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티~안간리고개~국사봉~614.7m봉~마미산~잿고개~660m봉~백석
제천시 봉양읍 삼거리 방면과 구곡리 쪽 사이를 잇는 15번 군도 변의 야트막한 고개인 솔치
재 고갯마루에서 200여 미터쯤 동쪽 방면의 도로변에는 물때가 꺼뭇꺼뭇한 장방형의 빗돌이
서 있는 데,'솔티마을'이라는 마을 이름이 깊숙히 새겨져 있다.지난 번 날머리인 솔티마을의
동구(洞口)다.병목 같은 마을 진입로로 접어들어 솔티마을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개울의
잠수교 같은 다리를 건너가면 솔티마을의 수문장인 아름드리 느티나무 너덧 그루가 손님을
맞이한다.맨 뒤편의 느티나무 옆에는 외진 곳에 있기 마련인 상엿집도 어엿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름드리 느티나무 수문장이 지키고 있는 병목의 마지막 동구를 벗어나면 펑퍼짐한 분지
형태의 평화스러운 솔티 마을이 기다린다.심어 놓은지 며칠 안 되는 어린 모가 한창 물냄새에
맛을 들이고 있을 하늘바래기는 부지런한 농부를 만난 팔자에 고래실처럼 논물이 흔전하다.
마을의 한가운데 쪽으로 구불거리며 이어지는 양회임도에서 좌측으로 길이 갈린다.좌측으로
접어들면 곤드레나물을 심어놓은 밭의 곁을 지나고 내처 산기슭의 한 농가 앞을 지나게 되는
데,그 농가 앞의 긴 밭에는 울긋불긋한 작약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서 꽃대궐을 이루고 있다.
작약꽃밭
꽃대궐을 뒤로하면 곧바로 본격적인 숲길이고,완만한 오르막을 10분여 올려치면 비로소
지맥의 주능선 삼거리인 사창고개에 이른다.사창고개에서 우측 편이 지맥의 이어지는 산길
이다.신갈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목들의 숲길은 그윽한 숲향이 흐르고 초록의 그늘은 아늑
하기만 하다.그리고 산길은 뚜렷하고 부드럽고 다소 밋밋하게 꼬리를 잇는다.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만의 숲은 아름드리 노송들도 띄엄띄엄 끌밋한 몸매를 과시하면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참나무 식솔들만의 둥긋한 해발410m봉을 뒤로하고, 꺼뭇꺼뭇한 이끼가 말라붙어 얼룩
덜룩한 크고 작은 바위들과 노송들이 한데 어우러진 해발500m봉을 차례로 넘어서면 지맥
은 숨을 죽인 듯이 밋밋하게 꼬리를 잇는다.500m봉에서 지맥은 여지껏 고수하던 방향을
버리고 좌측의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산객을 이끌어 나간다.아름드리 노송 두어
그루가 군계일학처럼 우뚝한 해발509m봉에서 지맥은 다시 우측의 3시 방향으로 급선회를
한다.그런 뒤 하늘을 찌를 기세의 낙엽송들과 꺽다리 소나무들이 울창한 숲길은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2차선의 차도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9시54분).
안간리 고개/21번군도
봉양읍 구곡리 방면과 금성면 안간리 쪽 사이를 잇는 21번 군도가 넘나드는 고개,안간리
고개다.지맥은 안간리 고갯마루를 곧장 가로지르며 이어지는 데,고갯마루 도로 건너 좌측
편에는 지맥의 방향과 궤적을 비슷하게 하는 도로가 뚫려 있다.그 도로를 고스란히 따르면
도로 우측의 지맥을 외면하고 우회하는 모양새가 된다.300여 미터쯤의 산줄기인 데,모른
체 하기도 무엇해서 도로 우측의 오르막을 올려친다.할미꽃으로 뒤덮혀 있는 봉분의 묵묘를
가로지르고,스텐레스 재질의 물탱크의 곁을 지나면 비로소 지맥의 산길로 붙게 된다.지맥의
등성잇길은 오르막의 희미함에 비하면 의외로 뚜렷하고 가지런하다.
