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이달의 한시 심사 총평
소양한시회에서 춘천문화원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달의 한시 4월의 공모에서 시백 안종중 선생의 <春日去 봄날은 간다>가 장원으로 뽑혔다. 모두 9인의 응모작품을 모아 4인의 심사위원이 심층 심사한 결과이다. 장원 시문은 다음과 같다.
<春日去> 봄날은 간다 時伯 安淙重
春分細雨育花嬰 춘분세우육화영
今日和風發樹盈 금일화풍발수영
華麗瞬間將卽去 화려순간장즉거
夕時聘友要傾觥 석시빙우요경굉
춘분 날 가랑비에 꽃망울 키우더니
오늘 화창한 바람에 나무 가득 피었네
화려한 순간도 이제 곧 가려니
저녁때 친구 불러 술 한잔 기울여야겠네
이번에 응모한 시는 지난달 보다 더욱 발전하여 우열을 가리느라 고생하였다. 평성인 옷 衣를 측성으로 본 한 수를 제외하고는 율격에 흠이 없었다. 시상 전개도 모두 우수하지만 그래도 굳이 지적해낸 부분은 ⓵시의 한 구절 전체를 옛 시인의 시를 그대로 옮겨 쓴 것, ②기승전결의 시상 전개로 볼 때 시상의 전환 부분까지 봄꽃의 풍경으로 일관한 것, ③한문의 문법구조(주어+술어+목적어)에 벗어난 것, ④장원 시를 모아 달력을 꾸밀 때 4월의 달력에 싣기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것, ⑤이야기를 풀어써서 시적 의미화가 다소 부족한 것 등이다.
장원 시로 뽑힌 시는 가랑비에 꽃망울 키우더니 온화한 바람에 나무 가득 피웠다는 봄날의 풍경을 제시하고, 꽃으로 가득한 이 화려한 순간도 이제 곧 낙화와 함께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니, 그 아쉬움을 잠시라도 더 붙잡고 싶은 마음을 친구와 나누며 기억하기 위해 술 한잔 기울이겠다는, 어찌 보면 평범하면서도 삶에 대한 애착을 봄꽃과 술잔으로 형상화하여 여운을 남긴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시상식은 회원이 모이기 편리한 5월 1일(수요일) 문화원 한시반 수업시간에 하기로 하였고, 5월의 시는 5월 15일까지 한시 강사 이상석 선생에게 제출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