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체력 소모로 인해 다음 날 건민이의 유치원 등원에 다소 무리가 있어 보통 일요일 보다는 토요일에 산행을 선호 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토요일 잡힌 강의 스케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요일 산행을 하게 되었다.
사전 약속 없이 갑작스럽게 잡힌 산행이라 집 근처 1시간 내에 이동 가능한 곳들을 찾아보던 중... 의왕시에 있는 모락산이란 곳을 알게 되었다.
모락산은 도심에 인접해 있기에 등반 코스들이 잘 발달되어 있어 연간 수많은 등반객들이 찾는 곳이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의왕시 호계동 쪽에 있는 LG아파트 약수터에서 산을 올라 국기봉(정상)을 지나 계원예술대학 후문으로 내려오는 횡단 코스를 주로 이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차를 가지고 가기 때문에 항상 주차에 신경을 쓰다 보니...
상대적으로 주차가 용이한 계원예술대학 후문에서 올라 국기봉을 찍고 다리 원점으로 돌아오는 왕복 코스를 선택했다.
-------------------------------------------------------------------------------------------------------------------
부랴부랴 준비하고 12시 조금 넘어 부천(상동) 집에서 출발... 송내IC 진입하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고 평촌IC로 나와 계원예술대학 후문까지 이동하는데... 약 35분 정도 소요됐다.
오늘은 평소 때와는 달리 이동 경로에 여유가 있었다.
계원예술대학 후문 바로 옆 작은 주차장에 주차... 무료주차장이다.
주차장 아래쪽에 작은 텃밭이 있다. 파가 심어져 있는데 꽃들이 한참 피어 있었다.
건민이는 처음 보는 파꽃을 무척 신기해했다. 누군가가 일부러 심어놓은 듯 한데... 잡초들도 많은 걸 보니 따로 관리를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주차장 한 쪽에 전쟁 전승 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그 뒤로 먼지를 털 수 있는 에어건이 설치되어 있다.
계원예술대학 후문 주변에 갈미한글공원이 조정되어 있다.
그렇게 큰 공원은 아니고 도로 양옆으로 아담하게 조정되어 있는 공원인데, 한글공원이란 이름답게 한글 형태의 여러 조형물들이 조성되어 있었다. 그냥 아이들이 뛰어 놀고 아기자기하게 사진 찍기는 괜찮아 보였다.
공원 안에도 무료 공영주차장이 있다. 그리고 공중화장실도 있는데 관리 상태가 상당히 좋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모락산 정상까지 왕복하는데 산행 중간 화장실이 없으니 우리와 같이 이곳에서 왕복코스로 산행을 할 때는 미리미리 이곳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주차장뿐만이 아니라 모락터널 방향의 언덕길에도 많은 차들이 이면 주차를 한 상태...
저렇게들 편하게 주차한 걸 보니... 주말에는 특별한 단속이 없는 듯 하다.
계원예술대학 후문쪽으로 모락산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는... 후문 바로 옆 주차장에 뒤쪽으로 오르는 코스와 찻길 언덕길을 올라 모락터널 옆으로 오르는 코스가 있다.(어느 쪽을 가나 중간에서 다시 만난다.)
우리는 주차장(파밭 뒤쪽) 뒤쪽으로 오르는 길을 오늘 산행 들머리로 택했다.
주차장(파밭) 뒤쪽으로 오르는 입구...(눈에 잘 띄지 않는다.)
입구 들어와서 주차장 쪽 바라본 모습...(세 번째 사진)
처음에는 편안한 길들이 이어진다.
그러나 들머리 초입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아 나름 유명한 산이라 하기엔 다소 가꿔지지 않은 길들이 이어진다. 그런데... 이런 길들이 오히려 더 좋다. ^^
조금 오르다 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정상(국기봉)쪽으로 이동...
