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화 속으로 떠나는 독서기행
처녀신 현씨일월당 ~
최첨단을 달리는 21세기에
아직도 예쁜 한복저고리 제물로
바치는 사람들 ~
그리고 영험한 당목 ~~
참식나무 ~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2694C550E3F4630)
■ 현씨일월당
신천리 현씨 집안에 아들 둘을 낳고 나서 딸 하나를 두었다. 딸은 한창 재롱을 부릴 나이가 되더니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여 죽었다 살았다 반복하였다. 부모가 세상을 떠나자 두 오라비는 누이를 극진히 돌보았다. 누이는 매우 아름다웠는데 굿 하는 걸 좋아하여 며칠이고 굿 구경을 다녔고 돌아오면 심방 흉내를 내면서 춤추고 노래를 불렀다.
십오세가 되던 해 굿판에 뛰어 들어 격렬하게 춤 추었다는 소문이 돌자 오빠는 시집 갈 생각을 해야지 굿판에 다니면 안 된다고 타일렀다. 굿판에 다니지 않겠다고 약속한 다음부터 그만 앓아서 몸져 눕고 말았다. 오라비들은 누이가 살아나기만 하면 좋다고 생각하여 굿판에 다니는 것을 허락하게 되었다. 오라비들은 누이에게 필요한 심방옷, 무구를 갖추기 위해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갔다. 누이가 연대에 올라 저 물마루로 물건을 장만하고 돌아오는 오라비의 배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일어난 돌풍에 배가 가라앉고 말았다.
누이는 며칠 연대에 올라 넋놓고 바다를 바라보다 ‘나는 살아서 무엇하리’ 하며 연대에서 뛰어내려 죽고 말았다. 그날부터 밤이 되면 무덤에서 금바랑,옥바랑 소리가 들여왔다. 그 후 어느 집에 혼사가 닥쳤는데 혼인을 앞두고 처녀가 갑자기 앓아 누웠다. 심방을 빌어 굿을 하는데 처녀의 입에서 현씨의 한이 서린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마을사람들은 현씨일월, 가름한집이라고 부르면서 위하게 되었다.
첫댓글 육지의 어느 고을, 어느 계속, 어느 재, 어느 나무에 주저리 주저리 걸려있는 아름다운 신화, 전설들이 있듯이, 제주에도
이렇듯 주저리 주저리 아름다운 신화이자 전설이 있군요. 때로는 웅장한 서사시이기도 하고, 때로는 애절하고, 애틋함이
듬뿍 담긴 이야기들이 올레길 팽나무마다 달려있는 곳.
제주는 살아 숨쉬는 이야기의 고장이자, 사랑의 고장인 것 같습니다.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