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하며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다 문득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때였던가? 가족들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때였을까? 친구들과의 만남이었을까? 모두 다 행복했지만, '가장'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는 뭔가 부족한 듯하다. 그 답을 찾아야 올 한해도 더욱 행복할 것 같아 열심히 그 행방을 좇는다.
밤새워 끙끙거리며 대답 없는 질문을 계속해서 쏟아내고는, 그 답을 찾아 골똘히 생각하다보면 하얀 밤이 환하게 밝은 아침임을 느낀다. 지금도 틈만 나면 이 대답 없는 질문을 계속하는 일이 나에게 '가장'이라는 단어를 써도 별로 부족하지 않은 행복으로 다가왔다.
하얀 종이 위의 까만 점들,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 같지만 그 뒤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찾아 점과 점들 사이를 헤맨다.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작곡가가 의도하는 본질에 '가장' 가까이 가는 것일까? 정말 본질이라는 것이 있긴 있는 것일까? 이러한 대답 없는 대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흥미진지하며 조금이라도 해답에 가까이 다가간 느낌이 든 그때의 행복감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끝없는 질문과 아름다운 소리를 선물하였던 모차르트의 탄생 250주년이다. 추상화 같은 그의 그림(악보) 속에서 모차르트와 대화를 즐기다보니 오늘도 까만 밤은 벌써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옛 사람들과 만나 끝없이 주고받으며 혼자 즐기는 이 밤이 옛날의 시간과 지금의 시간 속에서 가장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