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F의 공공교통 재정을 위한 권고에 대해: 어떻게 이용자인 시민과 연대할 것인가?
*본 내용은 6월 24일 국제운수노련ITF에서 주최한 공공교통 재정에 대한 연구보고회에서 발표한 시민사회 토론문으로 발표된 것을 지면에 맞게 수정한 것이다. (자료 보기: https://www.itfglobal.org/en/news/itfs-funding-recovery-plan-sustainable-public-transport)
김상철 /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상철입니다. 먼저 코로나19를 경유하면서 가장 심각하게 후퇴하고 있는 공공교통 영역에서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전 세계 공공교통노동자들의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먼저 4개 분야 14개의 구체적인 제안항목(첨부자료 참조)에 대해 동의를 표합니다. 어느 때보다 지금 가장 중요한 제안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다만 한국의 상황을 사례로 해서 몇 가지 부분을, 공공교통 이용자의 관점에서 제안드리고자 합니다.
한국의 장애인단체들은 여전히 보편적인 이동권을 위해 투쟁 중입니다.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안전에 취약한 리프트 시설을 사용해야 합니다.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편한 저상버스는 올해까지 전체 시내버스의 42%가 도입되었어야 했지만 여전히 20% 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철도를 이용하려면 이용시간 30분 전에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이동편의서비스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는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4차 산업혁명과 자율주행자동차를 말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이동할 권리가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버스시스템은 여전히 민간기업이 운영합니다. 이 배경에는 특권화된 면허권제도가 있습니다. 한국의 버스사업자는 노선을 사유재산처럼 거래하고 또 상속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관행이 아니라 법률이 그렇습니다. 그만큼 한국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민간기업에 의해 사유화되어 있습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개별 사업장 중심의 노사관계에 익숙한 노동조합들은 이런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요금을 인상하고 정부지원금을 확대해서 민간기업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보조금을 지원받는 버스업계에 사모펀드가 들어와 기업을 인수하고 있는 중입니다.
코로나19 위기가 한창이었던 2020년, 한국의 최대도시인 서울의 경우에는 자가용 등록대수가 전년대비 3만대가 늘어났습니다. 그 전까지 줄어들던 경향을 고려하면 코로나19 위기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는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고소득자와 저소득자에서 모두 교통비용이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소득자의 교통비용이 증가한 것은 자가이동의 비용 때문입니다. 반면 저소득층의 교통비용은 불안한 일자리 탓입니다. 그만큼 위기는 불평등을 만들고 있고 이동의 불평등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지 공공교통에게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쉽게 와 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공공교통을 강화한다는 것이 이용자인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부인할 수 없는 기후위기의 상황에서 공공교통의 강화와 확대가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지에 대해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직접적으로는 구체적인 구조변화, 즉 재정지원이 민간기업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시민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전환’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대중교통이용자들은 반복적으로 요금인상의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정치적으로 상당히 부담이 있는 결정이기 때문에 유보되고 있기는 하나 시민들에게 ‘당신들이 낼 돈을 제대로 내고 있지 않다’라는 방식의 선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개별적인 요금구조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권리로서 이동권을 확보하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재정을 공공교통에 투자하는 것은 효과적인 재정의 재분배 정책이고 또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데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의 제안들이 시민들의 보편적인 이동권을 보장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교통부문의 급진적인 대안으로 이어지길 희망하고, 무엇보다 공공교통의 이용자들이 폭넓게 연대할 수 있는 계기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더 많은 지역의 운동들이 공유되고 확산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겠습니다. 감사합니다.
#ITF #공공교통이_미래다 #공공교통_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