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침례교에 대해 알아봅시다. (기원아 아래 내 글 방에 맞게 다 옮겨줘라.) 침례교 바로알기 : 침례교의 유래와 특징

[최성규목사]

아래의 글은 침신대 교수인 김용복 교수의 CBS와의 대담 내용입니다.
침례교회에 대하여 도움이 될 것입니다.

침례교단 바로 알기: 침례교의 유래와 특징

I. 세계침례교회

1. 침례교가 생겨난 배경? 탄생과정?
침례교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뚜렷한 창시자가 없다는 것이다.
침례교는 어떤 특정인의 신학적 영향력에 의해 생긴 것이 아니라, 일련의 개혁운동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기원에 관해서는 대체로 세 가지 학설이 논란되어왔다.

1) 계승설: 이 이론은 침례교의 시작을 원시 기독교로 보는 견해다. 침례 요한의 운동, 예수 그리스도의 운동, 혹은 초대교회의 오순절 운동 등에서 침례교의 기원을 찾는다. 역사적 근거가 희박한 견해다.

2) 재침례교 영적 혈연설(급진적 종교개혁운동): 이 이론은 침례교의 기원을 15세기 독일, 화란, 스위스 등지에서 발생했던 재침례교도들에서 찾는다. 그러나 역사적 근거에 의존하기보다는 정신적 영향, 영적 영향에 더 비중을 둔 견해다.

3) 영국 분리주의자 후예설: 회중제도와 신자의 침례를 주장하며 영국 국교회로부터 분리한 일단의 분파들에서 기원을 찾는다.
역사적으로 가장 분명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 견해다. 대륙의 재침례교인들과 접촉한 것을 인정하지만, 그것이 침례교의 역사적 기원에는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첫 번째 견해를 받아들이면 침례교는 개신교가 아닌 셈이다.
두 번째 견해를 받아들이면 침례교는 급진 종교개혁 운동의 산물로서, 다른 개신교와 질적으로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된다.
세 번째 견해를 받아들이면 개신교 가운데 하나로 자연스레 인정하게 된다. 대체로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계승설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역사학자들은 대개 분리주의자 후예설을 수용하는 편이다.
역사적 근거가 가장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두 견해도 침례교 안에서는 아직도 어느 정도 지지기반이 있다. 특히 한국 침례교 목회자들은 아직도 상당수 계승설을 지지한다.
당시 침례교가 다른 개신교단과 다른 점은 교리적인 면보다 교회론적인 면에서 두르러진다. 침례교는 구원론이나 기독론 등은 전통 교리 측면에서는 다른 개신교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교회정치나 교회와 국가의 관계, 교회의식 등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여준다. 즉, 침례교회는 국가교회 형태를 거부하면서 정교의 분리와 개교회의 자율권을 철저하게 주장했고, 유아세례를 반대하면서 신자의 침례를 강조했다.

2. 침례교의 신학적인 특징? (신학적 영역에서)

1) 가장 중요한 특징은 신학의 다양성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장로교가 칼빈주의를, 감리교가 웨슬리주의를, 성결교는 4중복음 교리를, 또 오순절 교회는 오순절 신학을 그 나름대로 교단의 신학으로 내세우지만, 침례교는 하나의 교단 신학이 없다.
신학의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렇다고해서 침례교회나 침례교인들에게 신학적 체계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침례교회는 출범 초기부터 칼빈주의적 성향을 가진 교회들과 알미니우스주의 성향을 가진 교회들이 각각 독자적으로 시작되었다.
영국의 일반침례교회는 알미니우스주의신학과 같았고,
특수침례교회는 칼빈주의신학과 거의 동일했다. 시대와 장소에 따라 어느 한 신학이 더 강세를 띠기도 했지만, 침례교회는 초지일관 양 신학이 공존할 수 있는 분위기가 가능했던 교단이었다.
이것은 그만큼 성서해석의 자유를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침례교의 특징을 교리적으로 접근하면 난관에 봉착하고 만다.
서로 다른 신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 침례교회로서 동질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교리가 아닌 다른 공통 분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공통분모가 바로 유아세례와 국가교회 거부, 신자의 침례와 중생한 신자의 교회회원권, 신앙의 자유 등이었다.
그러므로 침례교신학을 칼빈주의나 알미니우스주의신학이라고 규정하려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침례교는 언제나 "성경의 사람들"이라는 이름을 달고 다니듯이, 특정 신학의 잣대로 성경을 해석하지 않고, 성경해석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려고 한다.
이것 때문에 때로는 신학도 없는 교단이니, 회색분자와 같은 신학이니 하면서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오래 전부터 침례교인들은 교리보다는 실천을 더 중히 여겼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침례교회는 사도신경을 공적 예배에서 암송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단으로 몰린 적도 많았다.
한국 교회는 아직도 침례교회를 이단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침례교회가 사도신경을 암송하지 않는 것은 사도신경이 틀렸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신앙을 어떤 특정한 신조로 묶어두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특정 신조가 절대화되면 다른 사람의 신앙을 탄압하는 도구가 된다는 것을 침례교인들은 역사 속에서 뼈아프게 경험해왔기 때문이다.

