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란(托卵)
佳泫/김미남
산 아래 우리 집은 아침을 깨우는
뻐꾸기 소리로 가득하다.
여름 숲을 울리는 뻐꾸기 소리가
평화롭게 들리지만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모르쇠로 먼 산을 바라보면
새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뻐꾸기가 낳은 알을 품고
뻐꾸기 새끼를 키우느라 제 새끼를 잃은
어미의 애간장 녹는 소리
뻐꾹 뻐꾹 뻐꾹
빠르게 부화하여
의붓형제 알을 땅으로 떨어 뜨리는 순간의 절정
뻐꾹 뻐꾹 뻐꾹
먹이를 향한 구애
포식자는 엉뚱한 사랑에 눈이 어둡고
시간은 시간을 잠식한다.
탁란(托卵)의 비밀은
비애의 해프닝
사랑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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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남 시인
탁란(托卵)
천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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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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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탁란(托卵)의 비밀!
비애의 해프닝
자신의 몸짓보다 큰 뻐꾸기 새끼를 키우느라
먹이를 부지런히 나르는 어미새의 처연한 운명을 생각해봅니다.
오늘 아침에는
한참을 울던 뻐꾸기는 어디론가 갔는지
소리가 들리지 않네요~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