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오스트라바에서 평안의 인사를 전합니다.
신년예배를 드린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의 마지막 날을 맞았네요. 이곳 오스트라바는 매주
추웠다 풀렸다를 반복하면서 감기 환자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곳 성찬식은 하나의 포도주 잔을
나눠 마시는데, 감기 걸린 교인들이 조심하느라 참여하지 못하면서 참여자의 수가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면, 감기(독감)가 맹위를 떨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동역자 여러분 가정마다 건강과 평안속에
봄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지난 11월 선교편지 이후 겨우내 있었던 이곳 선교지 소식을 보내 드리오니 계속해서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1. 지역교회들과의 동역
최근 체코교회는 분수령을 맞고 있습니다. 지난 1948년 이래 공산정권이 교회를 통제하기 위해 교회의
모든 재산을 몰수하고 사례비를 국가에서 일률적으로 지급해왔는데, 올해 2월 <교회재산반환과
보상법>에 대해 정부와 교회 대표들의 서명과 동시에 앞으로 체코 내 모든 교회들은 몰수당했던
재산을 돌려받는 대신 국가로부터 목회자 사례비 등 모든 경제적 부분에서 독립을 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 체코 교회들이 슬기롭게 잘 어떻게 대처해나갈 수 있는 지혜가 더욱 필요한
시점입니다.
저와 가족의 지역교회들과의 동역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작년 대강절 기간부터 연초까지
지역교회들로부터 설교와 특강 등의 요청이 있어서 가족이 함께 다니면서 은혜를 나누었습니다.
그 중 까르비나(Karvina) 교회 방문은 인상이 깊었습니다.
1부 순서로 말씀을 전하고 가족이 특송 몇 곡을 부른 후에, 2부 순서에는 북한을 위한 기도회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북한을 위한 기도회는 제가 요청한 것이 아니라, 최근 남북한의 긴장 관계에 대해
체코 교인들이 걱정하는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북한을 위한 주제를 정했던 것입니다. 북한 땅에도
복음의문, 소망의 문이 열리기를 기도하는 등 여러 가지 중보기도 제목을 가지고 기도할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어려운 북한 주민들을 위해 물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도 토의를 하였습니다.
비록 그들이 북한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40년 넘도록 공산정권을 경험하면서 그에 따른 폐해와 어려움
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다른 민족을 위해서도 진심으로 기도하는 모습은 저에게 큰 감동이었습니다.
2. 깊어진 오스트라바 루터교회와의 동역
우리 가족이 낯선 오스트라바로 이사 와서 예배에 참여하기 시작한 교회가 오스트라바 루터교회였습니
다. 서로의 만남이 어색하기만 했었는데, 어느덧 저의 소중한 동역교회가 되었습니다.
사역의 과정 가운데 “베이스 클럽”이라는 청소년, 청년 선교프로그램이 만들어져서 함께 동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 두 가정이 우리 가족의 소문을 듣고 체코교회 예배에 함께 참석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체코교회 내에 “한국어 예배”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지난 선교편지에서 전한 바 있습니다.
비록 소수이지만 주위에 흩어져 있는 한인들에게 전도의 문을 여는 일도 중요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현지인 예배 참석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1년 넘게 꾸준히 예배를 참석하였고
저는 통역으로 그들을 도왔습니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예배 참석을 계속 지켜만 볼 수 없어 교회와
상의 끝에 장소, 시설 등 일체의 것들을 무료로 제공받아 “한국어 예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 발전하게 되면, 한인들을 통해 선교적 에너지가 더욱 크게 발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3. 기타 이야기
1)오스트라바와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의 수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몇 주간의 짧은 일정의
출장자들부터 1년에서 많게는 4~5년의 해외 근무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최근에는 400명이
넘지 않은 한인들이 오스트라바와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그들이 한국으로
귀국할 때 남기고 간 중고 물품들을 모아 오스트라바 루터교회에서 조촐하게 무료 바자회를 열었습니다.
2) 과거 선교 모델은 선교의 주체(주는 교회)가 객체(받는 교회)에게 일방적으로 시혜를 베푸는 형태였
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하나님의 선교’의 개념 아래 “주는 교회-받는 교회”의 모습이 아닌,
같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동반자가 되어 “나누는 교회”의 모습으로 많은 교회들이 나아가고 있습니다.
저 또한 이 모델을 생각하면서 선교에 임하고 있습니다.
한편, 제가 사역하고 있는 실레지아 지역의 교회들의 한국교회에 대한 관심이 계속 늘어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지난 1989년 공산정권이 물러나고 새로운 민주화 정부가 들어서면서 교회가 자유를 얻었
지만,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 교회가 부흥하기보다는 오히려 침체해 왔습니다. 나름대로
부흥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그동안 말씀과 기도를 바탕으로 역동적인 모습으로
교회의 부흥을 이루어 온 한국교회가 이들과 교류를 나누면서 도전을 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앞으로 실레지아 지역의 교회들이 동역자들의 교회들과 “나누는 교회” “선교적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선하신 길로 인도해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가정과 교회와 일터 위에 주님의 풍성하신 은혜가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20년 2월 28일 장지연, 한성미, 의정, 의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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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제목>
1. 저와 가족이 사역하고 있는 체코 실레지아 지역교회 목회자들이 낙심치 않고 부흥을 향한 열정을
더욱 갖게 하옵소서.
2. 오스트라바 루터교회에 속한 청소년, 청년들이 신실한 예배자들로 설 수 있게 하소서.
3. “한국어 예배”에 참여하고 있는 한인들을 통해 앞으로 선교적 에너지가 더욱 크게 발산될 수
도록 도우소서.
4.실레지아지역 교회들과의 선교동역자로서 교회들에 영적인 힘을 불어 넣는 일에 저와 가족이
부족함이 없도록 영적인 충만함을 유지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게 하소서.
5. 가족들이 지치지 않고 건강을 잘 유지하며, 재정적으로 힘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선교사님~~ 너무나 아름다운 사역에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짝 짝 짝~~~
선교사님의 그 끝없는 열정과 소명을 감당하기 위한 몸부림이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임재하심을 통해 놀라운
일들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내년도 저희들의 방문계획이 주님의 도우심과 계획하심으로 놀라운 영적은혜가
함께 하시기를 기대하면서 기도로 무장하며 준비하겠습니다.
오스트라바 인근지역에 흩어져 있는 한인들이 선교사님을 통해 주님의 은혜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믿음의 장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기도로 응원하겠습니다 ~~ 샬 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