2) 두 번째 특징은 신자의 침례와 중생한 회원권을 고수한다는 점이다. 침례라고 하는 형식도 물론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신자만이" 침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히 유아세례를 반대했다. 유아들은 아직 인격적으로 주님을 구주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아세례를 받았던 사람들도 다시 성인이 되어 신앙고백을 하면 다시 침례를 베풀었다. 그래서 재세례, 혹은 재침례라고 불렀다.
또한 유아세례를 반대하는 것은 중생한 교회회원권의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유아세례를 인정하는 교회들은 비록 어린아이라도 세례를 받으면 정식 교회의 회원이 된다.
국가교회를 하려면 유아세례는 그런 점에서 꼭 필요했을 것이다. 모든 시민들이 다 교회 회원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침례교회는 성인으로서 신앙고백을 한 신자에게만 침례를 주고, 그들만 정식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의식의 차원이 아니라, 하나의 국가체제의 문제와 관련되었다. 그러므로 당시 유아세례를 베풀고 국가교회를 지향하던 사람들은 재침레교도들이나 침례교인들의 태도를 사회체제를 위협하는 것을 간주했던 것 같다. 이것은 마치 한국 근대사회에서 동학을 종교적인 차원보다도 국가사회의 체제적인 도전으로 인식했던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박해가 가해진 것이다.
초창기 침례교인들에 대한 박해는 순수한 신앙의 문제라기보다 정치적인 문제라는 시각이 매우 일리가 있다.

3) 세 번째 특징은 회중정치와 개교회주의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교단마다 저 마다 교회정치 형태가 다르지만, 침례교는 원칙적으로 모든 신자(교인)들이 주체적으로 교회운영에 참여해야 한다는 정신을 고수한다.
이는 전신자 제사장직이라는 종교개혁의 정신을 교회론에도 철저하게 적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교회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것이 바로 개교회주의다. 신앙에서 개인의 자율권을 중시하듯이, 개교회의 자율권도 중시한다. 개인 위에 군림하는 어떤 중재자가 필요없듯이, 개교회 위에 군림하는 어떤 기관도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총회나 다른 기관이 개교회를 향해 명령할 수 없고, 강제집행권도 가질 수 없다.
효과적인 면에서 대의정치 형태인 장로제나, 소수의 고위층이나 한 사람의 교황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감독제 혹은 교황제가 더 실속이 있을지 모르지만,
침례교는 어느 특정 집단이나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하는 것을 반대해 왔다. 그래서 침례교는 전통적으로 장로를 두지 않았다. 침례교의 안수집사는 장로교나 다른 교단의 장로와 거의 같은 역할을 하는 직분이다.
근래에 들어 침례교회 안에도 장로를 세우거나 이른바 호칭장로제를 두는 교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문제는 몇 년 동안 계속 논쟁되는 뜨거운 감자와 같다.
침례교회가 모든 신자들이 성숙한 신앙인으로 성장하고 자발적으로 교회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를 갖추고 있다는 점은 하나의 큰 장점이다. 그런 점에서 역사 속에서 전개되어왔던 평신도운동을 구현하기에 적절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교단이 침례교회다.
물론 현실이 이상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한계 때문에 이 제도가 악용되어 오히려 목사 한 사람이 절대권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지만, 그것은 침례교회가 끊임없이 경계해야 할 문제다.

