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부부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시청한 이유는 아내가 새해 예배를 드리느라 귀가가 늦어졌고 이 사실에 화가 난 남편의 수 차례에 걸친 전화를 받지 못했던 일로 인해 수 년간 쌓여 있었던 다툼과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영상의 대부분 장면에서 보이는 아내의 깊은 한숨과 눈물 그리고 고통스런 표정들을 통해 기독교인 그녀는 복음을 따르지 않고 율법의 짐을 지고 허덕이는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아내의 일상은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청소도우미, 택배, 쓰레기 분리수거 대행업무 등을 다양한 종류의 일을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의류 도매업을 하면서 수년간 적자만 내며 자신은 물론 아내까지 신용불량자를 만들어 놓은 남편이 진 빚을 갚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리고 이 아내는 그 빚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 지하철 역 구석진 자리에서 빵 하나로 대충 요기를 하고 다음 일터로 이동하기 위해 거의 한 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도 걸어 다니며 돈을 모으기 위해 하루 12시간 이상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녀가 이렇게 수년 간 힘겨운 고생을 자처한 이유는 자신이 조금 희생하고 도와주면 희망(이것은 아마도 경제적인 회복과 남편과의 화목일 듯)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적자만 내는 남편의 가게 상황과 이 상황에 대해 무관심하고 무책임한 남편의 태도는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느낌이 들어 더 이상은 지치고 힘이 들어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의 문제에 대해 상담전문가의 분석과 솔루션 제시로 방송은 마무리가 되었지만 나는 그 아내의 신앙이 궁금해졌다.
(마5:39~42) 39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40 또 너를 고발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41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 42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혹시 이 아내는 예수께서 비유로 하신 이 말씀을 문자 그대로 표면적으로 해석하고 그것을 힘써 지켜내려고 애 쓰다가 번 아웃 상태가 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예수 믿는 사람들 중에는 율법의 완성이신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율법의 의가 아니라 예수 믿음으로 의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셨지만 여전히 성경의 말씀을 스스로 지켜내야 할 계명으로 알고 그것을 지키려고 애를 쓰다가 지쳐버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의 계명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었다면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실 이유도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율법의 계명 지킴에 있어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그 시기에 사람의 형체로 이 땅에 내려오려서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한 희생제물이 되신 것은 율법지킴으로 인한 ‘의’로는 결코 우리가 구원받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롬10:2~3) 2 내가 증언하노니 그들이 하나님께 열심이 있으나 올바른 지식을 따른 것이 아니니라 3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에 복종하지 아니하였느니라
또한 율법지킴을 통해 스스로 율법의 의를 쌓으려는 행위는 힘써 하나님의 의에 복종하지 않는 불순종을 저지르는 것이 될 뿐이다. 그러면 우리는 (마5:39~42)의 말씀을 어떻게 알아들어야 하는 것인가?
먼저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고 네 오른편 뺨을 치면 왼편 뺨도 대어주고 속옷을 가지겠다고 하면 겉옷까지도 주고 억지로 오 리를 가자고 하면 십 리까지도 가주라는 말을 지켜내면 그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그 아내의 표현에 의하면 희망이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왜냐하면 뺨이면 뺨으로, 속옷이면 겉옷으로,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를 가주라고 하는 이 말씀은 실제로 상대방이 원하는 것 보다 더 많이 베풀어주라는 뜻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과는 같은 맥락의 그 무엇이지만 이전과는 전혀 다른 그 무엇을 주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오른쪽 뺨, 속옷, 오 리 등이 구약의 율법의 계명을 의미한다면 왼쪽 뺨, 겉옷 십리 등은 복음을 의미하며 그것을 주라는 말씀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아내는 지금까지 복음을 모르고 율법의 계명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영육을 혹사시키는 일을 멈추고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뜻을 깨닫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현실의 어려운 문제점들은 상담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생활의 문제점들은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복음을 아는 자나 모르는 자 할 것 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겪는 삶의 고생에 불과할 뿐이므로......
(마5:20)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무엇보다 보다 이 아내에게 필요한 것은 율법의 짐을 내려놓고 복음을 깨달아 그 말씀 안에서 안식을 누리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서기관과 바리새인 보다 더 나은 의가 되며 그러한 삶을 누리는 것이 믿는 자의 천국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