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대에 전입한지 약 3개월로 접어드는 어느 일요일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 취사반에서 라면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식기
보관대에 식기를 꽃고 내무반 침상에 앉았는데 어째 분위기가 이상하다.
장경조가 고참들한테 취조 내지는 심문 같은거를 받고있고 장경조도 침통한 얼굴이다. 무언가 이상한 생각이 든다.
조금있으려니 "수송부 전원 침상 끝선에정렬"이라는 구호가 들려오고 뒤이어 현창식 병장이 내무반원 한사람 한사람
스쳐 지나면서 자기눈을 똑바로 보라한다. 참으로 난감하다.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
똑바로 주시하니 나는 그냥 지나친다. '왜그러지?'
그때 어느 고참 왈 "이등병 장경조가 돈지갑을 분실했다.자수하면 불문에 붙인다" 그러나 아무도 자수하고 나오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호랑이 눈을 하고 지나치던 현창식병장이 "너! 이리 따라나와" 하길래 옆을보니 홍순화일병을 내무반장실로
압송해간다. 현창식병장 참으로 예리하기도하다. 뒤이어 범인이 밝혀지고 "전체 대가리박어"라는 구호와 함께 힘든
기합과 구타가 시작되었다. 약 8시반부터 시작된 기합과 얼차례,구타가 12시가 다되어서야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
채 끝이 났다. "휴!!" 일요일인데 삼능교회 예배도 못가고 그럭저럭 오전이 다 지나가버렸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바로 윗 선임기수인 홍순화일병이 장경조의 지갑을 슬쩍한 사실이다. 본인은 물론이고 수송
대원 전원이 단체기합을 받은것을 생각하니 분노가 솟구쳤다. '왜그랬을까?' 호기심으로? 남의돈이 탐이나서?
전입 3개월 되던 그달에는 또 하나의 추억이 있다! 바로 면회사건!
외박나가는 문재형병장에게 나의 서울집 주소와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던게 화근이었다.
며칠뒤 둘째형님이 면회를 오셨다. 중대본부에 면회신고를 하고 위병소로 달려가니 몇년만에 보는 가족상봉 같아 반가
움과 함께 눈물이났다. 약 30분간의 면회를 끝내고 중대본부에 와보니 한윤석 인사계님이 날카롭고 곱지않은 시선으
로 "야 짜슥아임마 너 일루와봐 엉?" "전입온지 얼마 안되는놈이 무슨면회야? 누구한테 부탁했어?엉?" 나는 그만 사색
이 되었고 그자리에 주저앉을것만 같았다. "야임마! 첫휴가 나갔을때 어디있는것을 알수있고 그동안은 편지로서 서신
왕래 하는거지 벌써부터 면회오라고 했나?엉?" 다행히 큰기합이나 얼차례는 없었고 주위환기 내지는 따끔한 훈계로서
일단락되었다. "휴!!" 내무반에 오니 문재형병장이 "니 혼났냐? 괜잔아 다그런거지뭐!" 훨씬 마음이 부드럽고 편했다.
그날 저녁 집으로 편지를썼다. 그냥 상투적으로 '몸건강히 잘있습니다 군복무에 충실히 잘하고 있습니다'라고 써서 미
봉인상태로 중대본부에 제출했다. 사실대로 쓸려면 이렇게 써야맞다. 며칠전 호된 기합과 구타로 불안했고 새까만 이
등병이 면회 오게 만들었다고 뒤지게 혼나고 심히 괴롭습니다! 돈 쬐끔만 보내주십시요! 그리구 자주 면회좀 와주세
요! 고참들이 자주 괴롭힙니다! 이렇게 써야만 이실직고 사실고백이 아니던가??
특정인물이 거론되어 송구하지만 언제고 만나면 좋은추억으로 대포한잔하면서 회포를 풀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장경조 이름기억나는데ㅡ운전병하던-지금어디서머하구사는고-의무실에
신성룡도생각나네
콜
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