301)에서 남해로 가는 남흥여객 버스(06:20 07:20 08:20 09:15 09:40 10:20 10:55 11:25 12:00 12:40 13:20 13:55 14:20 15:10 16:00 16:50 17:40 18:30 19:20. 요금 1만 700원. 2시간 20분 소요)를 타고 간다.
남해 시외버스터미널에 내린 뒤 산행 들머리인 서면 현촌으로 가는 남흥여객(055-863-3506) 버스(6:50 8:10 8:45 9:25 10:45 11:30 12:35 14:00 14:30 15:20 16:10 17:10 18:25 19:40 20:00. 요금 1천300원. 20분 소요)를 갈아타야 한다.
서면으로 우회하는 노선과 남해읍에서 바로 가는 노선(오전 6시50분 버스부터 한 대 건너 버스가 직행 노선)이 번갈아 있으니 확인할 것.돌아올 때는 남해 시외버스터미널(055-864-7101)에서 부산행 시외버스(6:20 7:10 7:50 8:20 9:00 9:40 10:10 11:10 12:00 12:50 13:15 14:05 14:35 15:25 16:15 17:05 18:20 19:20)를 타면 된다. 진주로 나가면 막차 시간을 늦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