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준혁이는 요즘 슬럼프에 빠져있다.
무작정 공부하기가 싫고, 야간 자율학습시간에도 엎드려 자기 일쑤다.
지난 중간고사는 긴장이 되지 않고 공부 의욕이 생기지 않아
공부를 하는둥 마는둥 시험을 치렀다.
중학교 때보다 성적이 더 떨어져 걱정이 되긴 하지만
왜 이렇게 공부가 하기 싫은지 이유를 알 수 없다.
준혁을 바라보는 엄마는 답답하기만 하다.
이제 고1인데 중요한 중간고사를 엉망으로 치르고
힘 내라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해보지만
무반응에 한번씩 신경질을 내기라도 하면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준혁을 만나 보았다.
준혁은 스스로 슬럼프인 걸 잘 알고 있었다.
여기서 어떻게 빠져 나와야할지 고민이 되는 모양이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빠져나올 의지도 마음도 생기지 않는 게 문제였다.
상위권 학생들도 슬럼프가 온다.
이 때 관리를 잘 못하면 상위권 학생이라해도 중위권으로 추락 하는 것을 보게 된다.
학습곡선 그래프를 보면
공부와 성적은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
시간에 따라 학습능력을 측정하는 실험에 의하면
중간에 일정기간 학습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고원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 기간에는 오히려 성적이 더 떨어지기도 한다.
공부를 더 했는데도 떨어지다니 이상한 일이다.
어느 정도 살을 빼고 난 후에는 몸무게가 쉽게 줄어들지 않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하지만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 기간을 잘 극복하고 나면
다시 성적이 가파르게 향상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슬럼프를 혹독하게 거치면 그 만큼의 후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흔히 아픔만큼 성숙한다고 하지않는가?
지금 준혁이는 더 많이 성숙하기 위한 과도기에 있다.
스스로 자신이 그러한 시기임을 알고 자기를 갈무리하는 시간을 가져야한다.
공부를 해야할 이유와 목적에 대해 좀더 깊이 생각해보고
미래와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가면서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여유도 필요하다.
또 유명인사들의 수기나 전기 등을 읽으며 마음을 다잡아도 좋다.
자기의 방을 깨끗이 청소하고 책장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다.
청소를 하고 나면 마음도 새로워지고 복잡했던 생각들도 정리될 수 있음을 느낄 것이다.
청소는 의외로 굉장히 힘이 세다.
어찌됐건 이런 시기에는 작은 노력이라도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면 충분하다.
2009.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