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가사(집안일)에 대한 완벽에 가까운 무지함과 동지애라고는 전무한 무신경과 게으름!(정희진의 표현)
딱 이런 표현이 적절한 남자와 사는 여성이라면 이 책에 관심을 않 가질 수 없을 것같다. 나 역시 그렇다.
나만이 가사노동의 불평등으로 괴로움을 겪고 있는 게 아니라고 위안받거나,
차라리 남성들을 철저하게 이해함으로써 내 분노를 소거하거나,
가부장 이데올로기에 대한 증오로 전환함으로써 개인에 대한 증오를 해소할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너덜너덜해진 내 영혼을 이 책이 구원해주기를 바라면서,
책속으로 풍덩~~
결혼상태에서 여성의 직업적 성취, 이것은 엄청 고단한 일이다.
반면에 남성은?
여자에게도 아내가 필요하다고 생각 할 때가 언제인가?
남성 정치인들, 고위직 공무원들 일색인 회의모습을 볼때,
정치경제 이슈가 있을 때마다 텔레비젼에 출연하는 전문가들은 죄다 양복입은 남성들일때,
배우자가 병이 났을 때 여성은 잔심부름부터 병에 좋다는 음식을 만들기까지 반면에 여성이 병이 나면 조용히 조용히 약먹고 잠들때.
여자에게도 아내가 필요하다는 말은,
임금노동과 가사노동이 사람'살이'로 순환적이어야한다는 말이다.
남자는 나가서 돈벌어오고 여자는 집에서 살림하고 육아를 하는게 자연의 이치 어쩌구하는 게 아니라,
남자(바깥일)/ 여자(집안일)-이런 이분화가 언제 어떻게해서 만들어졌는지 한번 생각해보아야한다.
전통농경사회에서 그랬을까?
근대 산업화시기에 그랬을까?
지금 글로벌신자유주의시대에 그런가?
아니다. 농경시대에도 산업화시기에도 지금에도 집안과 밖을 넘나들면서 양쪽노동을 다 하는 성별은 여성이다.
"인류의 반이 사람으로 태어나서 남의 밥걱정으로 인생의 많은 혹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이것이 문명사회인가?"
통쾌한 정희진의 말이다.
한 친구가 자녀돌봄을 엄마노동으로 비판하는 나를 비난했다. 육아를 하면서 자신이 느꼈던 행복감을 말하면서.
(아, 그걸 행복이라고 표현할 마음은 없고 힘들지만 보람은 있다고 말할수는 있겠다)
어쨎든 육아를 통한 그 행복이든 보람이든 아빠도 맛볼수 있게 해야할게 아닌가?
남성들도 마음놓고 육아휴직을 할 수 있게 해줘야한다. 이런게 친출생정책이지.
비혼, 비출산을 선언하는 여성들은
'남성이 가사노동을 하지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국가와 사회, 남성개인의 변화-결혼한 여성을 위한-를 기대하지않기에
비혼, 비출산을 선택함으로써
"사회를 구하고 자신을 구하고 있다"(정희진).
정희진의 말을 실례로 들수 있다.
공공기관에 임산부 주차장을 만들어놓기는 했는데 주차면이 좁다. 주차한 차들 사이로 지나가자면 배가 낀다.
유모차를 끌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전철 분홍색 임산부 좌석에는 비임산부들이 언제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자리를 질사인증석이라고 말하는 대한민국 국민들도 있다.
경력단절을 감내하면서 출산후 아기를 키우는 젊은 여성들을 맘충이라고 부르는 대한민국 국민들도 있다.
비혼, 비출산을 선언하는 여성들이 없다면
위에 열거한 문제들은 가시화되지 않을 것.
<아내가뭄>은 여자와 남자에게 아내가 필요하다는 말은 아니다. 어느 누구도 지금같은 '아내'를 가질 특권은 없다는 말이다.
먹고 입고 씻고 빨고 청소하는 기초적인 생활은 아내없이 스스로하는 독립생활이 가능한 국민이 필요하다. 이게 국민교육이지.
당신은 가족이 있는가?
그 가족중에 아내가 있는가?
당신이 그 아내가 된다면 어떨것 같은가?
아직 정희진의 해제와 저자의 서문만 읽었을뿐인데, 이렇게나 할 말이 많다.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무슨 말을 하게 될지 궁금궁금
첫댓글 여자는 평생 타인의 밥걱정을 해야하는가?
얼마전 엄마와 한달가량 함께 있는데 연일 혼자 계시는 아버지의 끼니반찬 걱정을 하는 거예요.
본인은 두눈을 수술하고 회복해 가는 과정에서 까지! 아~숙명같은 습관, 50년을 그리살아서, 지겨워서 그만둘법도 한데 공간을 달리해도 그 습관은 지칠줄을 모르니 그모습을 보는 내마음이 안타깝고 억울하였답니다.엄마의 모습이 내 모습이 될까봐..두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