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지 않은 내동생 / 하마다 케이코 한울림어린이 2007
![](https://t1.daumcdn.net/cfile/cafe/1243C11249C9F24A70)
< 저자 소개 >
1947년 사이타마 현에서 태어났다. 구와사와 디자인 연구소를 졸업하고 다나카잇코 디자인실에서 근무했다. 현재 그림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일본 아동출판 미술가 연맹 회원이다. 저서로는 <아야짱이 태어난 날>, <아빠 아빠 함께 놀아요>, <안데스까지 뛰어갔다> 등이 있다.
문 : 오늘 소개할 책은 어떤 책인가?
지니 : 하마다 케이코라는 일본 작가가 쓴 ‘귀엽지 않은 내 동생’이라는 그림동화책이다. 표지에 그려져 있는 여동생의 얼굴은 그저 평범한 여자아이다. 말썽꾸러기처럼 생기지도 않았고, 고집이 세게 생기지도 않았다. 우리들 일상에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보통의 평범한 여동생을 가진 초등학교 2학년 하야시 고타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형제, 자매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게 되는 귀찮은 동생 이야기다. 실제로 동생이 없는 친구들도 이 책을 읽는다면 고개가 막 끄덕거려질 지도 모르겠다.
문 : 제목이 심상치 않은데.. 여동생이 궁금하다. 어떤 캐릭터이길래?
지니 : 표지를 들추면 제일 먼저 주인공 하야시 고타의 심통 난 표정을 볼 수 있다. 심통 난 표정을 한 하야시 고타가 “나에게는 여동생이 있다”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야시 고타는 2학년, 동생 마호는 1학년, 학교에 갈 때 고타와 마호는 나란히 함께 등교를 한다. 등교하는 고타의 표정과 마호의 표정은 상당히 대조적이다. 오빠는 귀찮아 죽겠다는 표정이고, 마호는 좋아죽겠다는 표정이다. 마호의 교실은 고타네 교실 바로 옆 반이다. 쉬는 시간마다 오빠네 교실로 달려 들어온다. “오빠~” 손을 흔들며 좋아죽겠다는 듯이 친구들을 우르르 몰고 와서는 교실 뒤편 게시판에 붙은 그림을 가리키며 “이거~이거~ 우리 오빠가 그린 그림이야. 제일 잘 그렸지?”하며 오빠를 창피하게 만든다. 복도에서 교장선생님이라도 만나게 되면 “교장선생님, 제가 1학년이라서 우리 오빠가 2학년이 된 거죠?” 하고 보는 사람마다 붙들고 오빠 얘길 쏟아낸다. 체육 수업 중에도 운동장을 지날라치면 운동장이 떠나가라 “오빠~ 오빠......”를 불러대고, 급식소에서 식사 당번을 하는 날이면 “오빠, 오빠, 식사 당번이구나” 하면서 오빠를 온종일 쫓아다니며 불러댄다. 물론 고타 오빠는 동생이 나타날 때마다 교실 밖으로 도망가고, 책상 아래로 숨고, 동생 눈에 띄지 않으려고 온갖 노력을 한다. 마호는 오빠를 몹시 자랑스러워하고, 좋아하고, 참견한다.
문 : 몹시 귀여운 동생인데... 도대체 고타는 어떤 여동생을 바라는 건가?
지니 : 고타는 급기야 친구들의 형제 자매들과 마호를 비교하기에 이른다. “겐의 여동생은 얌전하고 귀엽다. 모리의 여동생은 아기라서 아직 말을 잘 못한다. 슈의 남동생은 심부름을 잘한다. 다케의 누나는 상냥하고 예쁘다. 히데의 형은 축구를 잘한다. 아아, 준은 제일 부러운 외동아들이다. 그런데...
나만... 불행하다.” 목소리 큰 동생 마호가 하루 종일 나를 쫓아다니며 어딜 가도 오빠를 불러댄다. 그러던 어느 날 고타가 독감에 걸렸다. 며칠동안 학교에도 가지 못했다. 며칠을 앓고 고타의 감기가 낫자 마호가 독감에 걸렸다. 엄마가 말한다. “감기가 옮았구나. 둘은 사이가 너무 좋으니까.”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흥~ 마호가 독감에 걸렸으니까 오늘부터 고타는 혼자서 학교에 간다.