하늘을 뒤덮을 만큼 울창한 상수리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의 숲은 끌밋한 몸매를 자랑
하는 노송들의 숲길이 뒤를 잇는다.너덧 평쯤 되는 공터의 해발458m봉을 오르면 맞은 편
저만치 삿갓 모양의 초록의 멧부리가 산객을 지그시 굽어보고 있다.조금 후면 오르게 되는
해발632.3m의 국사봉(國師峰)이다.458m봉을 내래서면 조금 전의 도로로 지맥은 한데
어우러진다.이 도로는 이곳에서 다시 갈래가 지는 삼거리인 데,지맥의 방향은 맞은 편인
서쪽의 방향이다.맞은 편 국사봉 산기슭에 무슨 용도인지 알 수 없는 원통형의 거대한
구조물이 자리하고 있다.
국사봉 전경
그 구조물 쪽으로의 오르막 갈림길을 지나서 2,30미터쯤 도로를 더 따르다가 좌측의 숲으로
발걸음을 옮긴다.첫고등부터는 비교적 완만하게 꼬리를 이어나가던 오르막은 머지않아
가풀막진 행색으로 바뀌면서 산객의 헐떡거림과 팥죽땀을 내놓으라 다그친다.그러나 기껏
해야 600여 미터에 불과한 등성이를 오르는 거야 이미 수없이 거친 능구렁이들이 아닌가.
눈 하나 깜빡이지 않는다.헐떡헐떡 코가 땅에 닿을 것 같은 가풀막진 오르막을 짓쳐 올려치면
비로소 주능선 잔등에 올라 붙는다.
이 주능선에서 지맥의 방향은 우측의 3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린다.그리고 좌측의 산길은
이곳에서 100여 미터쯤 떨어져 솟구쳐 있는 국사봉으로의 산길이다.국사봉으로의 산길은
다소 밋밋한 편이다.그러나 국사봉 정상 직전의 PE로프를 이용한 고정로프가 마련이 되어
있는 바윗길을 한 차례 올려치면 곧바로 산불감시카메라가 장착이 되어 있는 철탑의 곁이고,
이내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632m의 국사봉(國師峰) 정상이다(10시22분).정수리 한복판
에는 제천시가 세워놓은 검은색 빗돌이 아담하고,1980년에 재설된 삼각점(제천26)이 뚜렷
하다.
키가 큰 수목들이 정수리 주변을 차지하고 있지 않은 까닭에 사방팔방 조망이 시원스럽다.
크고 작은 바위들이 다소 울퉁불퉁한 해발632m의 국사봉을 뒤로하고 다시 발걸음을 되물려
조금 전 갈림길로 돌아와 지맥의 산길로 발걸음을 재우친다.갈림길을 뒤로하고 가파른 내리막
을 거치면 산길은 다시 밋밋함을 되찾는다.그런 뒤 지맥의 산길은 지맥의 줄기 잔등을 똑바로
따르지 못하고 그 좌측의 8부능선 허리를 기신거리며 따르고 있는 게 아닌가.우측의 능선 위
쪽으로 눈길을 치떠보니 바위등성이가 올려다 보인다.그 구간을 우회하는 산길인 모양이다.
머지않아 지맥의 등성이 쪽으로의 오르막을 짓쳐오른다.간벌목들이 뒹구는 오르막 비탈을
올려치면 곧바로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잡목들이 무성하고 아름드리 굴참나무 두어 그루가
우뚝한 해발614.7m봉이다(10시40분).이제 성년의 녹음은 그윽하고 뜨거운 햇살은 녹음
바깥에서 맹렬한 데, 깊숙한 그늘은 아늑하다. 뚜렷하고 가지런한 산길을 늘어진 가지마다
가로막고 있지만 푸르른 잎사귀들이 방어막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으니 산길은 겉모습과는
달리 한결 부드럽다.