3. 침례교의 의례.. 특히 침례의 의미?
침례교는 대체로 다른 개신교단처럼 두 개의 의식을 행한다. 하나는 침례고 다른 하나는 주의만찬이다. 물론 어떤 침례교회는 세족례를 공식 의식으로 행하기도 한다.
특별히 세례가 아닌 침례를 주장하는 것은 성경의 의식이 침수례(immersion)라고 믿기 때문이다. 침례교회는 신약성서적인 교회를 회복하고자 하는 열정이 남달리 강한 편이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교단이 신약성서적인 교회가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형식의 문제는 본질적인 것이 아니지만, 침레교인들은 세례를 성경의 침례에서 변형된 형태라고 생각한다. 본래 헬라어 baptizo는 "계속적으로 완전히 잠그다, 속에 잠기다, 밑에 잠기다" 혹은 "물에 잠그거나 가라앉혀서 씻기다"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J. H. Thayer, Greek-English Lexicon of the NT). 그에 비해 세례 때 사영될 만한 "뿌리다"의 헬라어는 rantizo, "--에 붓다"는 proschusis, epicheo였다.

침례의 성경적 근거는 의식의 형태를 그리스도의 장사와 부활에 비유한 로마서 6장 3-7절과 골로새서 2장 12절에서 찾을 수 있다.
무릇 그리스도 예수와 합하여 침례를 받은 우리는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침례받은 줄을 알지 못하느뇨 그러므로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침례를 받음으로 그와 함께 장사되었나니 이는 아버지의 영광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심과 같이 우리로 또한 새 생명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함이니라(롬6:3-4).
너희가 침례로 그리스도와 함께 장사한바 되고 또 죽은 자들 가운데서 그를 일으키신 하나님의 역사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 안에서 함께 일으키심을 받았느니라(골2:12).

의식은 그 의식이 의미하는 내용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 성경에 침례의 의미를 말할 때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예로 든다. 그러므로 죽음과 부활을 상징할 수 있는 의식은 물 속에 잠겼다가(장사-죽음), 다시 일어나는 것(부활-새생명)이다.
초대교회에서 물에 잠기는 침례를 일반적으로 실시했다는 증거는 고대문헌으로부터 종교개혁자들에 이르기까지, 가톨릭 추기경의 증언과 마틴 루터나 칼빈, 웨슬리의 증언 등에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디다케]: "흐르는 물에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침례를 주노라 하고 먼저 말을 하라. 그러나 만일 흐르는 물이 없으면 다른 물에서 침례를 주되 그 물이 차든 덥든 상관없다. 만일 이런 물도 없으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물을 머리에 세 번 부어라."
마틴 루터의 "침례에 관하여"(1519)에서: "침례란 희랍어로 baptismos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라틴어로 mersio이며 그 뜻은 무엇을 물 속으로 완전히 가라앉혀 물이 그것을 덮어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누구든지 침례를 받는 사람은 물 속에 완전히 가라 앉았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 이는 taufe라는 단어의 뜻으로 보아 마땅하다.
침례란 옛 사람과 죄많은 혈육을 하나님의 은혜로 완전히 장사되어야 한다는 뜻이 있기 때문에 이런 침례의 관례는 더욱 의미가 깊다."

침례교회는 침수례를 고집하는 것은 올바른 성서적 의식을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종교개혁 당시 개혁자들은 구원론에서는 크게 개혁을 이루었지만, 교회정치체제나 의식면에서는 가톨릭과 완전히 획을 긋지 못했던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침례교회가 세례받은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침례교회에서 직분자가 되기 위해서는 침례받을 것을 기본적으로 요구한다.

4. 침례교의 외국의 사례는?
그 근원과 시작이 어떠하든지 남들에 의해 붙여진 이름을 갖게 된 침례교인들은 처음부터 혹심한 박해를 받으며 자라왔다. 하지만 그 누구도 전세계에 침례교인들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초기 박해의 시기 영국 침례교도들 중 대표적인 사람으로는 많이 알려진 “천로역정”의 저자 존 번연을 비롯해 불후의 명설교자 스펄전 목사, 최초로 해외 선교의 횃불을 든 윌리엄 캐리, 미국 개척사에서 종교의 자유를 위해 투쟁했던 로저 윌리암스, 유아세례를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하버드대학교 초대 총장직을 물러나 추방되었던 헨리 둔스터. 그러나 양심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정신으로 제퍼슨이 초기 미국 헌법의 기초를 이루는데 지대한 영향을 준 침례교회는 미국의 건국과 더불어 박해에서 벗어나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현재 미국 남침례교단은 단일교파로는 개신교 가운데 세계에서 제일 큰 교단이며, 가장 많은 해외 선교사를 파송한 교단이다.
지난 세기 세계적인 전도자로 명성을 날렸던 빌리 그레엄 목사나, 대통령 재직중도 교회학교 교사직을 고수했고 대통령 퇴임 후 더 활발한 활동을 하는 지미 카터 전대통령도 침례교 집사다.
현재 전 세계 침례교인의 통계는 침례교세계연맹(BWA)에 가입한 교회수가 15만 8천여개, 등록교인수는 대략 1억 5,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침례교는 타교단처럼 미국과 캐나다의 선교사들에 의해 처음으로 이 땅에 들어왔다. 영국 침례교회나 미국 침례교회와 신학적으로 다를 것은 없다. 다만 전래 과정과 성장 과정에서 한국 침례교회는 좀더 독특한 역사적 환경을 거쳐왔다.

