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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대장엄경 제7권
17. 고행하는 품[苦行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왕사성 변두리에 한 선인(仙人)이 있었는데 마라(摩羅)의 아들로서 이름은 오특가(烏特迦)였다.
7백의 제자들과 함께 있으면서 언제나 비상비비상정(非想非非想定)을 말하였느니라.
그때 그 선인을 보매 큰 모임 가운데서 들은 것이 많고 총명하며 슬기로워서 대중에게 높여 우러름을 받는지라 생각하였다.
‘내가 만약 그 처소에 가서 그와 고행을 같이하지 않으면 어떻게 그가 닦고 행한 바 모든 선정의 과실을 나타낼 수 있겠느냐.
나는 이제 방편으로 그 스스로가 그의 닦아 익히는 것이 마지막[究竟]이 아닌 줄 알게 하리라.
또 나의 선정과 지혜가 온갖 것을 이롭게 한다는 것을 나타내어 그 모임의 대중들에게 희유한 마음을 내게 하리라.’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선인에게 이르러 말하였다.
‘어진이여, 누가 당신의 스승이며, 당신이 수행하는 것은 또 무슨 법입니까?’
선인이 대답하였다.
‘나는 본래 스승 없이 저절로 깨달았습니다.’
보살이 말하였다.
‘저는 이제 일부러 와서 당신이 증득한 것을 구하노니, 원컨대 저에게 연설하시면 저는 행하겠습니다.’
신선은 말하였다.
‘하고 싶은 대로 하시오. 그대를 위하여 널리 말하겠습니다.’
그때 보살은 그의 가르침을 받고 나서 하나의 고요한 곳에서 오로지 힘써 닦고 배웠더니,
옛날의 관습인 선정과 지혜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바로 세간의 백천 가지 삼매(三昧)를 얻고 그 여러 선정을 따라 모든 차별과 갖가지 행상(行相)이 죄다 앞에 나타났으므로,
이때에 보살은 선정에서 일어나 선인에게 말하였다.
‘이 선정을 지난 뒤에 다시 어떠한 법이 있습니까?’
선인은 말하였다.
‘이것이 가장 훌륭하며 다시는 다른 법이 없습니다.’
보살은 생각하였다.
‘나는 신근(信根)ㆍ진근(進根)ㆍ염근(念根)ㆍ정근(定根)ㆍ혜근(慧根)을 지니어 빨리 저 신선의 법을 잘 이기리라.
그가 얻은 것은 바른 길이 아니며 싫어하고 여의는 법이 아니며 보리의 법이 아니며 열반의 법이 아니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그 모든 신선들이 그 삿된 도를 버리게 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일을 말할 때에 다섯 발다라((跋陀羅))는 먼저 그곳에서 맑은 행을 수행하고 있다가 가만히 서로 의논하였다.
‘우리들은 오래 배웠어도 아직 그 선정의 얕고 깊음을 측량할 수 없는데,
어떻게 태자는 얼마 되지 않은 시간에 이미 큰 신선의 법을 증득할 수 있어서 아직 마지막이 아니라고 꺼려하니,
다시 훌륭한 것을 구한다면 그 이치 때문에 반드시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리라.
그가 도를 얻을 때에는 우리들 다섯 사람도 마땅히 몫이 있으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곧 선인을 버리고 도로 보살을 따랐느니라.
그때 보살은 왕사성을 나와 다섯 발다라와 함께 차례로 노닐며 다니다가 니련 강가를 향하여 가야산(伽倻山)에 머무르며 산꼭대기의 한 나무 아래서 풀을 깔고 앉아 생각하였다.
‘세간의 사문이거나 바라문들이 몸과 마음이 방일하여 탐욕에 머물러서 뜨거운 번뇌를 따르면, 비록 고행을 행한다 하더라도 도와 떨어짐이 매우 멀다.
