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여행을 계획할 때만 해도 친구와 전 제주도로 갈 생각이었어요.. 우연히 울릉도 닷컴에 들어온 후에 그 다음날 우리는 바로 울릉도로 떠났죠. 처음 세상밖으로 나온 느낌... 기대와 설레임도 컸지만.. 사실 두려움도 있었죠 서울에서 포항까지 5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다시 울릉도까지 배를 타고 3시간.. 울릉도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땐... 정말 힘든줄도 모르겠더라구요..^^
친구랑 전 버스로 육로 관광을 마치고 남양에 방을 잡았어요.. 도동 근처는 사람이 좀 많아서 조용한 곳을 소개해 달라고 하니 그 쪽을 알려주더군요.. 저녁에 일몰전망대에 올라가서 해가 지는 것을 보는데... 정말 잊지 않으려고 몇번이고 마음에 담았답니다... 밤에 숙소 앞에 있는 바다에 나가서 발을 담그고 놀다가... 동글동글 보기만 해도 너무 기분좋은 조약돌 가득한 위에 친구랑 둘이 누워서 밤하늘을 바라보았어요.. 쏟아질듯한 별을 보면서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우리는 창피한 줄도 모르고 노래를 불러댔지요... 그렇게 울릉도에서의 첫날이 지나갔구요..
배기자님의 조언에 따라...둘째날은 숙소를 도동쪽으로 옮기고.. 봉래폭포를 보러 나갔어요.. 버스에서 내려 길을 따라 산으로 올라가다보면..천연에어콘이라고 불리는 곳도 나오는데 정말 시원하다 못해 움찔할 정도로 차가워요^^ 봉래폭포도 정말 멋지구요... 올라가는 길도 너무 운치 있어요.. 내수전 해수욕장에 가서 검정 튜브를 두개 빌려서 우리는 마치 어린애마냥 신나게 놀았어요.. 친구랑 둘다 수영을 못해서 바둥바둥 얼마나 웃기고 즐겁던지.. 저녁엔 도동약수터에 가려고 길을 묻다가 매우 친절하신 경찰관 아저씨를 만나 힘들이지 않고 경찰차도 타보았답니다..ㅋㅋ 너무 친절하세요.. 울릉도 항구쪽의 우안도로는 정말 멋지고 운치있답니다... 거기서 친구랑 늦은 시간까지 바다를 바라보며 이야기했어요..마음속 이야기들이 의도하지 않아도 우리 스스로를 진솔하게 만들던군요..^^ 우리의 깊은 우정을 다시한번 신뢰하게 되었죠.
마지막날이라 긴장해서 그런지 알람소리에 깨서 새벽 4시30분쯤에 일어나서 일출을 보러 해안도로쪽으로 나갔죠...정말 정말 꼭 가 보세요.. 우와...우와... 연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답니다.. 시퍼렇게 푸른 바닷길을 따라 하늘을 향해 올라가고 있는 느낌이랄까.. 행남등대까지 가서 저동마을쪽을 바라보는 그 풍경은... 푸르스름한 새벽녁이어야만 운치가 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날은 비가 와서 과연 여객선을 탈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죽도관람 여객선을 타면서 그런 불안함은 다 사라졌어요.. 파도가 출렁일때마다 소리를 지르며 친구와 저는 좋아했죠. 새우깡을 던져주면 곧잘 받아먹는 하얀 갈매기가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정말 신기하게도 울릉도에서는 모두가 친구가 되는 것 같아요.. 모르는 사람끼리 말을 해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구요.. 정말 정많고 따뜻한 곳이에요.. 매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울릉도의 절경들앞에서... 모두 할말을 잃게 되요. 23년 동안 처음으로 떠나본 여행이었는데... 그 곳이 울릉도였기에 이렇게 가슴벅차고 행복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집에 돌아와서 그 시간들을 다시 떠올려보니... 울릉도의 그 멋진 절경들과 함께 생각나는 사람들이 참 많네요... 제일먼저 혹시 우리가 알고 지내던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게 만들 정도로 친근감있게 전화 받아주셨던 배기자님...그 사투리와 억양과 말투를 잊을 수가 없어요..ㅋㅋㅋ 한번 만나뵙고 싶었는데...아쉬워라.. 어쨋든 정말 감사하고 감사했습니다...배기자님...너무 멋져요..^^ 그리고 친절하게 경찰차까지 태워주시며 데려다주신 경찰관 아저씨.. 대한민국 경찰에 대한 아름다운 이미지를 심어주셨어요..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사실...제 친구랑 제가 좀 어리버리하거든요... 그것을 눈치채셨는지... 많은 아저씨..할아버님.할머님들께서 묻지않아도 잘 도와주시고 말도 걸어주시고..정말 감사드려요*^^*
음...그리고 첫날과 마지막날 진짜 우연히 알게 된 세 명의 청년들... 맛있는 고기와 사진기의 거래(?)가 결국은 성사되지 않아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진실되고 멋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하나님앞에서 언제나 신실한 모습으로 신앙생활하기를...^^
주저리 주저리 쓰다보니 정말 길어졌죠... 하지만.. 울릉도에 갔다오신 분들은 제 맘을 알거예요.. 그 말하여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신비한 섬 울릉도에 대해서 행여나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만약...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다해도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떠나라고 말씀드릴수 있을것 같아요..
친구랑 전 아직도 그 바다와 그 하늘과 그 별들과... 많은 추억들을 잊지 못해서 여름이 아닌 다른 계절에 다시한번 떠날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