II. 한국 침례교회

1. 한국에는 언제 침례교가 들어왔나?
두 개의 경로를 통해 들어왔다. 하나는 1889년 12월 8일 캐나다에서 온 말콤 펜윅(Malcom C. Fenwick) 선교사의 방한으로 시작된다. 이 때를 한국 침례교의 기원으로 잡는다.
펜윅 선교사는 정식으로 신학교육을 받지 않고도 강력한 영적 경험을 토대로 열정적으로 복음을 들고 이 땅에 찾아온 평신도 자비량 독립선교사다.
신학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선교사로서의 소명을 선뜻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펜윅은 이렇게 응답했다. "비록 내가 녹슨 깡통일지라도 복음의 생수를 담을 수만 있다면, 하나님의 소명에 순종하겠습니다." 펜윅 선교사는 한국에서 언어습득을 위해 몇 년 머물다가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 3년 동안 신학교육을 받은 후 원산을 중심으로 복음 전도와 전도자 양성에 힘썼다.

또 하나는 1895년 캐나다 보스턴의 크라랜돈가 침례교회에 속해 있는 엘라싱 선교회에서 파송한 파울링(E. C. Pauling) 선교사 부부 일행이 강경으로 들어온 것이다. 이 교회는 펜윅 선교사에게 침례교회의 신앙을 심어준 고든(A J. Gordon)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였다. 이들이 강경, 칠산, 공주 등에 침례교회를 세워나갔다.
하지만 몇 년 뒤 충남 지방에 들어왔던 선교사들은 본국의 사정에 의해 철수하게 되고, 그 지역의 교회와 재산을 원산의 펜윅 선교사에게 넘겨줌으로써 한국 침례교의 본부는 하나로 통합된다. 그리고 정식 교단으로 공포된 것은 1906년 강경에서였다.

2. 지금의 교세는?

오랫동안 한국 사회에서 이단시되기도 했고, 펜윅선교사의 선교정책으로 도시선교를 외면하고 오지와 만주 시베리아 등지를 전도지역으로 삼았던 터라 국내에서 침례교의 교세는 매우 약했다. 다행히 1950년부터 미국 남침례교와 제휴하면서, 제2의 도약기를 맞이했다.
현재 기독교한국침례회 산하에서는 11개 기관이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100개 지방회, 2,340여 교회, 4,350여명의 목회자, 68만의 침례교인이 있다. 1999년 5월 5일에는 침례교회 110주년 행사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10만 성도가 참가한 가운데 치렀고,
2000년 1월8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된 제18차 침례교 세계대회에서 전세계 115개국 201개 총회 및 연맹이 가입되어 있는 침례교세계연맹(BWA) 총재로 한국의 김장환(수원중앙침례교회 담임)목사가 선출돼 세계 속의 한국 침례교회의 위상을 드러내고 있다.

3. 한국에서의 침례교 역사는? 크게 세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1) 첫째는 1889-1949년까지 펜윅선교사의 영향 아래 대한기독교회/ 동아기독교회/ 동아기독대/ 동아기독교 등의 이름으로 감목정치를 하던 시기다.
한국을 위시하여 동북아의 선교에 뜻을 둔 펜윅은 보다 효과적인 선교사업을 위하여 1906년 10월 6일 강경에 전사역자를 소집하여 대회를 열고 46개조로 된 교규를 만들고 대한기독교회를 조직했다.
그가 침례교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교단에 연연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복음만 전하겠다는 선교철학에서 나온 것이다. 그 후 다섯 명의 감목이 교체되었고 50년이 지났지만, 도시선교를 외면했던 선교정책 탓으로, 그리고 물질적인 후원이 없었던 탓으로 교세는 크게 부흥되기 어려웠다.
이 시기에 침례교회는 이미 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전력이 있는데, 특기할 만한 것은 모두 복음 전도에 힘쓰다 해난사고로, 공산당에 의해, 또는 일제 밀정으로 오인되거나 몽고 토족의 습격으로, 또는 일제 박해에 의해 순교했다는 점이다.
특히 1925년에는 총회가 일제하의 학교교육을 금지하는 훈령을 내려 세상 교육과 인연을 끊었고, 일제의 황궁요배와 신사참배에 불응하여 갖은 박해와 고난을 받았다. 1941년 원산 32인 사건은 교단에서 발행한 성경을 불온문서로 취급한 일제에 의해 교단의 모든 재산이 압류되고 이종근(당시 총회장) 감목을 위시해 32명의 교역자가 옥고를 치르게 된 사건을 말한다.
결국 1944년 5월10일 일제는 교단 해체령을 내렸다. 당시 통계로 한반도와 만주, 간도지역에 26개 구역(현 지방회) 400 여개의 침례교회가 있었다.

