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행복에 이르는 지혜
< 비어있음이여, 만세 >
P.60
🌱사리푸트라여,
이 몸 자체가 비어 있음이요
비어 있음 자체가 이 몸이니라.
이 몸은 비어 있음과 다르지 않고
비어 있음은 이 몸과 다르지 않느니라.
느낌, 인식, 마음의 의지작용,
의식 또한 이와 다르지 않느니라.
🌱[반야심경]의 정수는 이 문구에 집약 되어 있습니다.
이 몸 자체가 비어 있음이요,
비어 있음 자체가 이 몸이니라.
우리가 이 문구를 이해할 수 있다면 경전의 나머지 부분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산스크리스트어로 루퍼는 대개 색으로 번역합니다.
따라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니라.
여기서 루파는 오온의 하나이며,
특히 몸을 의미하는데 의미를 확장하면 생물,
즉 살아있는 물질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연우로 이 책에 소개한 새 번역에서는 색이라는 단어를 몸으로 대체했습니다.
🌱물질이나 형상이라고 하면 생물과 무생물을 생각하기 쉽지만 현대 과학은 생물과 무생물이 대단히 정밀하게 구분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무생물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 생각과 달리 비활성 상태가 아닐
수도 있고,
실제로는 생명으로 가득차 있을 수도
있습니다.
물질은 단단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물질을 깊이 들여다보면 보이는 것이라고는 그저 거품처럼 실체가 없고 구멍이 가득하리라는 내용이 이미 2000년 전의 [이만오천송반야경]에 나옵니다.
🌱오늘날 물리학자들은 물질이 단단하지 않으며 빈 공간으로 가득차 있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는 그 대부분이 빈 공간이며,
결코 고정되거나 정지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전자들이 초당 수천 킬로미터의 속도로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우리의 느낌을 깊이 들여다보면 비슷한 관찰을 할 수 있습니다.
느낌은 에너지의 장이며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우리의 인식, 마음의 의지작용, 의식 역시 이와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변화하며 흐르는 강과 같습니다.
🌱경전이 만들어진 당시에는 오늘날 과 같은 과학 용어가 없었으므로 비어 있다.
즉 공하다는 표현을 써서 물질의 본질을 묘사했습니다.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이분법을 뛰어넘는 대구를 사용했습니다.
이 몸 자체가 비어있음이요
비어 있음 자체가 이 몸이니라.
비어 있음은 이 몸과 다르지 않느니라.
🌱우리는 우리 몸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확히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 몸이 이러저러하다는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몸이 일상 생활의 모든 순간 우리와 함께 있기 때문에 우리 몸을 속속들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경전은 우리 몸에 대한 생각이 오류투성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몸 자체가 비어 있음이요라는 구절의 참의미를 이해 하려면 더 깊이 들어가서 숙고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 몸은 비어 있기 때문에 비로소 몸으로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온갖 것과 생명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비어 있다는 말에 겁을 먹으면 안 됩니다.
비어 있다는 말은 참으로 멋진 말입니다.
비어 있다고 해서 곧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종이가 비어 있지 않다면 어떻게 햇살과 벌목꾼, 그리고 숲이 종이 안에 깃들 수 있을까요?
비어 있지 않다면 어떻게 종이가 종이일 수 있을까요?
컵이 비어 있으려면 컵이 거기 존재해야합니다.
따라서 이 몸 자체가 비어 있음이요라는 말은 당시의 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몸을 깊이 들여다보면 부모님, 조부모님, 모든 조상님, 나아가 지구상 생명의 전체 역사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몸이 흔히 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다른 온갖 것으로 이루어진 복합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몸에서 태양과 달과 별,
시간과 공간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은 온 우주가 모여 우리 몸을 이루었습니다.
오직 한 가지만이 우리 몸에서 빠져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분리된 자아 혹은 별개의 존재입니다.
우리가 햇살을 다시 태양 안에 집어 넣고,
비를 구름 안으로 돌려 보내고,
광물질을 땅으로 돌려보낸다면 어떻게 우리 몸이 존재 할 수 있을까요?
모든 현상에는 온 우주가 담겨 있습니다.
그 무엇도 외따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 몸을 살펴보면 우리 몸 역시 삼라만상에 의존하며,
따라서 분리되어 별개로 존재하는 실체로서의 현실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잠시 다음의 기도문을 읽으며 고요 호흡에 집중하는 마음챙김의 시간을 가져봅시다.
마하반야바라밀
언제나 따듯한 부처님 마음으로
눈 밝으신 수행자가 되시기를
두 손 모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