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만의 넙데데한 봉우리를 넘어서면 등성이 좌측이 시야가 툭
터진다.몇 해 전에 이루어진 벌목지인 까닭에 키가 큰 수목들이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일
터이다.맞은 편 저만치 신라의 고분 모양의 붕긋한 초록의 멧부리가 산객을 기다리고 있다.
무슨 이유인지 봉우리 한복판에 구덩이가 큼지막한 멧부리를 넘어서고 아름드리 굴참나무
들이 줄을 잇는 산길은 하늘을 찌를 기세의 낙엽송 숲으로 이어지고 곧바로 두 아름은 돼
보이는 몸피의 끌밋한 노송들의 숲이 뒤를 잇는다.
지맥의 줄기는 사뭇 날렵한 유선형의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며 이어지고,그에 따라 등성이
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군데군데 들짐승처럼 웅크리고 있다.밋밋한 산길은 울멍줄멍한
바위들의 오르막을 내놓으면서 봉긋한 멧부리로 산객을 안내한다.아름드리 노송과 그에
걸맞는 허우대의 상수리나무 등이 한데 어우러진 봉긋한 해발510.5m봉이다.510.5m봉을
뒤로하고, 크고 작은 돌들이 널려 있는 오르막 비탈을 한차례 올려치면 아름드리 상수리
나무 두어 그루가 지키고 있는 해발513m봉이고,513m봉을 넘어서 7,8분여 비탈을 더
오르면 신갈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목들의 붕긋한 멧부리가 해발600.8m의 마미산(馬尾山)
정상이다(11시30분).
마미산 정수리 한복판에는 2004년에 복구된 삼각점(제천461)이 뚜렷하다.마미산 정상에서
지맥의 방향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린다.다갈색 가랑잎이 수북한 내리막은 머지
않아 급경사로 행색이 바뀌며 꼬리를 잇는다.구르듯이 급경사 구간을 벗어나면 꺽다리
잣나무 숲이고, 스텐레스 재질의 물탱크의 곁을 지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2차선의
차도로 지맥의 산길은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충주시 산척면 쪽과 제천시 청풍면 부산리
쪽 사이를 잇는 18번 군도가 넘나드는 고개(11시58분), 잿고개다(일명,달랑고개).
잿고개 고갯마루를 곧장 가로질러 오르막 숲길을 올려치면 잡목들만의 붕긋한 봉우리에
이르고, 잡목들만의 봉우리를 넘어서면 넉넉하고 부드러운 안부가 기다리는 데,지맥의
안부까지 아금받게 파고 들어온 자드락밭이 안부를 거지반 차지하고 있다.그러한 행색의
안부를 거쳐서 숲길로 들어서면 급경사의 가풀막진 오르막이 산객을 기다리고 있다.오르막
은 머지않아 좀 더 가풀막진 행색을 띠며 이어진다.마치 코가 땅에 닿을 듯한 가파른 비탈은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산등성이가 가로막아서고 있는 탓에 시원한 바람은 거의 기대할 수가
없다.
이러한 가풀막진 오르막 비탈이 길게 꼬리를 이을 때에는 다른 수단이 없다.토끼처럼
사뿐사뿐 거침이 없는 주력이라면 무슨 걱정이겠는가.인간이 토끼처럼 가뿐하게 언덕을
넘고 산등성이를 내닫지 못하니 거북이 같은 인내심과 부지런함을 무기로 삼을 수밖에
없다.팥죽땀과 심장의 헐떡임을 절대로 필요로 하는, 코가 땅에 닿을 것 같은 가풀막진
오르막을 애면글면 올려친다.가풀막진 오르막은 바윗길도 빠뜨리지 않고 끼어들고 자칫
발걸음이 중심을 잃으면 주르륵 미끄러지는 맨 땅의 비탈도 여지없이 한몫을 거든다.
