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책상 옆 벽에 걸려있는 족자가 하나 있다. '미친거지(美親巨志)'. 이 글을 본 친구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무슨 뜻이냐고 묻는다. "한글로 읽지 말고 한문으로 읽어봐라. 아름다움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큰 뜻을 품은 사람이다, 또는 큰 뜻을 품은 사람은 아름다움을 가까이 한다,라는 뜻이다", "그럼 불광불급(不狂不及) 하고 비슷하냐?" "뜻은 다르지만 난 내가 만든 이 글을 더 사랑한다."
'미친거지'.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붙여진 이야기다. 스스로 만든 이 글을 가까이 계신 노한학자 어르신께서 웃으시며 20여년전 써주셨다. 영원히 추구하고 싶고,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여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슴에 새기고자 사자성어를 만들고, 글로 써 곁에 두고 마음을 늘 다잡는다. '큰 뜻'과 '아름다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참 많이 돌아가는 것 같다. 먼 길을 돌아서 가는 것 같은 모습 속에 늘 혼자라는 생각이 든다. 외롭고, 힘들다. 왜 그냥 쉽게 가지를 못하지, 천명인가?
하지만, 미친거지는 한 손에는 꿈을 잡고, 다른 한 손에는 마음의 진실을 잡고 오늘도 먼 길을 떠나는 사람처럼 느리지만, 돌아가지만, 천천히 또 길을 나선다. '큰 뜻'과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미친거지(美親巨志)'. 남들은 쉽게 말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