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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귀농자인 그는 후배 귀농인들에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충고를 전한다.
“97년 IMF 때 귀농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3년안에 90%가 올라갔다고 한다.
귀농이유야 여러 가지지만 일단 귀농했다면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것 아닌가”며
“안정화 단계까지는 7년 정도가 필요한데 그때까지 살아남으려면 먼저 최대한 투자비용을 아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귀농자들은 살집을 마련하는데 돈을 많이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따끔하게 지적한 뒤,
“대신 창고나 농기계 등에 투자하라”고 충고한다.
농사는 날씨 등 예측불가능한 변수가 많고, 특히 귀농자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자력구제해야 하는 등
초기투자비가 크기 때문에 현금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길 대표도 한달 반 짧은 기간에 소박하고 튼튼한 집을 지었다.
가장 싸다는 침목을 재료로 인부도 몇 명 쓰지 않고 주변인들의 조언을 받아가며 스스로 지어 비용을 아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유현금이 없어 초기에 빚을 많이 졌다”며
후배 귀농인들은 그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그는 “작은 땅이라도 내 땅을 갖고 나머지는 임대할 것”을 권한다.
되도록이면 주산지에서 주산작물로 승부를 거는 것이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충고도 덧붙인다.
“독농가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어도 뜻하는 바가 있어 이를 극복했지만,
만약 그 고비를 넘지 못했다면 실패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귀농자들이 가장 바라는 목표인 “빨리 수익을 내고 쉽게 안정화 단계에 이르기” 위해선
그의 충고가 중요한 귀농 지침이 될 것이다.
생계에 대한 부담만큼이나 도시생활에서처럼 여유로운 자금으로 생활하기는 힘드니
그에 대한 각오도 해야 할 듯싶다. 길 대표도 "도시에서보다 반 이상이 준 생계비로 살고 있다"고 한다.
물론 순수 생활비 이외에 자녀교육비같은 지출은 없다는 전제하에.
길벗농원은 현재 육천여 평정도지만 앞으로 만 평 정도 규모로 늘릴 수 있게 되길 길 대표는 희망한다.
흔히 말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는 목표가 아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손에 익었고 멀지 않은 미래 큰아들이 함께 사과농사를 짓게 될 때가 오게 될 터라
가격을 높이지 않는 대신 생산량을 늘려 수익을 개선하자는 생각이다.
우리가 매일 먹어야만 하는 농산물은 믿을 수 있는 품질이어야 하고, 무엇보다 가격이 높지 않아야 한다는
그의 농업철학은 그가 귀농 때부터 지켜온 믿음이다.
그러나 심각한 인력난으로 인해 무작정 경작지를 늘리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더구나 적과, 적화, 전지 등에는 숙련자가 필요한데 “인력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는 해결방법으로 외국인 노동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길벗농원은 최소한의 방제만 하는 친환경농법을 지키고 있지만 기술을 보충해 궁극적으로는 유기농 사과를 재배할 생각이다.
사과는 특히 병충해가 많아 유기농이 힘들다고 하지만 귀농을 결심하게 된 목적을 생각한다면
그로서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길벗사과 단골들 해거리 소식에 크게 아쉬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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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나라 최대 농산물수입국인 중국과의 FTA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농산물 가격경쟁은 더욱 힘들 것으로 보인다.
FTA 체제하에서 소규모농가는 직거래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길벗농원은 귀농자가 가장 걱정하는 유통에 대한 걱정은 덜었다.
도시생활동안 쌓아온 인적교류의 힘이 컸다. 주산단지 품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존 판로를 뚫을 길이 없는 국내 농업유통상의 문제점은 비켜간 셈이다.
사과농사가 길이 들 즈음 그는 지인의 권유로 자투리 밭에 오미자를 심었다.
오미자 액을 추출하거나 메주· 된장 등을 짬짬이 만드는데 용돈 할 정도 벌이는 된다고 한다.
토종꿀도 부친의 힘을 빌어 조금 한다. 10통이 안 되지만 분봉을 하게 되면 짭짤한 부수입원이 될 것이다.
귀농 2년째 내 작물을 심고 2005년 첫 수확을 하는 기쁨을 누렸으며 작년 처음으로 수익다운 수익을 냈던
길벗농원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월등한 생산을 기대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5월 꽃눈이 오지 않아 해거리를 하게 됐다.
길 대표는 “7년간 농부로서 살아왔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독농가로 운영하다보니 치르게 된 비용 같은 것”이라며 아쉬움을 달랬지만 실망감은 어쩔 수 없다.
일년 생계가 달려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삭하고 당도 높은 길벗사과를 먹지 못하게 된
길벗사과 매니아들의 탄식도 길 대표에게는 송구스런 마음으로 남게 됐다.
물론 해거리를 한다고 농사를 손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내년을 위해 사과나무도 계속 관리해줘야 하고,
오미자와 해거리 때문에 대체해 심은 맷돌호박도 돌봐야 한다.
올해는 “껍질째 먹는 길벗사과”를 맛볼 수 없지만 대신 소박한 양이지만
길벗농원표 유기농 호박이나 꿀, 오미자, 된장은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안타까움을 가슴에 묻은 채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는 길벗농원 식구들의 노력을 본다면 내년,
사과나무에서는 올해 격실된 만큼 더 풍성한 결과물로 만날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해 본다.
길벗사과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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