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다' 생각하고 숙제는 먼저 해놓고 노는 것이 마음이 편한 터이라 1부는 한참 전에 읽었다. 그리고 얼마를 더 읽다가 숙제도 아닌데 하고는 딴책을 읽어버리고 말았다. 1부는 그런대로 재미도 있었는데 2부부터는 좀 지루했다. 작가가 예를 들어 설명하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핵심으로 다시 짚어가는 노력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100장 정도로 줄였으면 지금보다 더 확실하고 재미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동안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아동들에 대한 생각이 16세기까지는 전혀 없었다는데 놀랐고 여러가지 지식을 습득하는데 도움이 되었다.아동에 대한 역사속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이 사회적 현상들과 맞물려 들어가며 인권의 발전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음도 발견할 수 있었다.
작가는 우선 전통사회에 대한 해석과 두번째로 산업사회내에서 아이와 가정이 차지하고 있는 새로운 위치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얼마전 반지의 제왕이라는 영화를 보는데 거기에 나오는 아이들의 옷이 망또를 두르고 복장이 어른 것과 같고 아이들이 선술집에서 맥주를 시켜서 먹는데 놀았었다.그런데 이 책을 보고 나서 이해하게 되었다. 아이들에게는 고유복장이 없었고 특화된 장소도 없었다. 우선 대부분의 아이들은 16세기 전에는 나이를 정확하게 알 수 없었고 복장이나 놀이는 어른들의 축소판으로 대치되었으며 그들의 놀이 또한 도박과 술조차도 어른과 같이 행했다고 한다. 영아살해가 죄의식이 없이 이루어졌으며 외설과 농담에 자연스럽게 접할수 있었으며 성에 대한 도덕적 제재도 별로 없었던 것으로 한마디로 아동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던 것이다. 아동은 생물학적으로 심리적으로 어른의 축소판이었고 관심의 대상도 아니었다.
그러던 것이 17C 들어서면서 과학과 인문사회학의 발달과 더불어 17C에는 청년기, 19C에는 아동기. 20C에는 청소년기가 특권 연령층으로 형성되었다. 이는 사회 발달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아니었나 싶다. 계몽주의가 문을 열고 심리학과 무의식의 발견과 핵가족의 탄생순으로 이어지면서 특화된 것이라 생각된다.
지금은 아동의 특화에 긍정적 효과를 더 많이 느끼고 있지만 핵가족화하면서 지나칠 정도로 자식의 교육과 성장에만 연연해 하는 작금의 사태를 보면서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까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사회는 그 시대의 소명된 실체를 갖게 되지만 역사의 진전과 더불어 그 시대에 맞는 관습을 갖게 되고 그 시대에 맞는 도덕을 가진다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