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가 남자를 가장 경멸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그것은 남자가 자신보다 지혜롭지 못하다고 느낄 때다. 여자는 이렇게 느낄 때 남자를 가장 경멸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상대 남성에게 지혜와 용기를 느꼈을 때 여자는 그 남자를 존경하는 마음을 가진다. ‘좋은 여자’는 자신보다 더 많은 지혜와 용기를 가진 남자를 원한다.
# 좋은 여자는 자기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직감적으로 좋은 남자를 구별해낼 수 있다. 좋은 아버지 밑에서 자란 딸은 일에 자신감과 긍지를 가진 남자에게 매력을 느낀다. 일을 즐기지 못하는 남자에게는 지혜와 용기와 사랑이 없음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린다. 또한 좋은 여자는 학벌이나 직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식과 지혜가 별개임을 직감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행복해지는 데 돈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도 알기 때문이다.
# 여자는 남자와 정신적인 유대감을 느끼지 못하면 만족하지 못하는 존재이다. 여자는 자신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어떤지에 대하여 남자친구나 남편이 관심을 보여줄 때 사랑을 느낀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자는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공포증’이라는 저주를 풀어주고, 안도감과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진정한 남자의 지혜와 용기를 원한다.
# 여자는 자기가 기분 좋게 느낀 사실은 또렷이 기억한다. 그리고 그 기억을 반복해서 떠올리면서 미소 지을 수 있다. 남자는 감정을 기억하는 일에 서툴지만, 여자는 자신이 느낀 감정을 계속해서 반추하고 음미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성추행으로 인해 불쾌감을 느꼈을 때에도 계속해서 그 기억이 떠오르므로 그때마다 불쾌감으로 몸서리를 친다. 때문에 여자는 성추행을 끔찍하게 싫어한다.
# 나는 이런 증상을 ‘행복공포증’이라고 부른다. 옆에서 보면 마치 행복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행복공포증에 걸린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단지 본인이 자각하지 못할 뿐이다.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여서의 60펴센트 이상이 행복공포증이라는 저주에 걸려 있다. 그만큼 마음이 채워지지 못해 불만족스러운 여자들이나 엄마들이 많다는 말이다.
# 여자는 데이트 중에 남자가 기분이 조금 나빠 보여도 크게 당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여자는 항상 남자의 심리를 읽고 있으며, 또한 상대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는 심리가 남자보다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의 심리상태를 정확하게 읽지도 못하는 데다, 여자를 기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므로 데이트 도중에 여자의 표정이 굳어지면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 또 남자는 여자가 자신을 거부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상처를 받기도 한다.
# 여자에게 최고의 기쁨은 얼마나 순도 높은 사랑을 받았는가 하는 점이다. 또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가가 여자에게는 자랑이며 훈장이다. 이것은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 한편, 남자에게 최고의 자랑거리는 얼마나 많은 지혜와 용기와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이다.
# 그런데 문제는 아버지가 잘나지 못한 경우이다. 이런 딸은 못난 남자에게 매력을 느낀다. 매력을 느끼는 남자와, 결혼해서 행복해질 수 있는 남자가 일치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여자의 연애관이나 남성관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므로 여자의 연애를 논할 때, 아버지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 안타깝게도 최근 수십 년 동안 영웅체험을 한 멋진 아버지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반면 마마보이는 급증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풍요해질수록 마마보이 아빠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연애문제로 상담하러 오는 여자들은 대체적으로 아버지를 혐오하고 싫어한다. 아버지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 가정이란 잘됐구나, 맛있구나, 즐겁구나 하며 기쁨을 함께 나누는 장소이다. 이렇게 서로를 격려하는 것이 인간 본래의 모습이다. 그런데 이것을 정상적이라고 여기지 않는 여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반면 ‘그건 이상하다!’거나 ‘세상이 이상해지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여자들도 있다. 앞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바로 이런 여자들의 감성이다.
# 부모의 부족한 애정을 채워주는 것이 우정과 연애이다. 상대방의 행복을 빌어주는 사랑과 상대방의 재능을 찾아내는 지혜를 키우는 것이 영웅체험이다. 또 저주를 풀고 구속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켜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남으로써 과거의 부자연스런 나를 지우고 참다운 나로 돌아갈 수 있는 용기를 키우는 것이 바로 영웅체험이다. 우정을 쌓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더 큰 영웅체험을 하게 된다.
# 현대의 젊은 여자들 가운데 60퍼센트 이상이 행복공포증이라는 저주에 걸려 있다. 그러므로 현대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남자들에게 지혜와 용기가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남자가 여자를 저주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을 때 두 사람에게 행복이 찾아온다. 저주를 풀지 못하면 불행이 찾아온다. 자신과 친구의 저주를 풀어본 경험이 없는 남자는 아내와 연인을 구할 수 없다. 아무리 그녀를 사랑해도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젊었을 때 반드시 영웅체험을 해야 한다.
# 그러나 남자가 가지고 있는 지혜와 사랑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여자를 그만큼 더 안심시키므로 여자가 얼마나 안심하는가를 보면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하다. 만일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온 사람이라면 마흔 살이 되면서부터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일에 긍지와 자신감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이고 스스로에게도 자신감을 가진다. 무엇보다 이런 자신감이 여자를 안심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 남자의 영웅체험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무수히 많다. 항상 이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본심을 지키며 살아가려는 노력이 남자에겐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믿으면서 자기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좋은 남자’가 되는 길이다.
* 이와쓰키 겐지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작가의 책 <여자는 남자의 어디를 볼까> 중에서 인상적인 대목을 옮긴 것입니다. 여성 심리에 관해 개성적인 연구를 한 분이기도 합니다.
김신웅 심리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