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보수의 정치는 진실을 존중하는 정치이다. 명진 스님이 말했다. “강자의 변명은 대부분 거짓이고, 약자의 항변은 대부분 진실이다.” 그렇다. 강자들은 강자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변명을 일삼는다. 그 안에는 거짓과 술수가 도사린다. 강자가 약자를 누르는 정치는 민주주의라 해도 민주주의의 탈을 쓴 야만이다. 약자들은 그 야만에 신음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그 약자들의 항변과 신음은 강자들에겐 불만과 도전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그 속에서 약자의 진실은 드러나기 어렵다. 그래서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강자의 폭압 정치를 끝내야 한다. 강자의 폭압 정치는 보수가 아니라 강자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수구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약자이기에 억울함을 당하는 경우가 수없이 많다. 우리는 그동안 살아 있는 권력이 한 개인이나 집단에 휘두르는 무자비한 폭력을 수없이 보아 왔다. 우린 그것을 종식시키기 위해 깊은 성찰을 하여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는 그 강자에 부역하는 공범자가 될 수 있다. 강자에 부역하는 공범자가 되면 그 순간부터 기득권 옹호자가 될 뿐이지 보수주의자가 되지 못한다. 보수주의에는 인간적 연민을 바탕에 깔고 있으며 그 연민을 수면 위로 부각시키려는 노력이 보수주의 운동이기 때문이다. 우린 “당사자가 아니어도 한 사람의 극적인 삶과 억울함은 분명 우리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무거운 질문을 던지며 깊은 성찰의 시간을 안기기에 충분하다”<장영하 『굳바이 이재명』 지우 출판, 2022, 13쪽>는 것을 느낀다. 우린 그 어떤 힘에 의해서든 억울함에 대하여 공감하고 성찰할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소중한 인권과 자유와 평등을 지키는 것이며 그것이 곧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지킬 수 있을 때 강자에 가려진 약자의 진실도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것은 인류의 오랜 역사와 피흘림을 통해 획득한 진실이다. 따라서 진정한 보수의 정치는 진실을 존중하는 정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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