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차 졸시, 그것도 형사법에 응시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 왔네요.
수업을 포함해 이미 여러 차례 형사답안 작성방법을 알려줬지만,
3학년들의 경우 제가 1학년 때에만 강의를 한 관계로 다시 한 번 요령을 알려주려고 합니다.
(사실 상세한 내용은 제 형사법 사례연습 책에 이미 기술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이 숙지를 못하고 있을 뿐)
기준은 이번 6월 1차 모의고사로 삼겠습니다.
형사답안은
첫째, 민사와 다릅니다. 채점기준표상 문제의 소재부터 결론까지 다 배점이 부여되어 있으므로
완벽한 형태의 답안을 써야 합니다. 10점짜리 문제가 아닌 이상 '결론+논거'의 형태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15점 이상이면 무조건 한 줄이라도 문제점과 결론을 쓰기 바랍니다.
시중에 떠도는 소문과 실제 교수들의 채점은 다르다는 점을 생각하기 바랍니다.
둘째, 답안지 분량은 4면의 9/10는 채워야 합니다. 120행 이상을 써야 무난한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많이 쓰겠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잘쓰는 답안은 이 정도 분량은 충분히 채웁니다.
당연히 배점과 비례하여 답안지 작성 분량을 생각해야 합니다. 많이 놓치는 부분이지만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합니다.
셋째, 시간에 쫓기다 보면 기본 틀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반드시 학설-판례-검토-사안의 해결이 쟁점별로 답안에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고득점이 되기 위해서는 꼭 지켜야 하는 사항이며,
믿기지 않겠지만 실제 고득점 답안은 120행 정도에 이 내용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물론 학설과 판례는 핵심어 위주로 짧게 짧게 치고 나가야 합니다)
"판례는 이렇다. 그러니 사안에서 갑의 죄책은 00죄다". 이런 식의 답안은 중수에 불과합니다.
권하고 싶지 않은 서술방식입니다.
넷째, 기본개념에 충실한 답안이 되어야 합니다.
공갈과 협박의 죄수문제는 당연히 법조경합이므로 공갈죄의 목차를 뽑았으면 협박죄는 별도로 뽑을 필요가 없습니다.
(상해와 폭행치상의 경우도 동일, 절도-준강도-강도상해 순으로 진행되는 경우 답안지에는 강도상해죄의 성부로 기술함)
마찬가지로 '비명소리' 등은 전문증거의 기본개념, 체험 사실의 진술인가, 요증사실인가에 바탕을 두고 기술해야 합니다.
당연히 '범죄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는 것은 위법성의 착오로 책임조각이 문제되는 금지착오의 문제로 언급해야 합니다.
공모관계의 이탈의 경우 넓게 공범관계의 이탈에 속하는 문제이지만, 중지미수와는 철저히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당연히 교사관계의 이탈과도 구분해야겠지요.
기본개념을 틀리면 답이 맞아도 큰 감점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다섯째, 소송법의 경우 수사인지 공판인지, 증거능력인지 증명력인지 위치를 잘 잡아야 합니다.
공범자 자백의 경우 공판정에서의 자백이라면 이는 증인적격과 연결되어 있으나 증명력이 아니라 증거능력의 문제가 되며
이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에 대해 부정설 또는 절충설을 취할 때 생기는 문제입니다. 유죄판결을 묻는다면 보강증거로 증명력의 문제가 될 것입니다(연습책 사례 21 참조).
여섯째, 독자인 채점위원을 배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목차를 명확히 구분하고 목차에 쟁점이 담기도록 구체적으로 기술하면 좋겠습니다.
(굳이 예를 든다면 갑의 금지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등)
채점위원이 꼼꼼하게 보지만 덩어리로 뭉쳐서 쓴 답안은 심정적으로 좋지 않은 인상을 줍니다.
그리고 조문도 명기하기 바랍니다. 조문 없는 답안은....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곱째, 공범관계의 경우 정범 내지 주범이 먼저 서술되어야 합니다.
피교사자의 죄책을 쓰고 나서 교사자의 책임을 언급해야 합니다.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이때 주의할 것은 "전술한 바와 같이 피교사자엑 00죄가 성립하므로 교사자인 갑에게 00죄가 성립한다" 방식은 피해야 합니다. 배점이 각각 부여되어 있으므로 교사자의 경우에도 별도로 해당내용을 서술해야 합니다.
여덟째, 무조건 배점을 염두에 두고 답안을 작성해야 합니다.
아는 문제라고 해서 (1)문을 신나게 쓰면 (4)문쯤 가면 분량이 확 줄어듭니다. 그런데 이는 득점에 큰 마이너스 요인이 됩니다.
아홉째, 질문대로 답하기 바랍니다.
구제방법이 무엇인가를 물었으면 구제방법을 쓰고, 증거물을 취득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가를 물으면 가능한 방법 모두를 써야 합니다.
"질문에 대한 답"은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여러 분의 생각보다 수험생들 사이에 좋은 답안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공부량의 차이, 과목별 정리 순서의 차이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답안지만으로 봤을 때 명확히 차이가 존재합니다.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하고 잘 정리했다고 하더라도 위의 내용을 유의하지 않는다면
본인이 생각한 것보다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점 꼭 명심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