질기고 억센 인내심과 부지럼함으로 비로소 오르게 되는 주능선에는 삼거리 갈림길이
있다.우측 방면의 산길은 부산(婦山)과 옥녀봉으로의 산길이고,지맥은 좌측 9시 방향이다.
워낙 가풀막진 오르막을 기신거리며 올려친 탓에 주능선에서의 이동은 비단길을 걷는
것처럼 외려 발걸음이 가볍다.숲은 녹음이 그윽하고 그늘이 깊숙하기에 일렁이는 바람이
미약하더라도 다소 시원한 느낌이다.신갈나무 등의 활엽수목들의 붕긋한 해발676.3m봉
을 오르고, 100미터쯤 더 발품을 보태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660m봉이다(13시5분).
660m봉 한복판에는2004년에 복구된 삼각점(제천462)이 자리하고 있는 삼각점봉이다.
660m의 삼각점봉을 뒤로하는 내리받잇길은 매우 가파르다.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한
내리막을 구르듯이 짓쳐 내려서면 산길은 다시 평정심을 유지하고 다소 밋밋한 산길을
내놓는다.그러나 그러한 산길은 길래 이어지지 못하고 곧바로 오르막 비탈을 내놓으며
산객을 시험에 들게 한다.으레 산행시간이 서너 시간을 넘기게 되면 지루하게 마련이고
기력은 상당하게 잦아들게 마련이다.체력은 어느 정도 바닥을 드러내고 인내심은
한계치에 다다른다.
오르막은 완만한 축에 들지만 산행이 어느 정도 후반부에 가까워지면 가까울수록 인내심과
체력은 바닥을 드러내게 마련이다.산행 초반이라면 식은 죽 먹기처럼 여겨지는 오르막도
후반부에 이르면 험준한 고봉을 오르는 것만큼이나 힘겹게 여겨지는 법이다.철쭉을 비롯한
관목들이 무성하고, 아름드리 굴참나무 등이 지키고 있는 붕긋한 해발631.2m봉을 넘어서면
산길은 완만한 내리받잇길이다.내리받잇길은 머지않아 오늘의 날머리인 삼거리 갈림길을
내놓는다(13시28분).
우측의 내리막 산길은 우리의 버스가 진을 치고 있는 곳까지의 어프러치 산길이다.내리받잇
길은 계류가 말라붙은 골짜기로 이어지고,골짜기를 벗어나면 산길은 머지않아 너덧 평의
네모난 공간을 철조망으로 두른 물탱크의 곁을 거쳐서 수렛길로 접어든다.수렛길은 이내
아스팔트 포장의 하천리 백석부락의 도로변으로 지친 자락을 드리우는 데,이 도로는 충주시
동량면 하천리 쪽과 제천시 청풍면 방면 사이를 잇는 532번 지방도로다(13시39분).
우리의 이동베이스캠프인 버스는 허우대가 크다.그러한 행색이니 산협의 좁고 회차가 의심
이 되는 구역으로의 접근은 상대적으로 어렵다.도로를 따라 우측 하천리 쪽으로 구불구불
굽이도는 차도를 1,2km쯤 발품을 보태면 가까스로 회차가 가능한 도로 변의 숨쉴 수 있는
여유공간에 캠프가 진을 치고 있다.근방에 있는 계곡의 계류는 바싹 말라붙었지만 초록의
그늘이 깊숙하여 청량감은 흔전하다. (2019,5/23)
갑산지맥 3구간(사창고개-국사봉(631.5m)-마미산-백석고개-금장마을 )지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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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산지맥 3구간(사창고개-국사봉(631.5m)-마미산-백석고개-금장마을 )지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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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산지맥 3구간(사창고개-국사봉(631.5m)-마미산-백석고개-금장마을 )지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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