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저널] 시부문 신인상 2010. 5.
서정시의 정착을 위한 정서의 함축
김 송 배
요즘 현대시의 양상을 살펴보면 대체로 주지적인 요소가 발현된 주제에 천착하는 경우를 종종 목도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아마도 주제의식이 강렬한 시적 메시지로 표출하려는 하나의 경향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러한 지향적인 사유의 현현은 어떤 측면에서 본다면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새로운 이미지의 창출과 언어의 구성으로 주제의 투영을 더욱 투명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주지적인 요소만 강조하다보니 시의 위의(威儀)나 시적 아름다움이 손상되는 경우도 가끔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대체로 우리 현대시의 전개과정이나 그 시법을 보면 우리의 정서를 투영하는 작품들이 많다는 것은 우리의 현실적 체험들이 자아에서 자연과 일상이 복합적으로 현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시부문 신인상 작품으로 넘겨진 작품들은 언젠가도 말한바 있지만 특이한 상황이나 새로운 주제를 발견할 수가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자연 서정으로 시야를 확대해보면 송선헌의 「세월」외 10편은 그의 정서가 실질적인 현실에서 창출해낸 인간과 시간의 상관성이 자심의 진실로 현현되고 있어서 그의 작품에 관심을 두고 당선작으로 선한다. 그의 작품 「세월」「달동네」「고운 햇살」에는 인간의 당면문제 중에서도 노인문제와 ‘달동네’ 등의 문제를 관심있게 형상화함으로써 사회성이 적시되고 있는데 이는 현대 서정시가 지향하려는 인생비평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 돋보인다.
또한 이명주의「봄의 낙화」외 15편은 그가 추출하려는 관념이미지의 진솔한 투영이 관심의 대상이 되어「봄의 낙화」「코스모스」「하루」를 당선작으로 선한다.그는 계절과 자연이 상존하면서 내뿜는 삶의 향기를 적절하게 묘사하여 인간과 자연과 시간이 서로 화해하는 시법을 읽을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리고 이윤재의「삼월 초」외 7편도 관념에서 형상화한 잔잔한 언어들이 그가 지향하려는 시적 사유로 승화하고 있는데「삼월 초」「기다리는 봄」「중랑천 연가」를 당선작으로 합류시킨다.
이 세 분은 더욱 대사물과의 사유의 교통을 확충하고 인간과의 교감을 통해서 시적 진실을 탐색하는데 노력을 기우려야 하고 한편으로는 표현의 함축을 위해서 시적 언어의 확충을 위해서 부단하게 연구해야 할 것이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신인의 작품은 완벽성을 구하지 않고 앞으로 얼마만큼 시와 자시을 발전시킬 수 있느냐하는 가능성에 촛점을 둔다. 더욱 언어의 조탁(彫琢)과 주제의 명징한 투영을 위해서 지적인 탐구에 매진해야 할 것을 당부하면서 축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