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무덥군요.
장마중에 비오는 날이 적어 땅도 딱딱하고 푸석합니다.
그래서인지
체험 시작시간이 조금씩 늦어지네요.
이렇게 무덥고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해준 우리 어린농부들(예인, 채연, 유림, 가인, 재혁, 민서(남), 해린, 지윤, 민준, 주현, 우영, 현승, 태이, 예빈)에게 감사와 칭찬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짝짝짝~짝짝~~~~대한~민국 ㅎㅎㅎ
(불참자 - 신수민, 임상민, 오승민, 배보윤=전 주에 참여한 친구들도 있죠.)
8시에 텃밭배움터에 도착하여 주변 밭정리를 하고 (햐~자라라는 작물들은 안자라고 풀들만 그득합니다.) 주변 산을 돌아봅니다. 산딸기는 아직 이른것 같고 (그래도 산딸기 보물창고는 미리 봐두었지요~~ㅎㅎㅎ) 뱀딸기는 무성합니다.
산초나무 잎들을 몇 줄기 꺽어 왔습니다.(산초야 미안~~그래도 원줄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벌레들이 극성인지라 아이들의 얼굴이나 팔뚝에 붙여 벌레도 쫒고 아름다움도 뽐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볼려구요.
어린농부들이 하나 둘 도착하여 부모님과 함께 주변 자신들이 심은 작물들을 관찰합니다. 무척이나 평온하고 정겨운 모습이더군요.
이름표를 붙이고 하나 둘씩 산초나뭇잎으로 얼굴을 디자인해 봅니다. 역시 아이들의 피부가 고와 산초잎을 붙이니 아주 좋아보입니다. 신기해 하기도 하구요. 정말로 예쁜 천사들입니다. 내얼굴에 붙여보니 피부하고 썩 어울려 보이지는 않던데....ㅠㅠ
출석체크를 끝내고 벌레기피제로 샤워를 한 후 밭으로 향합니다. 감자잎들이 누렇게 뜨고 28점 무당벌레가 잎사귀에 각양각색의 그림을 그려 놓았군요. 재현이가 벌써 무당벌레를 비롯한 벌레들에 눈이 동그래집니다. 아주 벌레들과 친숙합니다.
역시 감자알이 굵거나 많지는 않더군요. 그래도 수확하는 어린농부들 표정이 보석을 채취하는 환희에 찬 모습입니다.
호미에 찍혀 나오는 감자,
콩알만한 아기 감자,
그래도 감자의 모습을 갖춘 감자다운 감자,
여하튼 신나는 수확입니다.
이제 완두콩도 거두어 꼬투리를 깝니다.(너무 늦은 수확이라 꼬투리안에서 모두 잘 말랐네요)
4알짜리,
5알짜리,
8알짜리....소리내며 어린농부들이 잘도 깝니다. 완두콩알이 꼬투리를 벗고 스텐레스통에 떨어지는 소리가 예술입니다. 오감을 만족하는 텃밭행위예술이랄까요?--ㅎㅎㅎ
오이가 몇개 굵게 익어가네요.(참고로 무당벌레반은 오이 지주대도 안해 주었습니다. 옛적 우리 할머니들도 간혹 오이를 지주없이 바닥으로 오이가 기도록 키우던 모습을 재현해 보려구요.) 새끼손가락만한 오이는 여러개가 오손도손 자라고 있습니다. 큰 오이 두개를 따서 서로 나누어 먹어봅니다. 햇볕에 익어 따뜻한 맛(??-ㅋㅋ)이 그만입니다. 역시 직접 따서 그자리에서 먹어보니 신선 그대로입니다. 누가 안먹는다고 그랬지? 재혁이던가? 후회할걸 아마도...이런 맛을 어디서 또 보려나?----ㅋㅋ
오이옆 호박을 살펴봅니다. 제법 많이 큰 호박 2개를 수확하고 호박의 생태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호박숫꽃의 생김새와 암꽃의 차이, 왜 숫꽃은 꽃자루가 길게 올라오고 많이 피는지....동글동글한 눈으로 아이들이 들어주니 제가 신납니다.
