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은 공달(空月)이라 하여 ‘하늘의 천신(天神)과 땅의 지신(地神)들이 사람을 감시하지 않고 쉬는 기간’이기에 ‘이 때(윤달)에는 불경스러운 행동이나 궂은일을 해도 신(神)의 방해나 신벌(神罰) 등을 피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윤달에 결혼(結婚), 개장(改葬), 이장(移葬), 수의(壽衣)짓기 등의 풍습이 생겨난 것이라고 한다.
1) 윤달은 동티가 나지 않아 걸릴 것이 없는 달이고 탈이 없는 달
2) 윤달은 덤으로 생긴 달이므로 방해(妨害)와 재액(災厄)이 없는 달
3) 속담에 ‘윤달에는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없다’고 할 만큼 탈이 없는 달
4) 윤달에는 불공의 덕이 크다.
5) 윤달에 3번 절에 가면 모든 액이 소멸되고 복이 온다.
6) 윤달에 생전의 죄를 모두 사해 받고 극락왕생하기를 살아생전에 비는 생전 예수재(生前豫修齋)를 올린다.
7) 윤달에 사망한 사람을 위하여 제사를 윤달 수의 원달(原月)에도 지내고, 윤달에도 지내어 한 해에 2번 지내주면 좋다.
8) 윤달에 생일을 가진 사람을 위해서 생일잔치를 생일 수의 원달(原月)에도 지내고, 윤달에도 지내주어 한 해에 2번 지내주면 좋다.
9) 그런데 ‘본(原)달이 아니고 남의 달’이라 결혼(結婚)=혼사(婚事)를 치루면 좋지 않다고 여겨 혼인을 하지 않고 뒤로 미루는 풍속이 있다.
이런 민간 속설들에 대하여 우리는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윤달에 행해지는 모든 행사들 곧 집수리, 개장(改葬), 이장(移葬), 수의(壽衣) 짓기, 이사하기, 출산 결혼 피하기 등을 맹목적으로 믿으면 안된다고 본다. 이것은 모두가 맹목적인 무지(無知)에서 생기는 일이라 중요한 것은 그것이 지니고 있는 참다운 뜻을 알고 깨쳐서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에 내가 스스로 주인공이 된다면 막힘도 여의함도 없을 것이다.
이런 행사들은
첫째, 옛 사람들 입장에서는 자연을 절대 신앙했고,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살려 했던 자연스러운 ‘자연 사상’으로 보면 될 것이다.
둘째, 옛 사람들이 하늘의 때에 순응하고(순천시順天時), 땅의 이치에 따르 려는(종지리從地理) 생활이라고 생각하는 즉 순종지덕(順從之德)의 삶이었다.
셋째, 집안 행사 때나 살아가면서 무사안녕(無事安寧)과 초복척사(招福斥邪) 하고 싶어 하는 바램으로 보면 좋을 것으로 자연 재해와 병고액난이 많았던 시절에 자신을 돌아보고 근신하며 살라는 생활의 교훈으로 삼았던 것이라고 보면 된다.
넷째, 옛날에는 어떤 놀이와 여가 생활이 다양하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래서 무미건조한 생활에 세시풍습으로 일종의 의지처가 되었던 이해하고 보면 좋을 것이다.
그래서 윤달 평달 구별 없이 가족들이 만나기 좋으면서, 비가 안 오는 날이면 가장 좋은 날일 것이다. 그러면 먼저 윤달 택일과 일반 택일 등 모든 행위들은 자연과 일치하려는 옛 사람들의 지혜로 이해하면 될 것이고, 단지 이것을 믿고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본다.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는 개인의 생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남들이 하니까 나도 그냥 끌려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윤달 택일과 일반 택일 등등 생활의 활력소로 응용하는 것이 현대인의 바른 생활 자세다. 그렇다고 이것이 ‘맞느냐 틀리느냐, 미신이다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지나친 생각이라고 보며, 하늘과 땅과 사람(三才)이 둘이 아니라(不二)는 천지인 합일(天地人 合一) 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날(日)이라는 것이 좋은 날이 있고, 나쁜 날이 따로 있을까? 어떤 큰 행사가 있는 날에 비가 안 오면 제일 좋은 날일 것이다.
인생이란 것이 일생을 자기 생각에 속으며 꿈속을 헤매다가 허망하게 마친다고 하고 연극에 비유하기도 한다.
요즘처럼 삶이 복잡다단한 세상에 자칫 잘못하면 하루하루가 흉한 날이요, 삼재가 안낀 날이 없을 것이다. 아침에 나갔다가 집에 무사히 돌아왔다면 이것이 정말 감사할 일이 아닐까? 항상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의 존재와 주변의 은혜에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생활이 바람직한 처세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