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기념 교회에서 기드론 골짜기쪽으로 200-300미터 정도 내려오면 겟세마네 기념 교회에 다다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잡히시기 전 날 밤, 기도하신 겟세마네.
먼저 겟세마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겠습니다.
겟세마네는 우리에게 '동산'의 이미지로 친숙합니다.
성경에 겟세마네를 동산으로 번역하기 때문입니다.
[요18:1]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제자들과 함께 기드론 시내 건너편으로 나가시니 그 곳에 동산이 있는데 제자들과 함께 들어가시니라
그런데, 겟세마네는 동산이 아닙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감람산 기슭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것도 기드론 골짜기에 거의 다 내려온 곳이니 기슭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평지에 가까운 곳입니다.
동산의 개념은 현장에 와보면 수정됩니다.
겟세마네라는 이름의 의미는 '기름짜는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지역이 감람유를 짜는 지역이었기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우리 식으로 말하면 기름집 골목 쯤으로 이해하면 되겠군요.
이 곳에 세워진 기념 교회는 1919-1924년 세계 12개 나라의 모금으로 건축되었기 때문에 만국 교회(Church of All Nations)라고 불리웁니다.
카토릭 교회입니다.
물론 이 교회가 처음 교회는 아닙니다.
겟세마네는 대단히 의미있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여기에도 일찌기 교회가 세워졌지만 여러 차례 파괴와 재건축을 반복하다가 1924년 현재의 교회가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이 교회도 눈물 기념 교회와 마찬가지로 이태리 건축가 발루치가 설계했다고 하는군요.
교회 건축에 여러 가지 상징적 의미를 강조하여 지었다고 하는데요,
예컨대, 교회의 전면은 네 개의 돌기둥이 교회를 떠받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 네 기둥은 예수님의 행적을 기록한 네 권의 복음서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각 기둥의 꼭대기 벽면에는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의 석상이 서 있는데 각기 자신들이 기록한 복음서를 들고 서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사진: 전면에서 본 겟세마네 기념 교회]
[사진: 네 복음서 저자 모습을 크롭해서 확대해 보았습니다.]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인데... 그러면 마가복음의 저자일까요? 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눈물 기념 교회에서 내려오면 겟세 마네 기념 교회의 정면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골목에 있는 작은 문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사진: 겟세마네 기념 교회 입구]
[사진: 안으로 들어와 입구쪽을 바라본 사진]
입구로 들어가게 되면 감람나무들이 서있는 정원을 만나게 됩니다.
[사진: 들어가면서 찍은 정원 모습]
이 기념 교회의 정원에 있는 나무들은 그 수령을 측정하기 어려울 만큼 오래된 고목들입니다.
정확히 알 수 없는 이 나무들의 수령에 대해 어떤 이들은 900년, 어떤 이들은 1,500년 정도 되었다고 하지만, 이 교회의 수도사들은 최소한 2,000년은 넘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는군요.
감람나무는 실제 아무리 오래된 나무라도 그 키가 5-6미터 밖에 자라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나무들이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던 장면을 목격한 나무들일까요?
역사가 요세푸스의 기록에 의하면 주후 70년 로마의 예루살렘 공격시에 모든 유실수는 제거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나무들은 예수님의 기도 모습을 보았던 나무들이 제거된 이후 심겨진 나무들이라고 보아야 할 듯 한데요...
그러나 수도사들에 의하면 이 나무가 예수님 당시 나무라고 주장되고 있으니...
진실은 주님과 나무 자신들만 알 것 같군요.
[사진: 겟세마네 기념 교회 정원에 있는 감람나무들]
[사진: 이 나무가 가장 오래된 나무라고 하는군요.]
교회 내부로 들어가보면 교회가 어두컴컴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던 그 밤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라고 하는군요.
천정은 밤하늘을 연상케 만들어 놓았군요.
[사진: 기념 교회 내부. 예배 중이군요. 이 사진은 2011년 답사 때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천장. 밤하늘 문양]
[사진: 이번 방문에 찍은 사진. 우리 권사님들 모습이 보이는군요]
전면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습니다.
주님께서 잡히시던 밤에 기도하시던 바위로 알려진 바위입니다.
바위 뒤의 전면에는 기도하는 주님의 모습을 담은 성화로 가득채워져 있습니다.
[사진: 예수님께서 엎드려 기도하셨다는 바위와 전면의 벽화]
주님의 처절한 음성이 들려오는 듯 합니다.
[막14:36]
이르시되 아빠 아버지여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
[사진: 가룟 유다가 예수님께 입맞추는 그림 벽화]
겟세마네를 향해 가던 주님의 마음은 어떠셨을까요?
괴로우셨을까요?
괴로우셨겠지요.
사람의 육신을 가지고 계셨으니까요.
두려움으로 인해 겟세마네로 기도하러 가시던 예수님에게도 그대로 감람산을 넘어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싶은 마음이 언뜻 들지 않으셨을까 생각해봅니다.
들으셨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요?
어찌되었든 예수님은 예정대로 겟세마네로 가셔서 잡히셨습니다.
무엇이 그 죽음의 장소를 피하지 않고 예정된 고난의 길을 그대로 가시게 하는 힘이 되었을까요?
하나님의 뜻에 죽음으로 순종한 주님을 묵상해 봅니다.
이상입니다.
다음은 베데스다 연못 이야기를 올리게 될 듯 합니다.
2013. 5. 13,
여러분의 목사 김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