수확물을 들고서 하우스로 향합니다. 수확한 감자가 적을것을 감안해서 미리 구입해 놓은 감자를 호일로 감싸봅니다. 이것도 재밌는 놀이네요. 서로 해보겠다고 아기새들마냥 손을 내밉니다.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감자 자연 나무로 굽기에 도전합니다. 어린농부들이 산자락으로 올라가서 바닥에 떨어진 잔가지들을 모아옵니다. 어미새가 집짓기하듯이.....
오늘은 나무들이 아주 잘 타들어 갑니다. 활활활....잘 익을것 같은 느낌이 확 옵니다.
개중에 감자가 너무 탈까하는 걱정어린 친구들도 있네요.--걱정마시길 이래도 심학산에서 감자굽기가 벌써 몇번이더냐~~ㅎㅎㅎ
감자가 숯불에 익어갈 시간을 이용해 주변을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습니다.(실은 산딸기 보물창고로 갈려구요~ㅋㅋ) 오늘은 산기슭으로 가는것이 아니라 주변 마을로 갑니다. 아이들과 손을 잡고 산책해보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더군요. 이런저런 얘기도 하며...
산책하기를 너무 잘했네요. 가는 도중 벚나무열매도 따먹고 (예인이는 버찌로 귀신모양을 얼굴에 그립니다~~ㅋㅋ) 뽕나무 열매인 오디도 따먹고......맛을 평가하는 내용이 각양각색입니다. 나름대로 맛이 좋은 것은 손바닥 가득 모으는 친구들도 있군요.
드디어 최종 목적지인 산딸기 보물창고에 도착했습니다.
우와!!!! 이렇게 동네에 산딸기가 가득한 곳은 처음입니다.(제발 담에도 모두 따먹지 말구 남아 있음 좋겠는데....재혁이만 조심하면 되는데...ㅋㅋ)
가인이, 예인이, 채연이, 재혁이, 유림이, 현승이, 태이, 해린이, 우영이, 민준이는 아주 신이 납니다. 재현이는 밭에서 수집한 벌레 비닐주머니를 아직도 들고 다닙니다.
산딸기 맛이 참으로 싱그럽습니다.
(젊은 농부님 조금만 따 드시길 권장합니다.~~ㅎㅎㅎ)
다시 밭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감자가 다 익었네요. 뜨거운 감자를 삽으로 들어내어 산기슭으로 돗자리와 함께 올라갑니다. 널직한 자리에 돗자리를 펴고 구운 감자를 하나씩 먹어봅니다. 역시나 뜨거운 감자군요. 까달라구 여기저기서 손길을 내밉니다. 근데 얘들아 나도 뜨겁거던....
호호 불어가며 뜨거운 감자를, 뜨거운 여름날에, 뜨겁게 먹어 봅니다.
이열치열이 따로 없죠?~~ㅎㅎㅎ
그런데 맛이 대박입니다. 너무 뜨거운지라 지윤이는 바닥에 떨구고 다시 하나 더 먹네요.
구운 감자는 껍질을 얇게 벗겨 노릇한 부분이 제일로 맛있는거라며 벌써 감자의 참맛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친구도 있더군요. 먹어본 사람의 경험같네요...
다들 맛있다며 잘도 먹네요. 서로 하나씩 더달라구 떼를 써보지만 줄 감자가 없군요...동생들반에도 절반은 갖다 주어서요.
벌써 12시가 넘어갔네요.
이제 슬슬 정리하구 밭으로 가서 쌈채소들 수확해서 선물로 가져가야지요. 상추들을 포기채 뿌리뽑아 상추 꽃다발을 만들어 어린농부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얼굴이 미소들이 떠오릅니다. 비록 하찮은 상추지만 직접 키운거라 남다른 애정들이 있을겁니다. 집에 가서 오늘밤은 삼겹살 파티를........ㅎㅎㅎ
오늘도 우리 무당벌레 어린농부들 심학산 텃밭에서 행복함을 느끼고 가셨기를 바랍니다. 저도 아주아주아주아주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참, 하우스에서 작물들을 나누어 주는 와중에 우리 예인이가 담에는 못볼것 같다며 아쉬워합니다. 다른 할 일들이 많다면서....참 즐겁게 신나게 같이 놀아준 예인이에게 감사한 맘을 보냅니다. 언젠가는 다시 텃밭에서 만날 수 있겠지요?
다른 농부들과 다시 볼 날을 기다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