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승천 기념 교회를 들른 후 보통 들르는 곳은 주기도문 기념교회입니다.
그러나 이 날 이 교회는 볼 수 없었습니다.
우리 일행이 도착했을 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문이 닫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주기도문 기념교회를 떠났습니다.
주기도문 기념 교회를 지나 기드론 골짜기를 향해 조금 내려오면 만나게 되는 교회가 있습니다.
눈물 기념 교회(Dominus Flevit)입니다.
'Dominus Flevit'은 라틴어입니다.
이는 영어로는 ‘The Lord wept,’ 우리 말로는 ‘주께서 우셨다’ 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나귀를 타고 감람산을 넘어 예루살렘으로 가시다가 예루살렘 성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눅19:37-44]
이미 감람 산 내리막길에 가까이 오시매 제자의 온 무리가 자기들이 본 바 모든 능한 일로 인하여 기뻐하며 큰 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하여
이르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하늘에는 평화요 가장 높은 곳에는 영광이로다 하니
무리 중 어떤 바리새인들이 말하되 선생이여 당신의 제자들을 책망하소서 하거늘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만일 이 사람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 하시니라
가까이 오사 성을 보시고 우시며
이르시되 너도 오늘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았더라면 좋을 뻔하였거니와 지금 네 눈에 숨겨졌도다
날이 이를지라 네 원수들이 토둔을 쌓고 너를 둘러 사면으로 가두고
또 너와 및 그 가운데 있는 네 자식들을 땅에 메어치며 돌 하나도 돌 위에 남기지 아니하리니 이는 네가 보살핌 받는 날을 알지 못함을 인함이니라 하시니라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을 바라보시며 우셨다고 하는 장소에 기념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교회가 세워진 시기가 자료에 따라서 다르군요.
어떤 곳에서는 주후 4세기에 세워졌다고 하고,
다른 자료에서는 5세기에 세워졌다고 하기도 하는데,
5세기에 세워졌다고 나오는 자료가 대다수이군요.
오늘날 교회 건물은 주후 1955년에 세워졌다고 합니다.
감람산에 있는 여러 기념 교회들 중 가장 최근에 세워진 교회 중의 하나인 셈입니다.
이 교회는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발루치(Antonio Barluzzi)라고 하는 건축가가 설계했다고 하는데요,
전체적으로 눈물을 형상화하는 개념으로 설계가 되었다고 합니다.
지붕의 네 모서리에 눈물방울 모양이 고안되어 있고, 전체의 모습도 커다란 눈물 방울을 떠올리도록 설계되었다는군요.
사진들을 좀 보실까요?
2013년 답사 때 찍은 사진과 2011년 답사 때 찍은 사진이 섞여 있습니다.
[사진: 눈물 기념 교회 명패]
![](https://t1.daumcdn.net/cfile/cafe/255C483F518BB06D20)
![](https://t1.daumcdn.net/cfile/cafe/036C4C3F518BB06E13)
[사진: 안으로 들어갑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692C3F518BB06E16)
![](https://t1.daumcdn.net/cfile/cafe/266B8F3F518BB06E13)
[사진: 기념 교회 모습. 전체적으로 눈물의 형상. 지붕 위 네 귀퉁이 눈물 형상. 보이시나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363F53F518BB06E18)
눈물 기념 교회에서는 예루살렘 성전산이 잘 보입니다.
고도가 높아 성전산을 내려다 본다면 더 좋겠지만, 비슷한 눈높이에서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예수님께서 여기서 예루살렘 성을 보셨다면 아마 성전산을 보셨을 것 같습니다.
성전산을 바라보시며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셨다고 하니,
이 교회에서 성전산을 조용히 바라보며 묵상하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사진: 눈물 기념 교회에서 바로 보이는 맞은 편 성전산. 좌에서 우로 연속으로 찍은 사진 세 장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54343F518BB06F26)
![](https://t1.daumcdn.net/cfile/cafe/236CB83F518BB06F12)
![](https://t1.daumcdn.net/cfile/cafe/256F523F518BB06F10)
[사진: 성전산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여행객. 뒷 모습을 찍어 보았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0142663E518BB0702E)
[사진: 여전히 열공중.]
![](https://t1.daumcdn.net/cfile/cafe/266B353E518BB0700A)
![](https://t1.daumcdn.net/cfile/cafe/24652E3E518BB07111)
눈물 기념 교회 입구(출구이기도 하지요)를 나오다 보면 볼 수 있는 특별한 곳이 있습니다.
무덤입니다.
예수님 당시의 무덤 형태를 볼 수 있는 유적입니다.
예수님 당시, 그러니까 1세기 경 유대인들의 장례 문화를 잠시 설명드립니다.
가족이 별세하면 신속하게 장례를 치룹니다.
시신을 즉시 무덤으로 옮겨 세마포로 싼 후 가족 무덤에 안장합니다.
바위 무덤에 시신을 두는 것이지요.
애도 기간은 일주일입니다.
야곱이 죽었을 때 애도 기간은 칠십일이었지요.
바로의 애도기간이 칠십 이일이었다고 하는데, 야곱의 애도기간이 칠십일이었다는 사실을 통해 요셉의 위세가 어땠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겠습니다.