마치 어떤 사람이 불을 구하려 하면서 축축한 나무를 가져다 물속에 놓아두고서 구멍을 뚫고 비비어 불을 일으키려고 함과 같거니, 이 사람이 불을 구할 수가 있겠느냐.
어떤 사람이 탐욕 등에 머무르면 비록 고행을 행하더라도 세상을 뛰어넘는 훌륭한 지혜를 증득할 수 없는 것도 그와 같으리라.’
또 생각하였다.
‘세간의 사문이거나 바라문들이 몸을 제어(制御)하여 탐욕을 행하지는 않지마는 대경(對境) 중에서 마음은 오히려 사랑하고 집착하면, 비록 고행을 닦더라도 도와 떨어짐이 아직도 멀다.
마치 어떤 사람이 불을 구하려고 하면서 오히려 축축한 나무를 가져다 육지에 놓아두고서 구멍을 뚫고 비비어 불을 일으키려고 함과 같거니 이 사람이 불을 구할 수가 있겠으나,
또 어떤 사람이 탐내고 사랑 등을 일으켜 마음은 아직도 고요하지 못하면 비록 고행을 행하더라도 세상을 뛰어넘는 훌륭한 지혜를 증득할 수 없는 것도 그와 같으리라.’
또 생각하였다.
‘세간에 사문이거나 바라문들이 몸과 마음을 잡도리하여 탐욕을 떠나고 모든 뜨거운 번뇌를 없애며 가장 으뜸 되게 고요히 하여 고행을 닦아 행하면 곧 세상을 뛰어넘는 훌륭한 지혜를 증득할 수 있나니,
마치 어떤 사람이 불을 구하려고 하면서 마른나무를 가져다 마른땅에 놓아두고서 구멍을 뚫고 비비는 것과 같거니,
이 사람이야말로 틀림없이 불을 구하게 되는 줄 알아야 하리라.
만약 어떤 사람이 탐욕에 처하지 아니하고 몸과 마음이 고요하며 부지런히 고행을 닦으면 바로 세상을 뛰어넘는 훌륭한 지혜를 증득할 수 있는 것도 그와 같으리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가야산을 나와서 차례로 돌아다니다가 우루빈라 못[優樓頻螺池] 곁의 동편에 이르러 니련 강물을 보니,
그 물은 맑으며 차고 소용돌이치면서 사뜻하였고, 물가는 편편하여 바르고, 숲과 나무는 가지며 잎이 무성하며, 가지가지 꽃과 열매가 곱게 피어서 참으로 사랑스러웠으며,
하천 변두리 마을은 곳곳마다 매우 넉넉하고, 용마루와 처마는 서로가 잇닿아 인민들은 흥성하였느니라.
그때 보살이 점점 한 군데를 닿았더니 고요하고 넓어서 큰 언덕이 없었으며, 가깝지도 아니하고 멀지도 아니하며 높지도 아니하고 낮지도 아니한지라, 생각하였다.
‘지금 머무르는 이 땅이야말로 쉬이 정신을 안정할 수 있겠으니,
옛날부터 거룩한 행을 닦는 이는 많이 여기에 머물렀으리라.’
또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5탁(濁)의 나쁜 세상에 태어나서 저 못난 중생들인 여러 외도들을 보니,
나라는 소견에 집착하여 모든 고행을 닦되 무명에 덮여서 허망하게 추구하며 스스로 몸과 마음을 괴롭혀 해탈을 구하고 있다.
