盖人情 一般汝旣爲主 而見奴僕不忠 更爲奴僕而思其主措處 爲奴事主之職 乃可知也 爲主使奴之道 亦可知也 吾所爲主之道未盡而然歟 汝所爲奴之職不盡而然歟
대개 人情이란 일반적으로 네가 주인이 되어 奴僕이 불충함을 보고 다시 노복이 되어 주인의 措置(조치)를 생각해 보라. 노복이 되어 주인을 받드는 직분을 가히 안다. 주인이 되어 노복을 부리는 道 역시 가히 알 수 있다. 내가 주인인 도리가 미진한 것인가, 네가 노복이 된 직분을 다하지 않은 것인가?
吾有所不能 而使汝代身 則汝之所不能 吾必恤之汝有所不能 而吾旣恤焉 則吾之所不能 汝亦當盡 各居其位 各守其分 奴主之間 復有何言 而再三乎
내가 하지 못하는 게 있으면 네가 대신 하도록 하고, 네가 하지 못하는 게 있으면 나는 반드시 네가 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다. 내가 이미 안타깝게 여기면 즉 내가 하지 못하는 바이니, 너 역시 당연히 다한 것이다. 각자의 자리에 있으면서 직분을 지키는 것이니, 노복과 주인 사이에 다시 무슨 말이 더 있겠느냐? 두 번 세 번이나!
汝旣爲余之奴 則余雖不仁 有餘飯則食汝矣 有餘衣則衣汝矣 他人則不然 雖有陳倉腐粟 汝不報 則不與矣
네가 나의 노복이 되었으니, 내가 비록 仁慈하지 못하더라도 남은 밥이 있으면 너를 먹일 것이고, 남은 옷이 있으면 네게 입힐 것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그러하지 않을 것이니, 비록 창고에서 곡식을 썩혀도 네게 보답하지 않으니, 주지 않을 것이다.
乃主之讟責 雖嚴恐 汝誤落而然也 他人之容 雖切欲 汝不幸者多矣 吾言雖淺近義理 在中利害 亦附汝 亦人子發 其人心
곧 주인의 원망스러운 책망이 비록 엄하고 두려울지라도 네게는 잘못한 것일 뿐이지만, 他人이 부드럽게 하는 것을 비록 간절히 바라더라도 네게는 다행스럽지 못한 게 많단다. 내가 비록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쉽게 말했다 하더라도 그 안에는 得이 되고 害가 되는 게 있으며, 또한 네게 알려주는 것이고, 또 사람의 아들이 되는 자가 내놓은 人情이다.
※讟원망(怨望)할 독, 誹謗하다, 嫉視하다. 誤落: 높은 데에서 잘못하여 떨어짐. 淺近: 깊숙한 맛이 없이 얕음. 人心: 사람의 마음. 人民의 마음. 남의 딱한 事情을 헤아려 알아주고 도와주는 마음. 人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