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동체가 살아나고있다.
"죽어 있던 소공동체들이 다시 살아났고, 쉬는 신자까지 손바닥안에 다 들어왔어요. 신자들의 호응도도 높아요. 반미사를 통해 구역이 살아나니 성지순례나 연도대회, 척사대회까지 구역 단위로 활성화되는 게 눈에 보입니다."
서울대교구 신정동본당(주임 조용국 신부) 김숙주(안젤라) 여성총구역장은 이처럼 '반미사' 예찬론자가 됐다. 본당 소공동체 기초 단위인 반모임이 미사를 통해 활성화되는 걸 지켜보고 나서다.
마침 지난 6월23일 오후8시 본당 5구역 3반 여운주(헬레나)씨 자택에서 조용국 신부 주례로 반미사가 봉헌됐다. 미사에 앞서 반원들은 고해성사를 보고 저마다 미사 지향을 알린다. 집에 있는 형제님(남편)을 위해, 군에 간 아들을 위해, 냉담자 회두와 저희 가정을 위해, 이라크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고 김선일씨와 가족, 세계 평화를 위해…. 미사 지향은 제각각이지만 성모처럼 주님께 순명, 믿음과 신뢰의 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은 반원들이 모두 일치한다.
미사 중 영성체는 양형 영성체로 이뤄지고, 평화의 인사 때는 주임 사제와 수도자, 반원들이 일일이 손을 맞잡고 친교를 나누며, 주임 사제가 반원 모두에게 축복한다.
"배춘자 마르타자매님 안나오셨나요?"(조 신부) "예, 미용실 일이 바쁘신지 못나오셨어요."(반장)
"그래요? 우리 모두 머리 손질할 땐 마리아미용실로 갑시다. 자매님이 열심히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시다."(조 신부) "예…."(반원들) 마치 초대교회 공동체 같은 따스함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본당에서 반별로 돌아가며 매주 2~3차례씩 반미사를 봉헌하기 시작한 건 지난 2월4일부터. 본당 15개 구역 77개 반 중 1구역에서 5구역3반까지 이뤄졌으니 이날 미사가 26번째다. 반미사에 대한 신자들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전엔 구역미사만 했었는데, 반미사를 하게 되니 소공동체가 상당히 활성화되는 것 같고 호응도 좋아요. 대신 신부님께서 힘드실 것 같아 걱정이예요."(조승복, 베드로, 54)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집에서 드리니 더 푸근하고 정겹네요."(진미, 안나, 31)
조용국 신부는 "본당 구역마다 자생력이 없어 고민하다가 소공동체가 자리잡기 위한 토양을 마련하기 위해 반미사를 봉헌하게 됐다"며 "어느 정도 자생력이 갖춰지면 소공동체를 기초로 사회사목과 선교, 가정사목에 이르기까지 각종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도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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