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저녁 제주아트센터에서 관음자비량합창단은 제주 항일항쟁의 빛 해월당 안봉려관 스님을 추모하고 그 숭고한 뜻을 널리 알리는 ‘달빛 음악제’가 열렸다.
제1부에서는 ‘금종을 녹이며 민족혼을 살리자’라는 제목 아래 봉려관 스님의 항일항쟁과 찬탄을 칸탄타 형식 즉, 피아노와 대금, 북 등 여러 악기 연주와 합창은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음악을 통해 항일 항쟁에 참여했던 봉려관 스님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선양하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해월당 봉려관 스님은 조선조 억불정책으로 인하여 200여 년간 무불시대를 마감시키고 제주 땅에 불교를 일으켜 세운 근대 제주불교 중흥조요, 선각자요, 애국자로 알려져 있다. 당시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여승의 몸으로 1908년 관음사 창건을 시작으로 법정사, 불탑사 법화사 등 창건 및 중창을 하신 스님이다. 그렇게 된 이유는 용맹정진 끝에 무사자통하여 기적 같은 일들을 많이 하였기 때문이다. 진원일(전 제주대 교수)이 제주도지(제42호)에 ‘글을 기역 자도 배운 일이 없다지만 한글은 물론 어려운 한문까지 잘 알고 있었다. 샘물이 나올 곳을 백발백중 알았으며, 환자가 찾아오면 아무 약을 먹으라면 신통하게 낳았다는 일’ 등 많은 일화가 쓰여 있다. 그래서 신도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어 스님을 도왔다고 하고 있다.
또 더 놀라운 일은 당시 항일항쟁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던 김석윤, 김연일, 방동화, 강창규 등에게 독립운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자금 및 장소 제공 등 그림자처럼 많은 도움을 준 스님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항일의병 참모장 김석윤을 당시 관음사 서무와 해월학교 교사로 추대한 일이며, 법정사무오항일운동을 주도한 김연일, 방동화, 강창규를 관음사에서 기거하면서 활동하도록 하였다.
그 후 일경의 경계가 삼엄해지자 봉려관은 김연일을 법정사 주지를 맡도록 하여, 1918년 법정사무오항일운동을 일으키는데 큰 역활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 대판으로 건너가 모금한 돈으로 금종을 사고 와 일체의 병발을 준비하는 등 항일운동에 앞장선 분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봉려관의 이런 행적에 대한 물증 자료가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봉려관선양회에서는 증거가 될 만한 자료를 계속 수집하고 있다. 봉려관 스님의 항일항쟁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이루어져 제대로 평가 받는 날이 하루 속히 오길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