이른바 어떤 이는 그릇을 가지고 돌아다니면서 빌어먹기도 하며,
어떤 이는 한 줌의 밥만으로 하루를 때우기도 하며,
어떤 이는 걸식을 하지 않고 그가 와서 주는 대로 내버려 두기도 하며,
어떤 이는 걸식을 하지 않고 그가 와서 주는 대로 내버려 두기도 하며,
어떤 이는 청함을 받지도 않고 자신이 가서 빎으로써 해탈을 구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항상 풀이거나 나무의 뿌리ㆍ줄기ㆍ가지ㆍ잎ㆍ꽃과 열매며 연뿌리와 짐승의 똥과 겨의 즙(汁)과 쌀뜨물이며 기름 찌끼를 먹기도 하며,
어떤 이는 사탕과 소(蘇)ㆍ기름ㆍ석밀(石蜜)ㆍ전국 술[淳酒]과 맛난 초[甛酢] 등 갖가지 맛 좋은 것을 먹지 않음으로써 해탈을 구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한 집의 밥을 빌고 혹은 두 집 혹은 세 집 내지 일곱 집의 밥을 빌기도 한다.
어떤 이는 하루에 한 끼거나 이틀에 한 끼거나 내지 반 달ㆍ한 달에 한 번 먹음으로써 해탈을 구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먹는 것을 점차로도 먹고 단번에도 먹고 많이도 먹고 적게도 먹고 달을 따라서 불리고 줄이기도 하며,
어떤 이는 하루에 한 줌[撮] 밥을 먹거나 내지 일곱 줌 밥을 먹기도 하며,
어떤 이는 하루에 한 톨의 보리와 한 톨의 깨와 한 톨의 쌀을 먹기도 하며,
어떤 이는 깨끗한 물만을 먹음으로써 해탈을 구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이름 있는 신이 있는 곳에서 스스로 굶어 죽으면서 자기의 뜻대로 천인들 가운데 날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수알치새의 털과 깃으로 짜서 옷을 만들기도 하며,
어떤 이는 나무 가죽을 입기도 하며,
어떤 이는 소와 양의 가죽과 누더기며, 모직물을 입기도 하며,
어떤 이는 한 벌의 옷과 내지 일곱 벌의 옷을 입기도 하며,
어떤 이는 검고 혹은 붉은 것으로써 옷을 만들기도 하며,
어떤 이는 또 발가숭이가 되기도 하며,
어떤 이는 손에 세 개의 지팡이를 가지기도 하며,
어떤 이는 해골을 섬김으로써 해탈을 구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하루에 한 번 목욕하고 두 번 목욕하고 내지 일곱 번을 목욕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언제나 목욕하지 않기도 한다.
어떤 이는 재투성이가 되기도 하며,
어떤 이는 먹투성이가 되기도 하며,
어떤 이는 썩은 흙을 칠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시든 꽃을 띠기도 하며,
어떤 이는 온몸을 불에 태우기도 하고,
연기를 코에 쪼이기도 하고,
스스로 높은 바위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항상 한 발을 발돋움하고 해와 달을 우러러보기도 하며,
어떤 이는 엮은 서까래와 가시덤불과 재ㆍ똥ㆍ기와ㆍ돌과 판자며 절굿공이의 위에 누움으로써 해탈을 구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옴(唵) 소리와 바사(婆娑) 소리와 소타(蘇陀) 소리와 사바하(娑婆訶) 소리를 하며 주문과 술법을 받아 지니어 위타를 외움으로써 해탈을 구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범왕과 제석ㆍ마혜수라ㆍ돌가(突伽)ㆍ나라연(那羅延)ㆍ구마라(拘摩羅)ㆍ가전연(迦旃延)ㆍ마치리가(摩致履伽)ㆍ8바소(婆蘇)ㆍ2아수나(阿水那)ㆍ비사문(毘沙門)ㆍ발우나(婆婁那)ㆍ아리치(阿履致)ㆍ전다라(旃陀羅)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마후라가ㆍ야차ㆍ보다(步多)ㆍ구반다(鳩槃茶)와 여러 하늘이며 귀신들에게 의지함으로써 해탈을 구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땅과 불ㆍ물ㆍ바람ㆍ공중ㆍ산ㆍ시내ㆍ하천ㆍ못ㆍ산골짜기ㆍ큰 바다ㆍ숲ㆍ나무ㆍ덩굴ㆍ풀ㆍ무덤ㆍ네거리와 외양간이며 가게에 귀의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칼과 수레바퀴며 창 등 온갖 무기를 섬김으로써 해탈을 구하기도 하나니,
이 모든 외도들은 생사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뛰어나기를 애써 구하며 고행을 닦아 익히지마는 도무지 이익이 없다.