오르는 동안 숲이 많이 우거져 볕이 잘 들지 않는다. 그래서 주변에 고사리들이 많이 자라있었다. 반찬으로 먹어만 보던 고사리를 직접 보니 무척 신기해했다.
길 한쪽의 작은 돌무덤... 돌 몇 개 주워 탑도 쌓아보고... ^^
초록을 물씬 느낄 수 있는 한적한 길이 이어진다.
첫 번째 작은 쉼터... 모락터널 쪽에서 오르게 되면 이곳에서 만나게 된다.
터널 쪽에서 오르는 길이 주차장 쪽에서 오르는 길보다 약 300m 정도 더 길다.
주차장 쪽에서 오르는 길이 상대적으로 짧긴 하지만, 좀 더 가파르게 오른다.
산행길이 생각보다 가파르고 거칠다(?). ^^
갖은 나무뿌리들과 불규칙한 돌부리들... 특히, 우천 시 또는 우천 후 산행길에 습기가 있을 경우 상당히 미끄러울 수 있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할 때는 각별한 주의요망.
그래도 건민이는 여러 차례 산행을 했기 때문에 이정도 길들은 씩씩하게 잘 오른다.
나무계단 삼거리란 곳에 도착... 이 이정표에는 정상까지 약 0.6km(600m) 정도 남았다고 표기되어 있다. 그러나 조금 지나 나오는 나무계단 앞 이정표에는 958m라고 나온다. 갔다 와 본 결과 958m가 맞다.
와이프는 다소 힘들다고 우회등산로 가자고 하는데, 나와 건민이가 우겨서 계단길로 이동한다.
보통 등산로가 험하거나 힘들어 다소 편안하게 돌아가게 하거나 혹은 사람들이 많이 몰려 분산시키려는 목적 등으로 우회등산로를 표기해 주는데... 이곳 우회등산로는 우리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등산로 이었다. 나중에 하산길에는 이곳 우회등산로를 통해 내려왔는데... 가파른 경사구관과 험난한 길들이 즐비했다. 결국 오름길에 우회등산로를 피한 것이 좋은 선택이 되었다. ^^
계단길이라 하나 그리 길지는 않다. 또한 각 계단의 층과 층 간격이 낮아 경사가 제법 있는데도 불구하고 많이 힘들진 않다.
재미있는 건(재미있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 계단을 오르면서 마치 출렁다리 건너는 기분처럼 출렁출렁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계단길 중간 정도 오르면 작은 전망대가 나온다.
숲이 많이 우거져 있다 보니... 산을 오르면서 처음으로 전망을 바라 볼 수 있는 곳이다.
멀리 청계산과 백운산 등이 바라다 보이는 탁 트인 전망이 나온다.
이곳에서 잠시 목도 축이고 숨 좀 고른다.
계단길을 지나... 계속해서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한참 걷다가 갑자기 멈춰서 땅을 쳐다본다.
뭔가 하고 봤더니... 무당벌레 두 마리가 기어가고 있었다.
어른들은 무심코 밟고 갈수도 있었는데, 아이들 눈에는 이렇게 작은 것들도 잘 보이나 보다.
결국 길 한쪽으로 옮겨주었다.
암봉 쉼터 도착... 이제 약 반 정도 왔다... 아직도 정상까지 약 700m 남았다. ^^
여기서부터 암릉구간이 이어지고... 간간히 시원한 전망들도 눈에 들어온다.
많은 등산객들이 도심 전망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넓은 바위 위에서 포즈를 잡곤 하는데(사진처럼... ^^)... 바위 바로 뒤쪽은 어떤 안전장치 없는 낭떠러지이기 때문에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이어서 계속되는 험하고 거친 산행길... 건민이... 조금은 힘겨워 하는 모습도 보인다. ^^
읔... 사고... 사고... ㅜㅜ
돌부리 잘못 밟아 미끄러지고 말았다. 카메라 부셔질까봐 손 짚고 모로 넘어졌는데... 결국 무릎 까지고 손바닥 다치고... 카메라도 긁히고... ㅜㅜ 어른도 방심하면 이렇게 사고가 난다... 산행은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 ^^
보리밥고개...^^
여기가 우회등산로와 만나는 길이다.
