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년~1791년)
바흐, 베토벤과 더불어 역사적으로 가장 뛰어난 음악적 업적을 이룩한 작곡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음악의 신동(神童)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의 음악은 불멸의 반열에 올랐으며 문명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클래식에 전혀 관심이 없더라도 모차르트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다. 심지어 그의 이름도 모르고 그의 음악도 전혀 모르는 사람조차도 그의 음악은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특히 모차르트는 어린 시절부터 주목할 만한 음악을 남겼기 때문에 음악 역사상 가장 재능이 뛰어났던 불세출의 천재로 인정받고 있다. 35년의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현존하는 작품 수만 무려 쾨헬 번호(K.) 626편에 이르는 곡을 남긴 괴수이며 단순히 곡 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다수의 작품들이 음악성 측면에서 최고의 경지에 올라 있으며 음악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었다.
모차르트의 가장 놀라운 능력은 기악 성악을 가리지 않고 모든 형식의 음악에 능했으며 그것도 그냥 두루두루 잘한다 수준이 아니라 거의 끝판왕급 역량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모차르트처럼 기악곡 분야 전반과 성악곡 분야 전반에서 모두 뛰어난 걸작을 남긴 음악가는 극히 드물다. 기악곡의 경우 독주곡/실내악/협주곡/교향곡과 같은 다양한 음악장르에서 (첼로나 트럼펫 정도를 제외하고)특정 악기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악기를 위한 작품 및 다양한 악기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작품을 남겼으며, 성악곡의 경우에도 독창곡/합창곡/오페라/종교음악 등의 거의 모든 장르에서 역사적인 명작들을 남겼다.
한마디로 모차르트는 음악 역사상 가장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음악을 남긴 음악가이다.
또한 모차르트처럼 대중성과 작품성 양쪽에서 모두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음악가 역시 정말 드물다. 그의 음악들은 쉽고 편안하게 들리면서도 역대급의 음악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대작곡가들의 음악들과도 구별되는데, 덕분에 그의 음악은 콘서트홀에서만 연주되는 것이 아니라 영화음악, 각종 BGM, 벨소리 등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어서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전 세계의 광고, TV, 영화, 드라마 등 모든 분야에서 모차르트의 음악이 가장 많이 사용될 정도로 클래식 음악가 중 대중적으로도 가장 잘 알려진 음악가이다. 클래식 음악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 모차르트의 음악을 많이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차르트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면 모차르트가 살아생전 작성했던 편지를 모아 완역한 서적 <모차르트의 편지>를 읽어보기 바란다.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지휘자로는 네빌 마리너, 카를 뵘 등이 있다. 특히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상당한 양의 레코딩을 남긴 카를 뵘 같은 경우는 아직도 대다수가 폐반되지 않아서 구하기도 쉬운 편. 시대연주 관련해서는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나 크리스토퍼 호그우드등도 있다.
모차르트의 건반음악은 비교적 간단한 노트에도 불구하고 난이도가 악랄하기로 유명하다. 악보 읽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간단한 만큼 한 음도 헛되이 연주할 수 없기 때문에 연주자의 마음을 괴롭게 만든다. 모차르트 곡은 한 음 틀리면 티가 확 나는데다 기계적으로까지 들릴 수 있는 음악을 페달도 밟지 않고 감정을 살려서 연주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쇼팽 에튀드를 암보하는 음대 입시준비생에게 모차르트의 소품을 들이밀었더니 욕을 먹었더라는 이야기가 있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백조에 비유한 이들도 있다. 잔잔한 호수에 미끄러지듯이 수영하는 백조의 다리는 쉴틈없이 바둥바둥거리고 있다나? 이런 표현을 돌직구로 느끼고자 한다면 그 간단하다던 반짝반짝 작은 별 변주곡을 들어보면 되겠다.
