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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尹淮)
尹淮小時 有鄕里之行 暮投逆旅 主人不許止宿 坐於庭畔
윤회소시 유향리지행 모투역려 주인불허지숙 좌어정반
主人兒持大眞珠出來 落於庭中 傍有白鵝 卽呑之
주인아지대진주출래 락어정중 방유백아 즉탄지
俄而 主人索珠不得 疑公竊取 縛之 朝將告官
아이 주인색주부득 의공절취 박지 조장고관
公不與辯 只云 彼鵝亦繫吾傍
공불여변 지운 피아역계오방
明朝 珠從鵝後出 主人慙謝曰 昨日何不言?
명조 주종아후출 주인참사왈 작일하불언?
公曰 昨日言之 則主必剖鵝覓珠 故 忍辱而待
공왈 작일언지 즉주필부아멱주 고 인욕이대
연려실기술 (燃藜室記述)
淮: 물이름 회 暮; 저물 모 庭: 뜰 정 畔: 가 반 傍: 곁 방 鵝: 거위 아
呑:삼킬 탄 俄: 갑자기 아 索: 찾을 색 疑:의심할 의 竊:훔칠 절
縛: 묶을 박 只: 다만 지 彼: 저 피 繫: 맬 계 慙: 부끄러울 참
剖: 쪼갤,가를 부 (해부) 覓: 찾알 멱 忍: 참을 인 待: 기다릴 대
尹淮공이 젊었을 때, 시골길을 걸은 적이 있었다. 날이 저물어 여관에 들었는데, 주인이 유숙하기를 허락하지 않았다. 뜰에 앉아 있는데, 주인의 아이가 커다란 진주(眞珠)를 가지고 놀다가 뜰 가운데에 떨어뜨렸다. 그러자 그 곁에 있던 흰 거위가 곧 삼켜 버렸다. 얼마 안되어 주인이 구슬을 찾았으나 찾지 못하자, 윤회가 훔친 것으로 의심하여 묶어 두었다가 날이 새면 장차 관에 고발하려 하였다.그러나 그는 변명하지 않고 다만 말하기를, “저 거위도 내 곁에 매어 두라.” 하였다. 이튿날 아침 구슬이 거위 뒷 구멍으로부터 나왔으므로 주인이 부끄러운 빛으로 말하기를, “어제는 왜 말하지 않았소.” 하고 사과하니, 공은, “만일 어제 말했다면, 당신은 필시 거위의 배를 째어 구슬을 찾았을 것이오. 그래서 욕됨을 참으면서 기다렸소.” 하였다.
윤회(尹淮)
윤회는 자는 청경(淸卿)이며, 호는 청향당(淸香堂)이고, 본관은 무송(茂松)이니, 소종(紹宗)의 아들이다. 태종 신사년(1401)에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이 병조 판서에 이르렀고, 문형(文衡)을 맡았으며, 시호는 문도공(文度公)이다.
○ 공이 일찍이 임금을 모시고 잔치할 때, 태종이 불러서 몸소 기대면서 이르기를, “경은 나의 주석(柱石)이다.” 하였다. 《동각잡기》
○ 공과 남수문(南秀文)은 모두 문장에 능하였으나 술을 좋아하여 늘 과도하게 마셨다. 세종이 그들의 재주를 사랑하여 술을 마셔도 석 잔 이상 마시지 말 것을 명하였더니, 그 뒤로부터 연회에서 술을 마실 때면 두 공은 꼭 커다란 그릇으로 석 잔을 마셨는데 말은 비록 석 잔이라 하였으나,실은 다른 사람보다 배나 되었다. 임금이 듣고 웃으면서 이르기를, “내가 술 많이 마시지 말라고 경계한 것이 도리어 더 마시기를 권한 것이 되었구나.” 하였다. 《필원잡기》
○ 공의 문장이 그 시대에 으뜸이 되어 홀로 부름을 받을 때가 있었다. 공은 술을 몹시 좋아하여 지나치게 마셨는데 어느날 집에서 많이 취했더니, 임금이 내시를 시켜 급히 불렀다. 좌우 사람들이 붙들어 일으켜 말에 태우는데 술이 아직 깨지 않았으므로 모두 두려워하였더니,임금 앞에 이르러서는 조용히 대답하되, 조금도 취한 빛이 없었다. 임금이 명하여 교서(敎書)를 초하게 하니, 나는 듯 붓을 휘둘렀으나 모두 임금의 뜻에 맞았다. 임금이 이르기를, “참, 천재로군.” 하였다. 그때 사람들이 말하기를, “글별[文星]과 술별[酒星]이 한곳에 모여서 한 어진이를 낳았다.” 하였다. 《필원잡기》
○ 공이 젊었을 때, 시골길을 걸은 적이 있었다. 날이 저물어 여관에 들었는데, 주인이 유숙하기를 허락하지 않았다. 뜰에 앉아 있는데, 주인의 아이가 커다란 진주(眞珠)를 가지고 놀다가 뜰 가운데에 떨어뜨렸다. 그러자 그 곁에 있던 흰 거위가 곧 삼켜 버렸다. 얼마 안되어 주인이 구슬을 찾았으나 찾지 못하자, 윤회가 훔친 것으로 의심하여 묶어 두었다가 날이 새면 장차 관에 고발하려 하였다.그러나 그는 변명하지 않고 다만 말하기를, “저 거위도 내 곁에 매어 두라.” 하였다. 이튿날 아침 구슬이 거위 뒷 구멍으로부터 나왔으므로 주인이 부끄러운 빛으로 말하기를, “어제는 왜 말하지 않았소.” 하고 사과하니, 공은, “만일 어제 말했다면, 당신은 필시 거위의 배를 째어 구슬을 찾았을 것이오. 그래서 욕됨을 참으면서 기다렸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