야곱의 시신을 가나안 땅으로 와서 다시 일주일간 애곡하는 기간을 가졌습니다.
아마 이때의 가나안에서도 애도기간은 일주일이었나 봅니다.
일주일의 애도기간이 끝났다고 장례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한 달간 가족은 공식 모임에 가지 않습니다.
성전에도 가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일 년이 지나면 가족들은 다시 무덤을 찾습니다.
일 년이 지나면 시신이 부패되어 뼈만 남습니다.
유대인들은 일 년, 이 시신이 부패하는 기간이 죽은 자의 죄가 사라지는 기간으로 이해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 년간을 무덤에 안치해 두는 것이라고 하는군요.
이렇게 일 년이 지나 시신이 완전히 부패되어 뼈만 남게 되면, 그 뼈를 함에 담아 무덤 안에 둡니다.
함의 크기는 넓이는 두개골이 들어갈 만큼, 길이는 정강이 뼈가 들어갈 만큼 되어야 한다고 하는군요.
가장 넓은 뼈와 가장 긴 뼈가 들어가야 하니 당연한 것이겠지요.
뼈를 담은 납골함에는 이름을 써 넣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유골함을 무덤에 안치하면 장례가 끝납니다.
무덤은 대대로 그들의 조상들이 모셔지는 곳이기 때문에 죽은 이는 열조에게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약 2년여 전, 가야바 집안 사람의 유골함이 발견되었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습니다.
도굴범으로부터 압수한 한 납골함이 이천년 전 대제사장 가야바의 집안 사람의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 예수님 시대, 이에 대한 성경의 기록들의 진실성을 확보해 주는 아주 의미있는 유물이 아닐 수가 없는 것이지요.
[사진: 가야바의 집안 사람 이름이 확인된 유골함]
![](https://t1.daumcdn.net/cfile/cafe/035B7444518BB17F1E)
출처: http://israeltours.files.wordpress.com/2011/07/miriam-caiaphas-ossuary.jpg
눈물 기념 교회 입구에 있는 무덤 유적 사진을 좀 볼까요?
이 유적이 예수님 당시 장례 문화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무덤이니, 성경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사진: 입구 쪽의 무덤 사진. 여러 장을 올려보았습니다. 유골함들이 널려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735B3F518BB1AB11)
![](https://t1.daumcdn.net/cfile/cafe/2468583F518BB1AB1C)
![](https://t1.daumcdn.net/cfile/cafe/015CD53F518BB1AB20)
![](https://t1.daumcdn.net/cfile/cafe/26638D3F518BB1AB1E)
장례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지요.
[마8:21-22]
제자 중에 또 한 사람이 이르되 주여 내가 먼저 가서 내 아버지를 장사하게 허락하옵소서
예수께서 이르시되 죽은 자들이 그들의 죽은 자들을 장사하게 하고 너는 나를 따르라 하시니라
[눅9:59-60]
또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르라 하시니 그가 이르되 나로 먼저 가서 내 아버지를 장사하게 허락하옵소서
이르시되 죽은 자들로 자기의 죽은 자들을 장사하게 하고 너는 가서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라 하시고
이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효(孝)에 대하여 별 관심이 없으신 분처럼 이해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예수님의 이 말씀은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요.
십계명의 제 5계명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명령합니다.
예수님은 이 명백한 계명을 무시하시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그런데 그런 걸까요?
성경을 연구하는 이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해석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어렵게 풀 것이 아니라,
유대인들의 장례 문화를 염두에 둔다면 의외로 쉽게 풀이가 됩니다.
예수님을 따르다가 부친의 장례로 예수님을 잠시 떠나려는 제자가 생각하는 장례 기간은 일년입니다.
부친의 뼈가 다 부패한 후 유골함에 뼈를 수습하여 가족묘에 안치하는 기간을 생각한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일주일 간의 애도기간이 끝났으면 자식으로서의 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셨습니다.
실제적으로 장례가 끝난 것은 당일 시신을 무덤에 안치함으로 끝난 것이지요.
예수님은 이런 관점에서 장례를 보신 것입니다.
이제 제자는 실질적인 장례는 마쳤으니 부모를 위해 할 의무는 다 한 것이고,
이제 그가 할 일은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는 일을 위해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지요.
예수님은 이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죽은 자로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역시 여러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이미 돌아가신 분은 누구와 함께 있는 것입니까?
돌아가신 분은 돌아가신 분들의 세계 속에 있게 될 것이다.
그러니 먼저 돌아가신 분들의 세계로 가신 분에 대해서 여기서 할 일은 없다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먼저 가신 분들과 함께 거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열조에게로 돌아갔으니 그들이 돌보면 될 것이라는 의미로 보면 이해가 더 쉬울 듯 합니다.
우리의 삶은 어떨까요?
우리의 삶이 남아 있는 동안 정말 전념해야 할 일,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그 일 밖에 뭐가 더 있을까요?
무덤 이야기를 생각하고 보니 주님의 눈물의 의미가 깊이 마음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눈물 기념 교회 옆에 무덤 유적이 있는 것일까요?
오늘 여기까지입니다.
2013. 5. 9,
여러분의 목사 김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