피아노를 조금 쳐 본 사람은 알겠지만, 모차르트의 곡들은 옥타브가 많다거나 하지 않다. 손이 작아도 무리없이 칠 수 있는 몇 안 되는 거장 음악가 중 한 명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차르트의 악곡들이 연주하기 힘든 것은 트릴과 어마어마한 노트들 때문.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면 모차르트는 피아노를 연주할 때 항상 즐겁고 가볍게, 신나게 연주하는 모습으로 나오는데, 실제로 모차르트의 악곡들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그런 느낌이 필요하다. 마치 날아가듯이 연주해야 듣는 사람이 모차르트 곡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마냥 가볍고 빠르게 치다 보면 음이 모조리 빠지고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것이 모차르트의 악곡이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느낌을 살려 제대로 치기 위해서는 수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건반을 둥글게, 정확히 누르는 타건법, 그리고 손가락과 손목에 무리한 힘을 싣지 않고 자유자재로 치는 법, 악보에 표현된 이음줄과 붙임줄을 정확히 구사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모차르트 악곡은 거의 페달을 쓰지 않기 때문에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며 베토벤 이후의 악곡에서 느껴지는 페달을 사용한 장엄함은 거의 찾을 수 없다. 그래서 더더욱 이음줄 등의 악상 기호를 정확히 표현해야만 느낌을 살릴 수 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수많은 연습과 훈련 위에 통통 튀는 느낌으로 연주하는 것이 모차르트 악곡 표현의 정수라고 할 수 있겠다.
옥타브 이상으로 손가락을 벌릴 필요가 없어 손이 작아도 연주에 아무런 지장이 없고 경쾌하고 산뜻하게 진행하면서도 동시에 내면의 깊이를 담아 연주해야 하기 때문인지, 모차르트의 스페셜리스트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여류 피아니스트들이 많으며, 모차르트 피아노 음악의 명반을 꼽을 때 주로 거론되는 음반도 여성 피아니스트가 연주한 것들이다.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클라라 하스킬, 잉그리드 해블러, 마리아 조앙 피레스, 우치다 미츠코, 알리시아 데 라로차 등이 모두 여성 피아니스트들이다. 물론 프리드리히 굴다, 발터 기제킹 등 남성 피아니스트들이 남긴 명반들도 많다.
모차르트의 작품을 연주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그의 후배들인 베토벤, 리스트, 쇼팽의 작품들을 연주하는 방식으로 연주했다가는 본연의 느낌을 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곡들은 울림을 중시하고 기교를 부린다는 생각으로 연주하기 보다는 순수하게 음표에 집중하는 가벼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모차르트의 곡들을 기교적 측면에서 떨어지는 어린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연주를 잘한다는 평을 듣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이와 별도로 모차르트는 일부 파이프오르간 작품도 남겼는데, 《환상곡 f단조 K. 608》 같은 경우는 오르간 전공자들 입장에서 난이도가 헬이라고 한다. 비록 대중적으론 알려지지 않은 곡이지만, 베토벤과 슈베르트가 대위법을 연구한적이 있는 음악사적으로 유서깊은 곡이다. 약간 바흐스러우면서도 여기저기 모차르트 특유의 오페라풍 극적 효과나 반음계적 진행이 등장하고 있다.
연주자로서의 모차르트는 즉흥 연주를 많이 했다. 출판된 악보에 간단하게 표현된 노트는 그냥 기본적 멜로디를 표기한 것일 뿐, 본인이 연주할 때는 그것을 바탕으로 즉흥적으로 덧붙여서 야단법석일 정도로 화려한 애드리브를 펼쳤다고. 모차르트의 제자였던 사람이 스승의 연주를 들리는 대로 적어놓은 종이 조각이 전해지는데,음표가 엄청나게 많다. 또한 모차르트의 악보는 고쳐쓴 흔적이 거의 없다. 한 마디로 머리 속에 있는걸 그대로 옮겼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 많은 작품들을 남길 수 있었는지도.
대중적이면서도 기억에 오래남는 선명한 멜로디를 기반으로 작곡한 곡에 조바뀜이 계속 일어나는 실험적인 시도도 많이 하는 등 청자에게는 굉장히 감성적으로 다가오지만, 연주자에게는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기교를 요한다.
"나는 항상 나를 모차르트의 가장 위대한 숭배자로 여겨 왔으며, 내가 죽는 날까지 그렇게 할 것이다."
- 루트비히 판 베토벤
"앞으로 100년 동안 다시는 그런 재능을 볼 수 없을 것이다."
