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향기 ‘성모님과 함께하는’ 한결 같은 신심으로

[이동근 아우구스띠노]

노년의 향기/제주교구 노형성당 이승철 바오로

‘성모님과 함께하는’ 한결 같은 신심으로

안창흡 프란치스코 제주 Re. 명예기자

제주교구 노형성당(주임 김석주 베드로 신부) 제2 Cu.인 창조주의 어머니 Cu.(단장 고문석 안드레아) 직속 성인들의 모후 Pr.(단장 김주원 크리스토폴) 서기 이승철 바오로 형제님을 만났다. 68세, 초로의 연세이지만 동안으로, 꾸밈이 없는 얼굴과 수수한 옷차림이 나이를 한참 아래로 보게 만들었다. 한 눈에 보기에도 무척 소탈한 인상이었다. 소문대로 ‘성모 마리아께 의지하며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신앙인’으로서 살아가기 때문일까.
특히 꾸리아 단장직에 추천을 받았을 때에 “사명감으로 봤을 때에, 제가 맡을 자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라며 극구 사양하며 손사래 쳤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바 있어서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해봤다. 왜 꾸리아 단장직을 마다하셨느냐고. 돌아온 대답은 “사실, 단장직은 자신이 없었다”는 것.
꾸리아 서기를 맡고 부단장 직에도 임했으나 단장직은 자신의 능력이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사양하면서 참으로 미안하기도 했고 마음이 안 좋았었다고 회고한다. 한참 뒤에 순명의 정신으로 받아들여야 맞는 일이 아니었을까 여겨지기도 했으나 지금도 후회는 없다며 엷은 웃음을 띠었다. 훌륭한 단장님들이 선출되셔서 잘 이끌어오고 계시다는 말씀을 덧붙인다.
무엇보다 이승철 바오로 형제님은 지난해 12월 초에 열린 본당 연차총회 때 25년 개근상을 받으면서 단원들의 부러움을 샀고, 이와 같은 모범적인 수상은 타 단원들에게 알게 모르게 커다란 교훈으로 작용하고 있다. 행동단원으로 입단한 이래 지난 25년 동안 쁘레시디움 주 회합에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은 무결석 기록은 현재진행 중이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 이 바오로 형제님은 25년 전 서문성당 순교자의 모후 Pr. 행동단원으로 입단했을 때, 그리고 성조의 모후 Pr.으로 옮겨 활동하면서 귀가 아프게 들었던 ‘레지오 단원으로서 첫째가는 의무’를 떠올린다. ‘주 회합에 규칙적으로 정각에 출석해야 할 의무’이다. 이 바오로 형제님은 상훈 제1항이기도 한 단원의 으뜸가는 ‘주 회합 출석’ 의무를 25년간 한 주간도 잊은 적이 없다 신다.
거주지를 노형동으로 옮긴 이후에도 서문성당 소속이었으나 서문에서 분할되며 신제주성당이 설립되자 신제주로 소속이 함께 이동되어 레지오 단원으로서 활동을 지속했다. 이후 모본당 신제주성당에서 분할되어 노형성당이 설립되자 노형 소속으로 이동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25년 간 주회합에 무결석
주 회합 우선 참석 원칙이 가능했던 것은 입단 당시부터 훈련받은 겸손과 순명, 온유, 기도, 고행, 순결, 인내심, 지혜 사랑, 믿음의 덕목에 바탕한 레지오 정신에 투철 하자는 다짐 때문이기도 했다. 특히 이 바오로 형제님의 직업이 개인택시 기사라는 점 역시 레지오 활동, 본당 협조 활동을 ‘우선’ 할 수 있는 여건이었다고 꼽으신다.
아쉽게 지난 4월에 개인택시를 다른 분에게 양도하면서 현재 운전기사라는 직업세계와 결별했으나 직업인으로서도 사회봉사에 투철한 면을 보여주셨다.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이미 25년 무사고 기록을 갖고 있다. 5월에는 ‘30년 무사고 기록’을 인정받게 된다. 이 바오로 형제님은 평생 직업이었던 개인택시 30년 무사고 기록 역시 성모 마리아의 도우심, 자비로우신 주님의 은총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으리라 여기신다.
집을 나서며, 또, 자동차 문을 열고 핸들을 잡으면서 “오늘 하루도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무사한 운행이기를, 특히 이 차를 이용하는 손님들이 편안한 승차와 복된 하루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기도했던 개인택시 운전기사로서 30여년 생활은 참으로 은총과 축복의 시간이었다고 회고하신다. 운행 중에 묵주기도를 지속할 수 있었던 점은 참으로 커다란 기쁨이고 행복이었다고 첨언하면서 30년 무사고 차량을 인수한 분도 무사고 기록을 이어가시길 기도하신다고 전했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이 바오로 형제님은 본당 소공동체 구역장, 반장으로서 지역복음화를 위한 봉사에도 성심을 다하여 임했다. 정존2구역장을 연임하고 1년을 덤으로 더하셨다고 한다. 2반 반장까지 겸하여.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부딪칠 때에는 성모님과 주님께 기도하고 의지하면서 솔선수범해 나서주는 이웃들의 도움으로 임무를 잘 수행하고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본당 안에서는 레지오 단원으로서만이 아니라 성인 복사 일원으로서 부활, 성탄 등 대축일 때에나 혼배, 장례미사 등에 부름을 받으면 기꺼이 거룩한 전례 협조자로서 봉사에 나선다.
지난해에 외인인 동창 친구에게 “나허고 신앙생활을 같이 허게” 권유하자 기꺼이 그러마고 따라 나서주었고, 세례를 받아 지금은 행동단원으로 입단, 예비단원으로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 신다. 최근에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이라고.
이 바오로 형제님은 “결석해야만 할 날이 언제 들이닥칠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도 쁘레시디움 주 회합만큼은 빠지지 않고 출석하고 활동해 나가겠다”며 “지금까지 임해온 모습 그대로 꾸준하게 변함없이 해야겠다는 생각”이라 밝히셨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요한 15,16)는 말씀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이승철 바오로 형제님에게서 퍼져나오는 향기는 본당 소공동체 활성화, 교우들의 일치와 친교, 레지오 확장 등에 은은히 스며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베드로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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