보리밥고개를 넘으니 묘가 하나 나온다. 벌초가 되어 있는 거로 봐서는 관리가 되는 묘 같은데 누구 묘 길래... 이 험하고 높은 곳에...
왜? 보리밥고개하고 하는지 모르겠다... 산행 초입에 보리밥집들이 많이 있던데... 혹... 그것들과 연관이 있는지??? ㅎㅎㅎ
※ 그나저나 의왕시에서 관리하는 이정표(흰색바탕)와 119에서 관리하는 이정표(초록색바탕-119에서 관리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119라 써 있는 것)의 거리 기록의 차이가 있다.
처음 보리밥고개을 넘기 전 이정표(흰색바탕)에는 정상까지 약 550m 정도 남았다고 나왔는데... 약 100여미터 정도 이동해 나온 119이정표(초록색바탕)에는 정상까지 약 100m 정도 남았다고 표기되어 있다. 119이정표에 나온 것처럼 100여미터 이동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정상(국기봉)이 아니라 모락산 전승 기념기가 있는 곳이 나온다.
결국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119이정표(초록색바탕)의 거리 측정에 오류가 있었다.
모락산 전승 기념비 도착...
6.25전쟁 때 이곳이 주요 거점으로 전투가 치열했나 보다.
전승 기념비 부근에 계수기가 설치되어 있다.
계수기가 설치되어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는지 측정하는 기계인데... 작동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계수기 부근 벚나무들이 몇 그루 있는데... 그 중 일부는 벌써 버찌 열매가 주렁주렁... ^^
모락산 팔각정(정상 삼거리) 도착...
여기서 잠시 쉬며... 준비해온 과일 간식을 먹고...
모락산성이란 안내표지판이 있다. 읽어보면 내용을 이해는 하겠는데... 어디가 어떻게... 어디에서 어디까지가 산성인지 알 수 가 없다. 아마도 우리가 걸어온 길 자체가 하나의 산성인 것 같은데... 그러한 자세한 설명들이 없어 많이 아쉬웠다.
이곳 팔각정에 있는 119표지판엔 정상까지 약 300m 남았다고 표기되어 있다. 아까 보리밥고개 부근의 이정표에는 약 100m로 표기되어 있었는데... ㅡ.ㅡ
그리고 마지막 정상 국기봉으로 가는 길... 우측에 다소 흉물스럽게 철조망들이 쳐 있다.
군부대인가 하고 보니... 철조망 안쪽으로 농작물 및 과수들이 재배되고 있었다.
지나가던 다른 등반객이 사유지라 이렇게 해 놓았다고 알려준다.
국기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오름길... 나무계단길과 암릉구간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
안양시 평촌 시내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마지막 국기봉 오름길도 역시 험하다.
드디어 정상... 국기봉 도착... ^^
국기게양대 밑 정상 표지석...
정상 기념촬영... ^^
정상 부근은 공간이 넓지 않고... 주변이 절벽으로 위험해... 아이들과 함께 할 시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건민이는 바위길 등을 좋아해... 이곳에서도 한참 돌아다니며 즐긴다. ^^
정상 부근은 공간이 넓지 않고... 주변이 절벽으로 위험해... 아이들과 함께 할 시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건민이는 바위길 등을 좋아해... 이곳에서도 한참 돌아다니며 즐긴다. ^^
정상에서 아이스크림(하드)를 파는 사람이 있있다... 한 개 1500냥...
날씨도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고 체온이 떨어지며 다소 쌀쌀한 기운이 도는데도 불구하고... 어찌 달콤함의 유혹을 이길 수 있겠는가... ㅎㅎ
그래도 여기서 아이스크림 파는 사람은 다소 양심적인 듯... 어른이고 아이고 아이스크림을 살 때마다 하드 껍질과 나무 막대 절대로 산에 버리지 말라고 몇 번씩 주의 당부를 한다.