- 요제프 하이든, 모차르트의 죽음 소식을 듣고 슬퍼하며
"모차르트여! 이 멋진 나은 세상의 모습을 당신이 주셨나이까? 가볍고, 밝고, 좋은 날들이 내 평생 동안 내게 머무를 것입니다. 멀리서와 마찬가지로 모차르트 음악의 마법의 음표는 여전히 우아한 방식으로 내게 떠오릅니다"
- 프란츠 슈베르트
"서로 연결되는 안락함과 우아함으로서 이토록 즉흥적이고 명확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기쁨이다. 만약 우리가 모차르트의 음악의 아름다움을 글로 표현 할 수 없다면, 최소한 그의 순수성을 글로 담아내보려고 하자."
- 요하네스 브람스
"모차르트는 음악 창작에 있어 전 영역을 아우르지만,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내 부족한 머리로 이 (피아노) 건반에 손을 대는 것일 뿐이다."
- 프레데리크 쇼팽
"모차르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곡가다. 베토벤은 그 자신의 음악을 창조하였지만, 모차르트의 음악은 순수함과 미를 지녔는데, 그것은 우주에 이전부터 존재해왔던 내적 아름다움의 일부가 숨겨져 있다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 같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모차르트는 매우 장대한 규모의 창의력을 보여서 사람들은 사실상 그가 그 자신을 계속해서 위대한 걸작에 내던졌다고 말하곤 한다."
- 피아니스트 클라우디오 아라우
"모차르트의 음악은 특히나 연주하기 어렵다. 그의 감탄할 만한 명쾌함은 그 음악이 매우 청백함을 입증한다. 그의 연주에서 약간의 실수만 해도 그것은 백지위의 검은 점 처럼 두드러진다. 때문에 그의 곡은 음 하나하나가 정확히 연주되어야 한다."
- 가브리엘 포레
"모차르트의 엄청난 천재성은 그를 역대 모든 예술가들중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게 했다."
- 리하르트 바그너
"모든 음악적 야망은 모차르트 앞에서 절망이 된다."
- 샤를 구노
"모차르트는 위대한 거장들 중에서 가장 범접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
- 아르투르 슈나벨
"모차르트의 음악은 천사들을 지상으로 내려오도록 유혹할 만큼 매우 아름답다."
- 클루게
"어떤 난관에 부딪히면, 모차르트가 당신에게 해결책을 준다."
- 페루초 부소니
"인간 내면의 영혼과 그 에너지의 깊이를 표현하였다는 점에서 바흐, 베토벤, 바그너의 곡들에 감탄할 만 하다. 하지만, 모차르트는 신성한 본능이다."
- 그리그
"베토벤은 일주일에 두 번, 하이든은 네 번, 그리고 모차르트는 매일 연습한다!"
- 로시니
"우리가 모차르트의 음악을 자주 들을수록 그의 음악이 더 새로워 보이지 않는가?"
- 슈만
"모차르트는 음악적 예수 그리스도다. 모차르트는 음악의 영역 내에서 얻을 수 있는 미의 정점이다."
- 차이콥스키
"모차르트는 정의되기 이전에 어떤 행복이다."
- 아서 밀러
"아주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모차르트를 가장 좋아했어요. 그건 변하지 않아요. 모차르트 음악은 아이러니한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음악은 기쁜데 슬픈 감정이 있고, 슬픈 음악인데 기쁜 감정이 느껴지고. 저는 사실 이게 예술의 끝이라고 보거든요. 열려 있는 해석이 가능한. 모차르트를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완벽미’ 때문이에요.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느낌의 음악이예요."
- 피아니스트 손열음
첫댓글 클래식 음악을 평생 친구 삼아야 하는데 저의 경우 중학교 때 부터 대학생 때 까지 사랑했고 그 뒤로는 잊어 버렸습니다. 중학생 때는 오페라에 빠져서 이탈리아 오페라 아리아 몇몇 곡은 따라 부를 정도였습니다. 이걸로 나중에 회사 장기자랑 나가서 상도 타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 다닐 때는 주변에 LP나 CD음반 판매하는 곳이 몇 군데 있어서 항상 들러서 새로나온 걸 구경하기도 했죠. 나이가 드니까 귀가 덜 아픈 실내악이 좋더라고요. 20대에 주로 듣던 모짜르트 음반 중에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래 피아노 바이올린 협주곡 입니다. 사실 제가 뭘 알고 고른 것은 아니고 "이 한장의 명반"이라는 두꺼운 책을 보고 어떤 것이 좋은 음반인지 봐 놓았다가 발견하면 하나씩 사서 들어서 그런 것입니다. 나중에 클라라 하스킬이 유명한 피아니스트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