2) 둘째는 1950년 미국 남침례교단과 제휴하고 회중정치로 탈바꿈했던 시기다. 이때부터 침례교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대한기독교침례회 혹은 한국침례회연맹총회 등으로 교명이 변경되었다.
한 때 1959년에서 1967년 사이 교단분열의 아픈 역사도 가지고 있다. 대한기독교침례회(포항파), 기독교대한침례회(대전파)가 그것이다.
이 분열은 선교사들과의 관계에서 빚어진 것인데, 대체로 대전파는 친선교사측, 포항파는 반선교사측이라고 볼 수 있다. 다행히 통합이 이루어져 오늘날까지 한국 침례교는 하나의 교단으로 유지되고 있다.
기침, 예침이 없는 교단, 그리스도와 예수의 다툼이 없는 교단이 침례교단이다.
특히 1970년대에는 한미전도대회를 통해 교회가 양적으로 부흥했으며 새신자 훈련 총서를 비롯한 교육과 훈련교재를 통해 성경교육으로 교회의 질적 부흥을 이뤄냈다. 이것은 미국 남침례교의 전폭적인 지원에 의해서 가능한 것이었다.

3) 셋째는 기독교한국침례회 시대(1976년∼현재)다. 이 즈음 한국 침례교회는 선교사들의 실질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 침례교회는 전반부 50년을 펜윅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후반부의 절반 정도는 남침례교의 영향권 안에 있었다. 타교단의 성장과 비교해보면 한국 침례교회는 대략 반세기는 뒤진 감이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한국 침례교는 분명 청년기에 해당하는 교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직 할 일이 많고, 인재가 더 많이 필요하다.

4. 침례교가 한국 기독교에 미친 영향이라면?

솔직히 한국 침례교회가 지금까지 한국 기독교회에 외형적으로 끼친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한국 침례교의 역사가 말해주듯이, 늘 침례교는 한국 교회에서 주변부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지금도 침례교회를 이단이라고 가르치는 목사나 교수가 있다고 하니 어이가 없을 정도다. 그만큼 그동안의 한국 교회는 경직되고 획일화된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던 것 같다.
이단 시비는 공교롭게도 세계침례교의 출발에서도 경험했던 문제라는 것을 감안하면, 침례교가 다른 교단과 많이 다르긴 다른 모양이다. 사람들은 자기와 다른 사람을 대개 용납하지 못하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한국 침례교가 한국 기독교에 끼친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아직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초기 한국 개신교의 역사 와 관련해서 세 가지만 강조하고 싶다.
첫째는 펜윅선교사가 보여주었던 선교의 열정이다. 그는 "남이 일군 땅에는 씨를 부리지 않겠다"며, 이미 선교지 분할 정책에 의해 교단별로 나누어 가진 이 땅에서 복음을 전하기보다는 시베리아, 만주, 몽고 등지로 눈을 돌렸다. 타교단은 주로 도시를 중심으로 선교를 했지만, 침례교회는 산지 오지를 찾아다녔다. "빈들이나 골짝이나"를 실현했던 것이다.
둘째는 펜윅선교사의 토착교회 구현 정신이다. "내가 실패한 곳에서 한국인 전도인은 성공하더라"는 그의 고백처럼, 그는 한국인 전도인 양성에 주력했고, 본인도 철저하게 한국인이 되고자 했던 사람이다.
특히 펜윅 선교사는 단독으로 신약성서를 번역 출판했는데, 그것은 한국 개신교 성경번역사에서 개인번역으로 최초의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번역에서 그가 사용한 토착적 언어는 매우 독창적이며 뛰어난 것이었다.
예를 들면, 성령을 숨님으로, 예수를 예수씨로, 처녀를 새악씨로, 서기관을 선비로, 석청을 산꿀로 번역하는 등. 철저하게 수수한 우리말을 사용하려고 노력했다.
지금 우리가 쓰는 개역성경과 비교해보아도 어떤 경우에는 탁월한 번역어를 사용했구나 하는 감탄을 자아낸다. 교회사가 민경배 교수는 펜윅의 이런 업적을 일러 "한국 개신교 토착화의 거보(巨步)"라 평했다.