귀의하지 아니할 곳에 귀의하고 상서로운 일이 아닌데 상서롭다는 생각을 낸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그때에 또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외도를 꺾고 항복시키기 위하여 희유한 일을 나타내어 모든 하늘과 사람들에게 깨끗한 마음을 내게 하였으며,
또 그 인연을 부정하는 이들에게 법의 과보를 알게 하겠으며,
또 공덕과 지혜를 나타내 보이고 크고 거룩한 신력을 지니어 모든 선정의 차별되는 형상을 분석하겠으며,
또 크고 용맹스런 정진의 힘을 나타내 보이겠다.’
그리고는 이어 그곳에서 가부하고 앉으매 몸과 입과 뜻의 법이 공하여 움쩍하지 않았으며,
처음 마음을 잡도리할 때에 한 경계에 오로지 힘써 날숨과 들숨을 바로잡자 뜨거운 기운이 몸에 널리 퍼져 겨드랑이 아래에 땀이 흐르고 이마 위에 진이 나오는데,
마치 빗방울과 같았지마는 이 고통을 참아내고 고달픔을 내지 않았으며, 곧 용맹스런 정진의 마음을 일으켰느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그때에 날숨과 들숨을 바로잡으매 양 귀 속에서 큰 소리의 울림을 내었는데,
마치 바람을 끌어다가 풀무질을 하는 것과 같았지마는, 이 괴로운 일을 느끼면서도 고달픔을 내지 않았느니라.
비구들아, 나는 그때에 귀ㆍ코ㆍ입 속에서 날숨과 들숨을 끊으매 속의 바람이 정수리를 찌르며 큰 소리를 내었는데,
마치 장사가 날카로운 칼을 휘둘러 위의 뇌 뼈를 빠개는 것과 같았지마는, 이 괴로운 일을 느끼면서도 고달파하거나 물러나려는 마음을 내지 않았느니라.
보살이 그때에 그 날숨과 들숨을 모두 그쳐 버리매 속의 바람이 억세게 왕성하여 두 갈빗대 사이에서 돌고 뒹굴며 큰 소리의 울림을 내었는데,
마치 백정이 칼로써 소를 가르는 것과 같았지마는, 이 괴로운 일을 느끼면서도 도무지 게으름이 없었느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그때 속의 바람이 움직였기 때문에 온몸이 뜨겁게 괴로웠는데,
마치 어떤 사람이 힘이 약한지라 억눌려서 큰 불 더미에 온몸을 지지게 되는 것과 같았지마는, 이 심한 괴로움을 받으면서도 다시 용맹스런 정진의 마음을 더하면서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저 부동삼매(不動三昧)에 머물러 몸과 입과 뜻의 업에 모두 정수(正受)를 얻어 제4선(禪)에 들어가 기쁨[喜]과 즐거움[樂]을 멀리 여의고 분별을 쫓아내며 나부낌이 없는 것이, 마치 허공에 온갖 것이 두루 하되 변하거나 다르게 할 수 없는 것과 같았나니,
이것이 틀림없는 아사바나(阿娑婆那)라 하리라.’
보살은 그때에 이와 같은 것들을 닦으며 아주 고행하였느니라.
비구들아, 보살은 또 생각하였다.
‘세간에 사문이거나 바라문들이 단식의 법으로써 고행을 하면, 나는 이제 다시 그들을 항복시키기 위하여 일부러 하루에 한 톨의 보리를 먹으리라.’
비구들아, 알아야 하리라.
