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8. 49재와 천도재 / 49재와 천도재는 어떻게 다르며,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가요?
① 중국의 조상숭배문화
중국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종교적 측면은 조상숭배이다.
황하문명은 은허殷墟의 발굴에서 시작된다. 은허는 중국 고대왕조인 상商나라의 수도로 상나라는 수도 명칭을 따서 은殷나라로도 불린다.
주나라에 의한 상나라의 정벌과 멸망은 상나라 사람들을 유민이 되어 떠돌게 만든다. 이때 발생하는 것이 떠돌던 상나라 사람들에 의한 장사문화이다. 오늘날까지 장사의 주체를 상인商人(상나라 사람)이라고 하고, 장사를 상거래商去來라고 하는 것 등은 모두 여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상나라의 수도를 은허로 천도하는 것은 19대 군주인 반경盤庚이다. 반경은 이와 더불어 종래의 제帝라는 하느님 숭배에서 조상신숭배로 종교관에 일대변화를 준다. 반경의 당시 시도는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지만, 이후 중국문화는 점차 강한 조상숭배로 발전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아는 삼우제·졸곡제·백일제·기년제·3년제·기제사·시제 등과 같은 일련의 구조들이 차츰 완성된다. 또 3년 상과 같은 경우는 중국의 보편론에 근거하여 공자가 확립한 것으로, 이는 유교문화의 한 준칙으로 자리 잡는다.
불교의 성공적인 중국문화권 정착과 관련해서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조상숭배의 수용이다. 이는 후일 조상숭배를 거부한 기독교가 중국문화권에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불교의 조상숭배 수용은 우란분절을 필두로 49재와 천도재, 그리고 수륙재와 삼장단의 건립 또 기제사의 위탁과 같은 측면에서 고르게 살펴진다. 사실 엄밀하게 말한다면 오늘날 불교의 주 수입원은 불교적이라기 보다는 조상숭배와 관련된 유교적인 가치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② 중유中有과 49일
49재는 인도 서북쪽에 위치한 설일체유부라는 불교학파의 4유설四有說에 의한 것이다. 4유설이란, 인간의 존재를 사유死有·중유中有·생유生有·본유本有의 4단계로 구분한다. 이 중 사유와 생유는 각각 죽음과 삶을 의미하며, 본유는 생 이후의 죽음에 이르는 노병에 의한 존재단계를 의미한다. 그리고 중유는 죽음에서 새로운 생에 이르는 중간단계를 나타낸다. 즉, 4유란 생노병사의 순환주기를 나타낸다고 하겠다.
이 중 금생이 끝나고 다음 생이 시작되는 중유는 윤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집중적으로 다루는 책이 파트마삼바바의 티벳 『사자의 서』 같은 것이다.
중유의 기간을 이 세계의 시간기준으로 49일로 비정하는데, 이때는 변화의 가치가 큰 상황이기 때문에 외부적인 영향에 따라 변동 폭이 크다고 한다. 태교와 같은 관점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중음기간에는 잉태되어 있을 때보다도 훨씬 더 유연한 입각점을 가지기 때문에 태교와 비교할 수 없는 큰 변동 폭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때 행해지는 불교의식은 매우 중요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49재이다.
중음의 기간이 49일로 비정되는 것은, 서북인도 쪽에 7진법 체계가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는 극락정토를 설하는 경전에서 7이라는 숫자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을 통해서 분명해진다. 경전에 따르면 극락국토는 전체가 7보로 되어 있고, 그 위에 다시금 7보수七寶樹·7보화七寶華·7보지七寶池·7보응기七寶應器·7보강당七寶講堂·7보궁전七寶宮殿이 펼쳐진다. 또 극락의 건물들은 7보로 2중장엄二重莊嚴되어 있고, 7중난간七重欄楯·7중나망七重羅網·7중행수七重行樹·7중실내七重室內의 구조로 되어 있으며, 7일 동안의 견고한 수행을 통해서 가는 세계이다. 이러한 7수에 입각한 문화는 7×7이 완전수라는 의미를 파생한다. 이는 10진법 체계에서 100에 온전하다는 의미(온백)가 있으며, 다시 100×100에 만물·만사와 같이 ‘모든’의 관점이 내포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49란 하나의 완전한 시간, 혹은 주기의 완성을 나타낸다고 하겠다. 이는 오늘에까지 전해져 섯다판에서 ‘4·9다시’라는 측면에까지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