셋째는 신앙의 지조를 지키기 위한 순교정신이다.
침례교단은 성결교단과 더불어 끝까지 신사참배를 거부하다가 강제 폐쇄를 당한 교단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잃어가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신앙의 순수함이다.
교회가 대형화되고 물량화되면서, 권력이 집중하고 부가 쌓이면서, 점점 한국 교회 안에 불미스러운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 교회는 본래 천주교, 개신교를 망라하고 순교의 피 위에 세워지고 성장했던 교회다. 이 정신이 쇠퇴해 가고 있는 이 즈음, 한국 침례교회는 전반부 50년의 역사 속에서 교단을 이끌었던 감목(총회장)들이 하나같이 순교의 잔을 마셨다는 특이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비록 반문화적인 성향이 있었고, 세상교육을 외면하는 극단적인 정책 때문에 후진 양성을 하지 못했다는 문제점은 있지만, 침례교의 전신인 동아기독교의 복음전도 정신, 토착 정신, 순교 정신은 한국 교회가 본받아야 할 귀중한 유산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5. 한국교회 안에서 이런 것은 부족했다 자기반성을 한다면?

한국 침례교의 역사적 배경이 말해주듯이, 한국 교회 안에서 침례교회는 타교단과 활발한 교류를 하지 못했다.
이것은 침례교회의 큰 약점 가운데 하나다. 이런 문제는 미국의 남침례교단도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 타교단과의 교류 부족뿐만이 아니라, 같은 교단 안의 침례교회들 사이에도 이것은 부족하다. 어쩌면 침례교의 개교회주의가 가져온 부정적 현상일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침례교회는 사회문제나 정치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정신이 약하다.
이것도 정교분리의 원칙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하다가 생긴 하나의 부작용일 수 있다. 하기야 이 문제는 보수적인 교회들의 공통된 문제이기는 하지만.
따라서 앞으로 침례교회는 좀더 적극적으로 타교단과의 교류를 활발히 할 필요가 있다. 타교단도 그런 침례교회를 부정적인 시각을 버리고 받아들여주었으면 좋겠다.
대전에 있는 침례신학대학교가 수도신학교와 재단을 통합하고, 서울로 진출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바로 타교단과 나란히 교류하고자 하는 관계자들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안다.
그리고 침례교회는 인재양성에 좀더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개교회주의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벗어나 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한국적 침례교회를 정립해 나가야 한다. 앞으로 그런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 믿는다.

6. 앞으로 한국교회가 연합, 일치되기 위한 노력을 위해 제언한다면?

한국 교계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풍토가 필요하다.
어느 하나의 기준이 전체를 단정하는 일반화의 오류가 교계 안에 더 이상 만연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체질적으로 다양성을 받아들여왔던 침례교회는 한국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 가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 교회는 그 동안 세 부류, 즉 보수적인 교회, 정치사회적으로 진보적인 교회, 종교문화적으로 개방된 교회 등이 대체로 주도해온 것 같다. 그리고 최근에는 오순절 교회 같이 성령운동을 주도하는 교회들이 많이 등장했다.
이 다양한 교회들의 장점을 서로가 인정해주는 풍토가 필요하다. 차이점에 대해서는 우리가 가지지 못한 점을 저들이 대신 더 강조하고, 저들이 부족한 부분은 우리가 더 실천한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대립과 갈등보다는 화합과 협동이 절실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만이 가지고 있는 절대 기준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신학적으로 칼빈주의는 알미니우스주의를 용납할 수 있고, 그 반대도 그래야 한다. 근본주의와 자유주의도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보수주의와 진보주의도 마찬가지다.
복음의 본질적 내용과 부차적인 형식은 구분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지금까지 본질은 같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형식적이고 부차적인 문제들로 분열되고 상대를 탄압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앞으로 한국 교회는 거시적인 안목에서 다름 속에서 같음을 발견하고, 같음 속에서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