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딜 가든 우리 사회의 리더십 부재를 개탄하는 소리들이 들린다. 그러나 현실이 갑갑하니까 무조건 리더가 없다고 탄식만 하지 말고, 일단 무엇이 진정한 리더십인지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이 리더십이 아닌가를 알아야 할 것 같다.
첫째, 리더십은 힘(power)이 아니다. 권총 든 강도도 힘은 있다. 그러나 그가 그 자리의 진정한 리더일 수는 없지 않는가? 또 리더십은 지위(status)만도 아니다. 우리는 능력도, 인격도 안 되면서 높은 자리에 올라 목에 힘주는 사람들을 얼마나 경원하는가?
또한 리더십은 꼭 전문가(specialist)라고 할 수도 없다. 물론 한 우물을 파서 그 분야의 대가가 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지만, 그럴 경우 나무를 보느라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 리더십은 오케스트라 전체의 하모니를 이끌어 내는 심포니의 지휘력을 요구한다.
학교에서 모범 답안을 제출하여 어려운 입시 관문을 뚫은 엘리트(elite)도 꼭 리더라고 볼 수 없다. 엘리트는 자신이 성공하는 사람이지만, 리더는 남을 성공시켜 주는 코치와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리더십의 기준은 자신이 얼마나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다른 사람이 위대한 일을 행할 수 있도록 도왔는냐로 판단하는 것이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자신이 꽃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한 알의 밀알이 썩음으로써 다음 세대가 열매를 맺게 해 주는 것이다. 결국 리더가 된다고 하는 것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화려한 글래머 스타의 길이 아니라, 끝없이 자기를 포기하는 형극(荊棘)의 길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