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도집경_보시_17. 보시의 상대에 따른 보시의 복의 크기
예전에 바라문이 있었으니 이름은 유람(維藍)이었다.
영화가 높고 지위가 높아서 비행황제(飛行皇帝)가 되었다.
재물이 헤아릴 수 없고 본래 보시를 좋아하여 얼굴빛이 좋은 유명한 여인과 세상에 빛나는 옷을 남에게 베풀어 주었다.
금 발우에는 은 싸라기를 담았고, 은 발우에는 금 싸라기를 담았으며, 깨끗이 씻은 항아리와 소반에는 4보(寶)가 서로 섞여 있었고, 금 솥ㆍ은 솥 안에는 온갖 맛있는 것이 있었다.
진수(秦水)라는 이름난 소를 모두 황금으로써 옷을 입혔고, 뿔이 하나인 소는 날마다 4되의 젖이 나왔고, 모두 송아지가 딸려 있었다.
보배 옷을 짜서 만드는데 밝은 구슬을 솔기에 달아 엮었고, 평상과 걸상과 휘장에 보배로 장식한 것이 눈이 부셨다.
훌륭한 코끼리와 말에는 금과 은으로 안장과 굴레를 하였고, 여러 가지 보배로 얽은 모든 수레에 꽃 일산과 호피(虎皮)로 된 자리와 글과 무늬를 조각한 것이 좋지 않은 것이 없었다.
유명한 여인으로부터 보배 수레에 이르기까지 한가지 한가지에 각각 1,084개씩 있는 것을 사람에게 베풀어 주니,
유람의 인자한 은혜를 팔방과 상하의 하늘ㆍ용ㆍ선한 신들이 도와 주고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다.
저 유람과 같이 보시하여 서민들을 구제하되 그 목숨이 다하도록 날마다 피로도 게으름도 없이 하더라도,
그것이 하루 동안 계를 갖춘 한 청신녀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니, 그 복이 전자보다 배나 되어서 헤아릴 수 없다.
또 청신녀 백 명에게 보시하는 것이 계를 갖춘 청신남(淸信男) 한 사람에게 한 때의 밥을 대접하는 것만 못하고,
계를 갖춘 남자 백 명에게 보시함이 계를 갖춘 비구니에게 밥 한 끼니를 보시함만 못하며,
비구니 백 명에게 보시함은 수행이 높은 사미 한 사람에게 밥을 대접하는 것만 못하고,
사미 백 명에게 보시함이 계행을 갖추어 마음에 더러움과 흐림이 없고 안팎이 청결한 사문 한 사람에게 보시함만 못하다.
범인(凡人)이 기왓장과 돌 같다면, 높은 계행을 갖춘 자는 명월주(明月珠)와 같으니,
기왓장과 돌이 천하에 가득하여도 진주 하나만 못한 것과 같다.
또 유람과 같이 많은 보시로 계행을 갖춘 많은 사람에 미치게 하더라도, 그것이 구항(溝港) 한 사람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고,
수다원 백 사람에게 하는 것이 빈래(頻來)한 사람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고,
사다함 백 사람에게 하는 것이 불환(不還) 한 사람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고,
아나함 백 사람에게 하는 것이 응진(應眞) 한 사람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다.
또 유람이 앞에서 한 보시와 모든 성현에 밥을 공양한 것과 같은 것은 그 어버이를 효성(孝誠)으로 섬기는 것만 못하니, 효성이란 그 마음을 다하여 밖으로 나[私]를 없이 하는 것이다.
백 세(世)를 어버이에게 효도하는 것이 한 벽지불에 공양하는 것만 못하고,
벽지불 백 명에게 공양하는 것이 한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만 못하며,
부처님 백 분께 공양하는 것이 한 절을 세우고 3보를 지켜 스스로 귀의하는 것만 못하니,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비구승에 귀의하며, 인(仁)을 다하여 살생을 아니하고, 청백을 지켜 훔치지 아니하며, 정조를 지켜 다른 이의 아내를 범하지 아니하고, 신의를 받들어 속이지 아니하며, 효순(孝順)하여 술에 취하지 않는다.
5계를 지키며 달마다 6재를 받들면, 그 복이 높고 높아서, 저 유람이 만 가지 명물을 보시하고 성현에게 공양한 것보다 나아서 헤아리기 어렵다.
계(戒)만을 지키는 것도 평등한 마음으로 중생을 자육(慈育)하는 것만 못하니, 그 복이 다함이 없다.
비록 나물 죽과 풀 자리라 하더라도 3보를 받들어 스스로 귀의하고,
4등심(等心)을 품고, 5계를 갖추어 가지면 산과 바다는 저울질하고 헤아릴 수 있을지라도, 이 복은 헤아리기 어렵다.
부처님께서 4성에게 말씀하셨다.
“유람을 알고자 하느냐? 곧 내 몸이었느니라.”
4성이 경을 듣고 마음이 크게 기뻐서 절하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