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인의 "연탄한장" 입니다
"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오늘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내리네요.
지난 토요일 "나 아닌 그 누구에게 연탄 한장 되기 위해" 우린 모였습니다
더러는 왜관10리 희동 이라는 마을에 처음이라고......? 왜관에 달동네라며
연탄 한 장이 되기 위해 우리라는 이름으로 인간 띠를 만들었습니다
봉사의 단어로 행복한 사람들 그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감기조심 하세요
연탄한장/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