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4일, 일요일, Nagibin, 무명 모텔 (오늘의 경비 US $39: 숙박료 $32, 점심 300, 커피 80, 식수 50, 환율 US $1 = 62 ruble) 오늘도 힘들게 달렸다. 준 고속도로를 달렸는데 구릉의 연속이었다. 오르막을 올라가고 내리막을 내려가고, 올라갈 때는 힘들고 내려갈 때는 경사가 심해서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내려가는 고역의 연속이었다. 아침 숙소를 나와서 Boguchar 시내를 통해서 고속도로까지 들어가는 동안의 몇 km는 평지길이어서 한가하게 달렸는데 일단 고속도로에 들어간 다음에는 평지가 전혀 없었다. 서유럽 자전거 여행을 했을 때는 평지를 한가롭게 많이 달렸는데 몰도바, 우크라이나, 러시아는 평지는 거의 없고 대부분 구릉이라 한가롭게 자전거를 타지 못하고 하루 종일 고역을 치르면서 달린다. 이번 자전거 여행을 떠나기 전에 우크라이나와 남 러시아는 거대한 평원이어서 자전거 타기가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다. 이 지역에 구릉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알았다면 이쪽으로 오지 않았을 것이다. 인터넷에 들어가서 이 지역을 여행한 자전거 여행 후기를 찾아봤으나 찾지 못했다. 아마 전에 여행해서 지형을 좀 아는 터키, 이란을 통과해서 중앙아시아 쪽으로 해서 갔었을 것이다. 구릉 지역을 달리는 고역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모르겠다. 아마 Volgograd까지 계속될지도 모르겠다. 좋은 점 하나는 다리가 튼튼해지고 있는 것인데 벌써 충분히 튼튼해져서 더 이상 튼튼해질 필요는 없다. 오늘 그래도 덜 고생을 한 것은 구름이 끼어서 어제보다는 덜 더웠고 계속 고속도로여서 포장된 갓길이 항상 널찍했고 어제보다는 훨씬 짧은 46km를 달린 것이다. 46km 지점에 호텔이 있고는 그 다음 몇 십 km는 숙소가 없어서 더 갈 수가 없었다. 오늘 짧게 달린 대신 내일은 82km의 먼 거리를 달린다. 그러나 내일 가는 도시는 3박을 하는 휴식도시라 좀 멀게 달려도 괜찮다. 오늘 46km는 아침 4시 40분에 시작해서 11시 반에 끝냈으니 거의 7시간을 달린 셈인데 별로 빨리 달린 것이 아니다. 구릉 때문이다. 오늘 지도를 자세히 보니 내일 가는 Millerovo부터는 고속도로 근처를 지나가는 지방도로로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달리다가 고속도로 변에 있는 숙소에 들 수 있을 것 같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은 참 재미없다. 그늘이 전혀 없어서 너무 덥고 계속되는 소음에 시달려야 하고 경치는 별로 없다. 매일 고속도로를 달려야 하는 트럭 기사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든 숙소는 아주 형편없는 곳이다. 욕실에서는 냄새가 나고 한국의 60년대 여인숙 수준이다. WiFi도 없다. WiFi가 없는 숙소는 이번 여행에 두 번째인 것 같다. 서유럽 나라들에는 이런 숙소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숙박료는 $32로 싸지 않다. $15도 과한 곳이다.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보면 역시 러시아는 서유럽 나라들에는 많이 떨어져 있다. 같은 유럽 나라인데 왜 그렇게 떨어져 있을까. 오늘은 그래도 운이 좋았다. 숙소 체크인을 하고 난 30분 후에 폭우가 한차례 내렸다. 그 후에도 두어 번 더 내렸다. 일기예보에 폭우는 없었던 것 같은데 내일이나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일은 폭우에 대한 준비를 잘 하고 떠나야겠다. 폭우가 내리면 덥지는 않을 것이다. 내일도 고생이 많을 것 같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이른 아침햇살을 받고 있는 Boguchar 시내를 통해서 갔다 삼각대를 길에 놓고 힘들게 찍은 사진이다 하루 종일 이런 길을 달렸다 도로변에는 쉴 곳이 전혀 없다 가끔 나오는 버스 정류장에 쉴 수 있는 그늘이 있지만 화장실 악취 때문에 오래 머물 수 없다 도중에 나온 모텔 카페에서 좀 쉬다가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