나는 옛날 오직 한 톨의 보리만을 먹을 때에 몸은 파리해서 마치 아사(阿斯)나무와 같았고,
살은 없어 갈빗대가 나타나서 마치 부수어진 집의 서까래와 같았고,
등뼈는 잇달아 드러나서 마치 대나무 마디와 같았고,
눈은 움푹 들어가서 마치 우물 밑의 별과 같았고,
머리는 바짝 말라서 마치 몹시 마른 바가지와 같았고,
앉았던 자리는 마치 말굽의 자국과 같았고,
피부는 주름이 잡혀서 마치 갈라진 포(胞)의 형상과 같았고,
손을 들어 먼지를 털면 몸의 털이 말라 떨어졌으며,
손으로 배를 만지면 등마루가 닿았느니라.
또 한 톨의 쌀 내지 한 톨의 깨를 먹을 제는 몸의 파리함이 먼젓번보다 열 갑절이나 더하였나니,
빛깔은 마치 무더기의 먹과 같았고, 또 죽은 재와 같았으므로,
사방의 마을 사람들이 와서 보는 이들은 모두가 탄식을 하였다.
‘석가 성바지의 태자가 어찌 그리 몸소 고행을 할까. 단정하고 아름다운 빛깔은 이제 어디에 있단 말이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6년 동안 고행할 때에 네 가지 위의에 있어서 일찍이 실수하거나 무너뜨린 일이 없었으며,
한여름의 한창 더위에도 시원한 데에 나아가지 않았고,
한겨울의 한창 추위에도 두껍고 따뜻한 것을 구하지 않았으며,
모기와 등에가 몸을 물어도 떨어 버리지 않았느니라.
가부하고 앉아서 몸과 마음을 움직이지 않으면서 기지개를 켜지도 않고 침도 뱉지 않았으므로,
마소를 치는 아이들이 항상 와서 보고 장난으로 풀줄기로써 나의 코를 찌르거나 혹은 입을 찌르기도 하고 나의 귀를 찌르기도 하였지마는, 나는 그때에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으며,
언제나 하늘ㆍ용ㆍ귀신들의 공양을 받았고, 12낙차(絡叉)의 천인들을 세 가지 법[乘]의 길에 머물게 할 수 있었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거듭 이 뜻을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은 옛날에
자리[位]를 버리고 집을 떠난 뒤에
중생들을 이롭게 하려고
모든 방편을 생각하였네.
내가 탁한 나쁜 세상에 나와
이 남염부제에 태어나 보니
삿된 소견 지닌 이들 많이 있어서
법을 깨뜨리며 다른 도를 행하였네.
어리석은 사람은 해탈을 구하면서
스스로 그 몸과 마음 괴롭혔나니
비록 생사 원인을 두려워는 했지마는
한결같이 뛰어넘는 결과에 어두웠네.
어떤 이는 불더미에 나가기도 하였고
몸소 높은 바위에서 떨어지기도 하였으며
온몸을 불로써 지지기도 하였고
재를 칠해 자신을 헐기도 하였네.
하루에 언제나 한 줌 밥 먹고
간신히 몸과 목숨 건지기도 하였으며
다른 이의 문에서 밥을 빌면서
주인이 기뻐하면 떳떳이 받고
얼굴빛에 조금만 아낀 듯하면
아침이 다하여도 먹지 않았네.
어떤 이는 그때에 방아를 찧거나
개 짖는 소리를 듣게 되어도
그만두며 걸식하러 가지도 않고
불러도 또한 받지 않았네.
소(蘇)와 기름이며 맛있는 음식과
젖과 타락이며 사탕 따위는
모두 다 먹지를 않고
오직 추악한 음식만을 먹었네.
겨의 즙과 기름 찌끼와
짐승의 똥과 연의 뿌리[藕根]며
풀과 나무, 꽃과 잎들 먹음으로써
해탈을 구하기도 하였느니라.
어떤 이는 깨끗한 물 먹기도 하였고
어떤 이는 하루에 한 톨 깨를 먹었으며
어떤 이는 한 톨의 쌀만을 먹었고
어떤 이는 스스로 주려 죽으며
해탈을 구하기도 하였느니라.