자기가 다시 수거해가니... 쓰레기는 자기한테 다시 가져오라고... ^^
잠시 쉬다 말고... 강풍(바람이 더 심해졌다...)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바로 하산한다.
금방이라도 비가 막 쏟아질 것 같아... 하산길 서두르며... 조금 더 빨리 내려갈 생각에 거리가 다소 짧은 우회등산로쪽으로 내려온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우회등산로는 매우 가파르고 길이 미끄럽고 생각보다 험하다.
만약 오늘 산행에 이 길을 거꾸로 올랐다면... 읔... 생각만 해도... ㅡ.ㅡ
우회등산로 내려와 처음 올라왔던 코스로 계속 내려가던 중...
와이프와 건민이가 가보자고 하여 마지막 부분 하산길은 모락터널 쪽으로 이동...
다소 돌아가는 길이긴 하지만, 계원예술대학까지 빠르게 치고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능선을 타고 완만하게 내려가는 길이다.
내려가는 길에 나름 운치가 있으면서도 조금은 으스스한 솔숲길이 나온다. ^^
모락터널 가까이 오면 마지막 계단길이 나온다.
여기도 계수기가 설치되어 있다.
건민이가 왔다 갔다... 장난을 친다... 아마도 저렇게 장난치는 사람 꽤 있을 듯 하다.
모락터널 옆 길...
점심을 거른 터라... 내려와서... 바로 음식점으로...
계원예술대학 후문 쪽엔 다수의 음식점들이 있는데, 대부분 보리밥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이 집이 맛집인지는 모르겠으나... 많은 사람들이 이집으로 들어가기에 우리도... ^^
보리밥과 감자전...
허기지고 배고픈 상태에서 먹으니... 그 맛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마도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우리와 같은 맛일 게다... ㅎㅎ
-----------------------------------------------------------------------------------------------------------------
모락산은 도심과 근접해 있어 오름이 편하다. 또한, 북한산, 수락산, 관악산 등과 같이 전망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라 한다.(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좀... ^^)
임명대군묘, 전승지, 모락산성 등 역사 교육적인 면도 병행할 수 있어 좋은 곳이다. 그러나 이 부분 역시 좀 더 체계적인 관리와 설명 등이 미흡한 건 사실이다.
더구나 중간 중간 갈림길에 이정표들이 명확하지 않아 초행길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등산객이 많아 물어물어 가거나 사람들이 많이 가는 길로 가면 자연스레 오르내릴 수 있다.
오늘 우리가 오른 코스에는 별도의 화장실이 없다보니... 산행 전 미리 용무를 보고 이동하는 것과 약수터 등 식수 해결이 어려우니... 여유 있게 식수를 준비해 가는 것을 추천한다.
볕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숲이 여름 산행에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고 아기자기한 바위들과 암릉길이 충분한 재미를 준다. 또한 대부분의 등산로 주변에 도토리 등의 열매가 열리는 상수리나무들이 많이 번식해 있어 가을 산행에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계원예술대학 후문에서 정상(국기봉)까지 왕복 약 4km 정도 오후 1시경 산행을 시작해서 약 4시경 원점으로 돌아왔으니... 총 약 3시간 정도 소요됐다.
해발 385m로 그리 높지 않으며 최근 다른 등산로들처럼 너무 인위적으로 가꿔지지 않은 등산로들이 또 다른 매력이긴 하나... 전체적인 등반로가 가파르고 험하여 어린 자녀들과 동행하기엔 많은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여기도 가파르고 험하다는 기준은 아이 기준에서 본 것이다. 성인의 기준에서는 어느 산을 가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코스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이유는 아이들과의 산행 시 더 많은 신경을 쓰라는 당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