문 : 자유의 몸이 된 건데.. 행복해 하나?
지니 : 참견쟁이, 개구쟁이, 수다쟁이 동생이 앓아눕자 마냥 신이 나고 행복한 시간들.. 학교에 가는 발걸음이 가볍고 신이 난다. 얼굴 표정도 동생과 함께 갈 때와는 다르다. 쉬는 시간에도 신나게 논다. 조용하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방에서 숙제를 하면서도 조용하다는 사실에 좋아하면서도 자꾸만 자기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게 된다. 동생이 누워있는 방문을 들여다본다. 아직 낫지 않았구나. 독감에 걸리면 귀가 아픈데 시끄럽게 하면 안 되겠지. 하면서 슬그머니 동생이 평소에 좋아하는 동화책 ‘귀여운 내 동생’을 조용히 읽어준다. 누워서 잠만 자던 마호가 눈을 뜨고 오빠가 읽어주는 그림책을 보며 좋아한다. 며칠 뒤에 마호는 감기가 다 나았다. 전과 같이 학교에 나와 쉬지 않고 떠든다. 교장선생님을 붙들고 도서관 선생님을 붙들고 끊임없이 오빠 얘길 하고 학교에서 오빠를 마주치면 운동장이 떠나가라 오빠를 불러댄다.
문 : 동화책까지 읽어준 오빠가 되었는데 동생을 대하는 오빠의 반응은 어떤가?
지니 : 마호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여전히 개구쟁이, 참견쟁이 동생이지만 고타는 그런 동생을 전과는 다른 표정으로 받아준다. 동화책의 첫 장과 마지막장에 나오는 고타의 표정을 비교해 보면 분명 찡그린 얼굴이지만 뭔가 다른 부분이 있다. 오빠라면 귀찮게 하며 놀아달라고 떼쓰며 따라 다니는 동생이 미울 수밖에 없고 동생이라면 오빠랑 놀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게 당연하다. 이 동화책에선 그런 현실적인 남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 옮겨 놓았다. 리얼하고 우스꽝스런 오빠의 표정과 동생의 시선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느껴 질만큼 숨으려는 오빠의 노력어린 행동이 그림을 통해 재치 있게 그려져 있다. 동생이 감기몸살에 걸려 누워있을 때 귀찮기만 했던 동생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서서히 움직이는 걸 발견하는 것조차 억지스러움보다는 우리 가정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친숙한 상황으로 꾸밈으로써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동생에 대한 사랑을 발견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생각된다. 이 글의 내용이 그러하듯 이 책은 현재 동생을 둔 형, 오빠, 누나, 언니가 있는 가정에서 라면, 더욱이 고타와 마호처럼 초등학생이라는 조건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에게 적합할 것으로 여겨지며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은 사랑을 키우고, 서로의 우애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
문 :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면...
지니 : ‘귀엽지 않은 내 동생’은 그림책이다. 어른들은 글자를 통해 그림책을 보지만 아이들은 그림으로 책을 이해한다. 부분부분 동생의 행동에 부끄러워하는 오빠의 표정변화나, 황급히 숨어버리는 행동들이 그림으로 어찌나 잘 표현되어 있는지 숨은그림찾기처럼 아이와 함께 오빠의 표정이나 숨은 오빠를 찾아가며 읽는 방법도 재미있을 것이다. 귀찮기만 한 동생을 미워하는 오빠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면서 형제들에게 서로는 정말 소중한 관계라는 걸 생각해보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오빠가 최고라며 늘 따라다니는 마호, 그런 마호가 귀찮기만 한 하야시 고타 그러나, 아픈 마호의 부재에서 느껴지는 귀여운 동생의 빈자리를 통해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정말 귀여운 동생 마호를 발견하게 된다. 형제간 남매간 서로 다툼이 잦은 자녀를 두신 엄마들은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며 소파에서, 침대 머리맡에서 숨은 사랑을 읽어주시거나 아이들 방에 이 책을 슬며시 던져놓아 두시길 바란다.
-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