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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본의 언론들은 102세의 쓰타키요코마쓰 아사지의 사망 소식을 짤막하게 전하면서 그녀가 일본의 마지막 「정통 게이샤」라고 말했다. 그녀는 태평양 전쟁 당시 총리이자 전범이었던 도조 히데키를 비롯해 혼다 자동차의 혼다 쇼이치로 회장 등 일본 정·재계의 실력자들을 상대해 온 「거물 게이샤」였다. 그녀는 죽기 전 100세 생일을 맞아 『친구들은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더 이상 같이 얘기할 말벗조차 없다.』고 외로움을 털어 놓았다.
밤은 어둡고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처음 사랑이 내안으로 들어왔을 때, 나는 말했죠 우리 둘만의 보금자리로 가자고 그곳에서는 모든 것이 캄캄한 어둠 속으로 숨어버려요 꿈조차 어두운 밤 베개위에 나란히 머리를 뉘면, 우리들 속삭임조차 고요한 어둠속에 잠긴답니다.-게이샤의 노래-
당신의 마음은 수시로 변해, 언젠가 나를 배반하겠죠 당신의 그림자 속에 나는 그저 꼭두각시처럼 있을 뿐이죠 사랑의 끈으로 제발 나를 묶어 주세요.-게이샤의 노래-
살랑살랑 봄바람이 행복을 실어오고 향기로운 자두 향기는 악마도 물리치겠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나는 걱정하지 않네 오늘 밤이 찾아오듯 내일 역시 올 것이므로 짜릿한 술맛을 음미할 뿐이네.-게이샤의 노래-
오늘밤 나를 찾아온 손님과 함께 긴 복도를 달려 딸깍, 빗장을 닫아 걸고 오직 한 사람 한 사람만을 사랑하게 되었네 그러나 이제 돌아가야 하네 나의 외로운 안식처와 침묵속으로 딸랑딸랑 야경꾼이 울리는 종소리를 들으며...-게이샤의 노래-
맑은 개울가에서 우리 함께 눈같이 하얀 몸을 씻었지요 우리의 마음도 서서히 물결에 씻기고 내 머리를 풀어주던 당신의 손길. 당신은 이제 나를 기억하지 않겠지만, 나는 당신을 잊지 못할거예요 다시 봄날을 기다리듯이...-게이샤의 노래-
당신이 믿지 못할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언제나 후회하며 돌아오곤 하죠 너무나 창백하고 슬플 얼굴로, 밤에 쉴 곳이 필요한 나비처럼...-게이샤의 노래-
당신과 함께 하고픈 열망으로 많은 날들을 애태우며 보냈네 가엾은 그리움 속에 우리가 따로 또 같이 보낸 나날들 헤어짐은 잠시일뿐, 아주 작별하는 건 아니에요 아직 이른 시간인데, 사원의 타종소리 들려오네-게이샤의 노래-
당신을 기다리는 초조한 마음에 밤잠을 설치다 깜박 졸음에 빠지네 아직도 달콤한 사랑의 말들이 머리맡에 떠도는데 다 돌이킬 수 없는 꿈이라네 가늘게 뜬 눈 속으로 어른거리는 물방울 아마도 비가 내리는 것이겠지.-게이샤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