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요결
오늘은 사회사업가를 배웠습니다.
‘사회사업가는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것으로써 복지를 이루게 주선하는 사람입니다.‘
이 말을 보니 오늘 진행하게 된 1102동 복날잔치와 연관하여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복지관에서 주민분들께 복날잔치를 진행하는 날짜에 대해 먼저 물어보기 때문에 복지관에서만 온전히 운영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역주민이 가지고 있는 재료, 도구를 통해 복날잔치를 진행하기 때문에 복지관에서는 단지 주선만 해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회사업가는 약한 만큼 거들어 주는 사람이지, 대신해 주는 사람이 아닙니다.‘라는 내용도 동일한 이유로 복날잔치와 연관이 많이 되어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복지관에서 모든 것들을 제공해 준다면 그 누구도 먼저 자기의 것을 나누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복지관에서 지역주민의 것으로 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주민분들이 먼저 자기의 것을 내어주고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저 복지관에서 제공된 것을 나누는 것이라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는 것보다 의미가 덜하고 나누는 것에 있어 마음이 덜 담길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복날잔치
잔치를 시작하기 전 임정순님과 보해마트에 장을 보러 갔습니다.
임정순님께서 마트에 들어가니 마트 직원분들께서 다 알아보시고 인사해 주셨습니다.
옆에서 같이 좋은 물건도 골라주시기도 하고 어떤 것을 사면 좋을지 추천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식용유를 사려고 둘러보던 중 직원분께서는 임정순님께 집에 식용유가 있으니 찬조해 주시겠다고 선뜻 나서주셨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식용유를 받으며 찬조해 주신 분께3시30분에 와서 부침개 드시러 오시라고 초대했습니다.
수박도 사려고 했지만 임정순님의 둘레 사람께서 좋은 일 하신다며 수박도 흔쾌히 찬조해 주셨습니다.
주변에서 찬조를 정말 많이 해주시는 모습을 보며 평소 임정순님께서 얼마나 따뜻하게 지내셨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장 보기를 마치고 임정순님의 집에 가서 재료 손질을 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많은 양의 재료들이다 보니 임정순님 혼자 하시는 것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도움을 구하기 위해 전에 1102동 문집사업할 때 소개받았었던 분들께 전화를 드려서 재료 손질을 도와주실 수 있으신지 여쭤보았습니다.
전화를 드렸던 분들 중에는 밖에 계셔서 도와주시지 못하시는 분도 계셨고 흔쾌히 도와주시겠다며 도마와 칼을 챙겨서 와주신 주민분들도 계셨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다 보니 재료손질이 금방 끝날 수 있었습니다.
임정순님께서는 재료 손질을 도와주러 오신 주민분들을 위해 쫄면을 직접 해주셨습니다.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으니 잔치하는 분위기가 났습니다.
함께 계셨던 채송화 어르신께서는 한 지붕 안에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시간이 필요하시다고 말씀하시면서 다음 잔치는 언제냐며 또다시 열릴 잔치를 기대하시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셨고 1306호에 사시는 정명화님께서는 엘리베이터에서만 봐서 인사를 못했었는데 이런 기회로 새로운 분을 알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정말 좋은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복날잔치가 저의 욕심이라고 생각했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다음에도 잔치가 열린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재료 준비를 마치고 부침개를 만들기 위한 도구를 빌리러 다녔습니다.
제가 아는 분들은 1102동 조각보 문집사업을 통해 알게 된 분들밖에 없어서 그분들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김복순님께서는 가스 버너를 빌려주셨고, 10층에 계시는 이득남께는 쟁반과 버너, 이득남님의 옆집에 사시는 이종숙님께는 가스버너와 조리도구를 빌려주셨습니다.
채송화님께서는 큰 쟁반을 빌려주셨고, 이종숙님께서는 가스버너와 조리도구를 빌려주셨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도구들을 흔쾌히 빌려주셔서 잔치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재료 손질, 조리도구 모두 모았으니 이제 부침개를 만들어주실 분만 계시면 잔치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분께 부탁을 드려야 할지 고민하며 재료를 옮기고 있었는데 조리도구를 빌려주셨던 이득남님과 이종숙님께서 저를 보시더니 “아이고 나보고 빨리 내려오라고 난리여 난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상황인지 몰라서 왜 벌써 내려오신 건지 이해가 되질 않았는데 알고 보니 채송화님께서 이득남님과 이종숙님께 빨리 내려와서 부침개를 만들어달라고 말씀하신 것이었습니다.
채송화님께서 먼저 주민분들께 부탁해 주신 덕분에 제가 따로 부탁드리지 않아도 잔치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정말 무더운 날이었습니다.
