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 집짓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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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리터 하우스로 리모델링한 주택> click ===> 싸락눈도 나리네
필자의 꿈은 전원에 패시브.하우스 짓고 지붕에 태양광 발전기 얹어 (주식회사)한국전력의 전기 도움없이 자급자족하면서 노후의 자연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간디가 살아 생전에 얘기했던 ‘스와데시(Swadeshi; 외래품 배척운동을 통한 자립경제)’같이 참으로 세상물정 모르는 소박한 꿈인지도 모르겠다.
패시브.하우스 란 용어를 처음 접했을 때는 얼른 다가오지 않았다. ‘수동적인 집’이라.... 뭐가 수동적이라는 얘길까? 패시브(passive)의 반대말은 액티브(active)인데, 활동을 안 하는 집이란 말일까? 아니면 재생가능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반면 방열을 차단만 한다는 소극적 태도 때문일까?
패시브 하우스에서 패시브는 2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주택에서 더 이상 난방연료로 열공급을 액티브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사전적 의미로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기상변화같은 외부 영향에도 끄떡없이 버틴다고 볼 수 있다. 종합하면 난방연료가 거의 필요 없는 주택이 패시브 하우스라고 할 수 있다.
‘3리터 하우스’는 패시브 하우스의 동의어 쯤 된다. 연간 평방 미터(한국의 1평은 3.3 평방 미터임)당 3리터의 난방유를 쓰고도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에너지 고효율 주택이 ‘3리터 하우스’다. 말이 쉬워 3리터 하우스지, 이미지가 쉽게 그려지지 않을 수 있다. 독일에서 1930년대 지어진 주택을 3리터 하우스로 리모델링한 사례를 정리해보면 3리터 하우스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프랑크푸르트 인근도시인 만하임에서 1930년대 지어진 주택 24가구를 리모델링했다. 독일의 전형적인 2층 주택으로 리모델링 전에는 20~25리터 하우스였다. 시공사인 GBG는 리모델링하면서 건물을 물샐틈, 바람샐틈없이 꽁꽁 둘러쌌다. 독일 건축법에는 건물 외벽에 사용하는 단열재 두께는 최소 12cm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GBG는 20cm의 단열재를 사용했다. 천장에는 법적 기준보다 4배나 두꺼운 단열재를 썼다. 창문 단열도 법적 기준보다 높게 적용했다. 슈투트가르트 대학의 연구진들은 3리터 하우스 리모델링에서 설계 및 공정관리에 자문을 해줬다.
건축 공사를 마친 후 건물 에너지 효율을 실험하는 소위 ‘블로어 도어 테스트’(blower door test)를 했다. 이 실험은 실내 기압을 강제적으로 실외 기압보다 낮게 만든 후 얼마나 빨리 공기가 실내로 들어가는지를 관찰하는 것이다. 건물 외벽으로 통과되는 공기량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는 시험이다. 3리터 하우스로 리모델링된 주택은 이 실험에 통과했다. 이렇게 건물을 꽁꽁 둘러싸면 에너지 효율은 좋아지겠지만 거주자들은 숨이 막힐 지경 아니겠느냐는 의문이 든다. 당연한 궁금증이다.
그래서 3리터(l) 하우스는 건물을 꽁꽁 둘러싸되 강제적인 환기가 필수적이다. 그것도 실내에 따뜻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으면서 실외의 신선한 공기를 실내로 유입하는 환기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런 기술은 독일에 많이 나와 있다. 그 결과 3 l 하우스뿐 만 아니라 2 l 하우스도 시공중이다. 비브록이란 건설회사가 독일 니더작센주에 2 l 하우스를 짓고 있다. 이론적으로 0 l 하우스도 가능하다. 실내 전열기구에서 발생하는 열이나 하루에 1인당 2킬로와트 쯤 나오는 거주자의 체온만으로 난방이 가능해 난방연료가 필요 없는 주택이다. 3 l 하우스든, 0 l 하우스든 에너지 고효율도 중요하지만 사는 데 불편함은 없어야 한다. 불편함은 주택의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참고; 마하트마 간디 저, 김태언 옮김,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 녹색평론사,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