어떤 이는 가죽을 입기도 하였고
누더기와 새의 깃을 입기도 하였으며
나무의 껍질과 모직물 따위의
여러 가지 하찮은 옷을 입었네.
어떤 이는 한 벌의 옷을 입었고
일곱 벌의 옷까지 입는 이도 있었으며
어떤 이는 언제나 벌거숭이로
해탈을 구하기도 하였느니라.
엮은 서까래 위에 앉고 누우며
가시덤불과 재와 흙 속이며
판자ㆍ절굿공이ㆍ기와ㆍ돌 사이에 앉고 쉬며
해탈을 구하기도 하였느니라.
어떤 이는 언제나 두 손을 들었고
어떤 이는 한 발을 발돋움하였고
머리카락과 상투를 풀어 헤쳤고
해를 따르며 빙빙 돎으로써
해탈을 구하기도 하였느니라.
어떤 이는 언제나 해와 달에 절하였고
물과 바다와 산천에 절을 하였으며
고원(高原)과 수풀에 절을 하면서
해탈을 구하기도 하였느니라.
여기의 모든 외도들은
부지런히 닦아도 이익 없는 고행인데
허망한 일에 집착을 하여
굳이 받아 일찍이 버리지 않았네.
이와 같이 삿된 소견 지닌 사람은
죽어서 나쁜 길에 떨어지나니
나는 이와 같은 무리를 위해
옛날 6년 동안에
나타내며 그들을 깨어 물리치려고
부지런히 큰 고행을 닦았느니라.
저 지혜가 없는 사람들
외도의 삿된 고행을 보고
가만히 참 법이라 생각하여서
따라 기뻐하는 마음 내니라.
또한 저들은 성숙시키기 위해
큰 고행을 부지런히 행하였나니
비고 한적한 땅을 가리어
가부하고 앉아서 삼매에 들었네.
바로 음식을 적게 먹을 때에는
하루에 한 톨의 깨와 쌀을 먹었으며
추울 제도 따뜻한 데 나가지 않았고
더울 제도 시원함을 구하지 않았네.
또한 모기와 등에도 쫓지 않았고
또한 비바람도 피하지 않았으며
마소 치는 아이들이 와서 보고는
장난치며 풀줄기로 찔렀으므로
귀와 코와 입이 꿰뚫어졌네.
풀과 나무와 기와며 돌로써
나의 몸을 때리며 던졌지마는
또한 상처 나게 할 수 없었고
온갖 것을 모두 참았으므로
몸 또한 낮았다 높았다 함 없으며
고달픔 역시 내지 않았네.
침을 뱉고 오줌똥 누는 것 등의
모든 더러움을 죄다 끊었고
남아 있는 것은 뼈와 가죽뿐이었네.
피와 살은 다하여 말라 버리고
몸뚱이는 아주 파리하여서
아사가(阿那迦)나무처럼
아사바(阿那婆) 선정에 머물러 있으면서
몸과 마음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았으며
선정의 즐거움도 맛보지 않았고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맘을 일으켜
널리 중생들을 위하여
이와 같은 선정을 닦고 행했느니라.
이 선정을 닦았기 때문에
빨리 부처를 이루게 되어
외도의 무리를 없애 버리고
다른 학문들을 깨고 물리쳤었네.
또한 가섭 등
보리가 있는 것을 안 믿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큰 보리를
한량없는 겁에 얻기 어려웠나니
이 모든 사람들 위해
아나바 선정에 들었느니라.
이 정에 앉았을 때에
12낙차의
천인들의 무리를
세 가지 법의 길에 머물게 했네.
여러 하늘과 용과 신들은
한결같이 낮이다 밤 동안에
보살 몸에 공양을 하였느니라.
저마다 큰 서원을 세우되
원컨대 나바(那婆)의 정에 머물러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며
그 마음 허공과 같아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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