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댁 방문 하던 날- 설날 인사 드리러 갔어요

 햇살이 마당 가득 들어온 할머니 댁 마당입니다.

다세대 주택입니다. 할머니가 써 놓으신 문패입니다. 92살의 손끝과 기억 끝에서 나온 문패지요.

어디를 가셨는지 지팡이와 신발만 오도커니 있네요.  전화를 하니 동사무소에 쌀 배급 받으러 가셨다네요.

동 사무소에서 집까지는 가파른 언덕입니다. 늘 유모차가 지탱하는 힘이되나봅니다.

학교 마치고 같이 간 한슬이도 할머니와 함께 하게 되어 참 좋아합니다.

류정자 부회장님께서 쌀포대를 안고 가십니다.

숨이 차오릅니다. 턱밑까지,,, 웬만하면 쌀을 집까지 좀 가져다 주시지,,, 잠깐 마을 이장님이 야속해지네요.

제법 언덕이 높고 길어요. 할머니가 혼자 걷기엔,,, 게다가 쌀까지 가지고 오기엔 가파른 길이네요.

설을 맞아 여성회에서 준비한 선물을 드렸더니 바로 풀어보시고 또 양말을 보시고는 곱다고 하시면 바로 신어보십니다.

할머니는 참 당당하시고도 씩씩하십니다. 그 모습에 한슬이가 의외로 힘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할머니께서는 한사코 따뜻한 데로 앉으라고 하십니다. 16살에 끌려가셔서 19살 되던 해에 도저히 못살것 같아서

면도칼로 손목에 동맥을 두번이나 그으셨다는 손을 꼬~오~옥 잡아 보았습니다.

할머니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