이렇게 더운 날 불앞에서 이종숙님, 정명화님, 이득남님께서 정말 많은 고생을 해주셨습니다.
세 분께서 고생해 주신 덕분에 지나가시던 동네 주민분들, 2동 주민분들, 경비원분들 모두 부침개를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채수암님께서 찬조해 주신 사과 즙을 주민분들께 나누어드리며 잔치의 풍성함을 더했습니다.
중간에는 노래도 틀고 임정순님과 지역주민분께서 흥겹게 춤을 추시기도 했습니다.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풍경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북적북적함에 옛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너무 더운 날씨였고 정겨움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니 태양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2시간 정도 부침개를 나누어드리니 동이 나서 주민분들과 함께 사용했던 자리를 치웠습니다.
많은 분과 함께 치워서 그런지 순식간에 정리가 되었습니다.
빌렸던 도구들을 감사인사와 함께 돌려드렸고 잔치를 주최하신 임정순님의 댁으로 돌아갔습니다.
임정순님의 집에는 이미 많은 분들이 계셨습니다.
임정순님께서는 집에 계셨던 많은 실습생분들, 사회복지사 선생님들, 지역주민분들께 맛있는 믹스커피를 타주셨습니다.
아침부터 정말 힘드셨을 텐데 마지막까지 대접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맡은 주 사업이 복날잔치는 아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저와 주민분들 모두에게 좋은 추억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첫댓글 복날 잔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회사업가의 역할을 떠올렸습니다.
복날 잔치의 주인이 누구인지, 왜 하는지 알아야 바르게 도울 수 있습니다.
복지관에서 주민들께 복날 잔치를 설명하고 도움을 청하게 되더라도 잔치의 주인을 세워드리며 제대로 안내할 수 있습니다.
부족함이 보이더라도 당사자와 의논해야 합니다.
지역사회가 함께 부족함을 메꾸도록 사회사업가는 한발작 뒤에 서 있는 것이 좋습니다.
임정순 님 복날 잔치 떠올리니 좋습니다.
재료 준비할 때 이웃들이 도와주러 임정순 님 댁에 오셨습니다.
13층 채송화 님, 정명화 님이 도와주러 오셨고, 15층 사시는 임정순 님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셨습니다.
"나는 15층은 올 일이 없는데, 한 10년 만에 온 것 같아요."
"감사해요. 이렇게 오셔서 도와주시니까 좋아요."
"다른 건 못해도 이런 건 얼마든지 도와드릴 수 있죠."
임정순 님, 김정희 님, 정명화 님
세 분이 얼굴만 알던 관계에서 조금 더 가까운 관계가 되었습니다.
"언니라고 부를게요."
임정순 님이 음료 내어드리면서 말씀하셨습니다.
필요한 재료와 도구를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걱정이 없습니다.
식용유가 부족하다는 말에 김정희 님께서 집에 있는 식용유를,
쟁반이 필요하다는 말에 크기별 쟁반을,
준비된 재료를 보시더니 "깻잎 있는데 좀 가져올까?" 하셨어요.
재료 준비하는 과정이 동네잔치 같았어요.
도마 위 칼질 소리도 참 정겨웠습니다.
민수빈 선생님이 임정순 님과 13층 이웃들 연결해 드린 덕분이죠.
부침개 잔치할 때도 김정희 님께서 이웃들 불러주셨습니다.
우리가 연락드렸다면 그렇게 빨리 일꾼을 불러 모을 수 있었을까요?
반장님이자 동네 왕 언니이신 김정희 님 전화 한 통에
목에 휴대용 선풍기 매고 만반의 준비를 해서 모이셨습니다.
더운 날 불앞에서 부침개 부치셨어요.
"내가 더위에 진짜 약한 사람인데 동네잔치니까 인내심을 가지고 하고 있어요."
이웃들을 위해 부침개 부치시는 건희 할머니께 감사했어요.
1102동 잔치이나 오가는 분들께 모두 부침개 대접했어요.
온 동네잔치가 된 듯했지요.
채수암 님은 사과즙도 주시고,
부침개 부치느라 고생한 동네 아주머니들 위해 고추 화분도 여러 개 선물하셨어요.
같은 동 사는 아주머니, 아저씨가 아니라
이제는 부침개 잘 부치는 아주머니, 고추 화분 선물해 준 아저씨로
서로에게 또 다른 의미로 아는 체하실 거예요.
의미 있습니다.
조각보 문집 사업으로 바쁜 날이었지만 복날 잔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모든 일이 관계 돕기 위한 일인데 잔치로 한자리에 모일 수 있으니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있을 전시회와 마침식도 동네잔치 같은 시간이 되길 기대합니다.
애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