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많이 따뜻해져서 할머니 댁에 가니 할머니가 키우시는 화단 겸 텃밭이 봄채비를 하고
분주합니다. 식물을 키우는 것이 참 재미 있다고 하시는 박숙이 할머니.
할머니와 함께 원예치료를 해주시려는 남해여성회원이 보고 같이 하면 참 좋겠습니다.
여름에 없는 것 없이 조랑 조랑 열리는 고추, 오이, 토마토, 가지를 따먹으러 오라고 청하십니다. ㅎㅎ
여성회에서 준비한 하동 옥종 직거래 딸기를 맛보시라고 하나 들고 갔습니다.
겨우내 할머니께서 키우신 알로에라고 자랑을 하십니다.
식물을 키우기 좋아하시는 할머니와 식물을 매개로 정서 지원 사업을 하기에 딱 맞는 것 같습니다.
16살에 사촌과 함께 바래 가던 길에 일본군에 끌려가서 위안부가 되었다는 할머니,,, 신세가 딱하고 분하고 화가 나서
도저히 살 수 가 없어서 19살이 되던 해에 면도칼로 손목의 동맥을 끊어셨답니다. 지금도 손목을 내보이시며
그때를 이야기 하시네요. 손 목에는 세월이 무색하도록 2줄로 선명한 아픔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평생을 약에 의존해서 사신다고 합니다. 허리가 너무 아프시다고 할머니께서 먹는 약이랍니다.
진통제 인듯한데,,,
여성회에서 직거래 장터 딸기를 선물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본인이 드시기 전 먼저 칠성님께 올려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 친정할머니도 칠성님을 모셨더랬어요. 내 할머니보다 세살 아래인 박숙이 할머니를 보면서 할머니가 휙 지나갑니다.
그래서 전 오히려 정겨웠습니다. 모진 세월 이긴 할머니의 신앙인 것 같습니다.
할머니는 옷장 깊숙이 넣어 두셨던 신문을 다시 꺼내놓으시며 이야기를 하십니다.
아래 광고난에는 첫 여성대통령이 활짝 웃고 있네요. 참 ~~ 거시기한 공존입니다.
혹시나 해서 할머니 눈에 잘띄는 곳에 붙여 두고 왔습니다. 좀더 자주 이웃으로 만나고 나눠야겠습니다.
잊지 않고 사진을 찍으시는 할머니,,,여러 단체에서 많이도 찾아와서 좀 귀찮아 하시는 할머니,,,
할머니의 일상이 깨지지 않기를 바라며,, 남해여성회도 좀더 신중하고도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