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原本) 정본(正本) 등본(謄本) 초본(抄本) 사본(寫本)

[해운대라이프]

원본(原本) 정본(正本) 등본(謄本) 초본(抄本) 사본(寫本)

일상생활에서 주민등록표등본, 주민등록표초본 등의 용어들이 많이 쓰이고 있다. 또한 민사 판결문 정본, 문서 초본 등의 용어들도 있다. 요즈음은 복사기능이 발달해서 문서의 원본 여부가 식별하기 곤란한 경우도 많다. 원본(原本), 정본(正本), 등본(謄本), 초본(抄本)의 법률적 의미를 한번 정리해 보자.

원본(原本)이란 서류를 작성하는 자가 그 내용을 확정적으로 표시한 것으로서 최초에 작성한 서류를 말한다. 그 내용을 확정적으로 표시한 것이므로 초안을 잡기 위해서 쓴 것과는 구별된다. 아무튼 최초에 작성한 것이므로 이에 기초해서 정본·등본·초본 등이 만들어진다. 원본은 복수의 선하증권을 발행하는 경우와 같이 수통이 동시에 작성되는 경우도 있는데 모두가 원본(原本)으로서의 효력을 가진다.

정본(正本)이란 원본 그 자체이거나 원본을 그대로 베껴서 작성한 것으로 그 서류에 단순한 증명력을 넘어서는 법적인 효력이 부여되는 서류를 말한다. 통상 민사판결문, 약속어음 공정증서 등에서 많이 볼 수 있고, 그 서류에 정본임이 표시되어 있으며, 이들 서류를 기초로 해서 집행문을 부여받아 강제집행이 가능하게 된다.

등본(謄本)이란 원본을 베껴서 작성한 서류를 말하며 원본의 전부를 베끼거나 일부를 베끼거나 상관없이 원본을 베낀 것은 모두 등본이며 등본 중 원본의 일부를 베낀 것을 초본이라고 한다. 등본은 원본의 존재를 전제로 일정한 증명력을 가진다. 

사본(寫本)도 베껴서 작성된 서류를 말하는데 복사 기능이 발달한 요즈음 등본보다 널리 쓰이는 용어이나 명확히 정의하기는 다소 어렵다.

초본(抄本)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원본의 일부를 베껴서 작성한 서류를 말하며 이를 증거로 제출함에는 일정한 제한이 따른다.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얘기를 하고 싶다.

첫째, 주민등록법상 주민등록표등본과 주민등록표초본으로 구분하여 주민등록의 일정한 사항에 대해 주민등록이 되어 있음을 증명하여 발급하여 준다. 그러나 실제로는 주민등록표등본이나 주민등록표초본이나 주민등록의 전체 사항 중 일부만을 표시해서 발급해 주는 것이므로 주민등록표초본이라는 용어로 통일하되 세대별 또는 개인별로 발행되는 것임을 표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둘째, 형사소송법상 형사판결문은 정본을 송달하지 않고 피고인이 비용을 내고 등본교부를 청구해야 이를 교부해 주는데(형사판결은 구두 선고로 효력이 발생하고 판결문 교부가 요건이 아니다) 피고인의 재판을 받을 권리에 대한 응답이 이와 같다면 위헌의 소지마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법률사무소 해운대 / 변호사 김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