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봉 제각에 도착하여 산소까지는 걸어서 올라갔다. 주차장에 제물을 쌓아두고 있어서 올라가는 사람들이 제물 한 가지씩을 가지고 올라가야 하였다. 오늘이 추곡수매 날이라 쌍봉 젊은이들이 모두 거기에 나가고 없어서 제물을 오늘 참례하러 온 종언들이 가지고 올라가야 하였다. 그래서 70이 넘은 우리들이 제물 운반을 하게 된 것이다. 짐을 들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기가 매우 힘이 들었다.
오늘 참례한 종언들도 60대가 두세명이고 거의가 70대 이상이었다. 평일이어서 젊은이들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참례한 종언들이 얼추 40명은 되어보였다. 제물을 진설하는 동안 산소에 세워진 비의 글씨와 실제로 묻혀있는 선조님들의 신위 위치를 가지고 왈가왈부 논란이 분분하였다. 이유는 얼마 전에 김해김씨 할머니를 모셔놓은 장소문제가 불거지면서 논란이 생긴 것이다.
오늘은 성스러운 날이니까 이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말자고 하여, 더 논란이 확산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문제가 확실하게 정리는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시제가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모두 제각으로 내려왔다. 내려 올 때에도 사용하고 남은 제물 짐을 가지고 내려와야 하였다. 나도 한 보따리를 가지고 주차장까지 내려와서, 차에 실어놓고 걸어서 내려왔다. 제각에는 종언들이 모여서 점심으로 떡국을 들고 있었다. 나도 떡국 한 그릇으로 점심을 대신하였다.
오늘 제수비용은 김해김씨 자손인 지둔공 문중에서 부담하였다고 광고하였다. 그리고 몇몇 종언들이 금일봉씩을 협찬하였는데 우리 보성종회에서는 나 혼자서 맨손으로 참례하여 얼굴이 화끈거렸다. 지금 생각하니 이틀 전에도 학포종회 지동 도시향에 참례할 때도 맨손이었던 것을 생각하니 조금 부끄럽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