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제2부 현존
-생각 속에서 머물기(창세기 2주간)
1장에서 5장까지②-말씀 붙잡기(읽고 추리기)
지난 일주일 동안에 성경을 읽고 말씀이 잘 선택되었으면 그 다음부터는 선택한 말씀을
붙잡고, 기도하는 한 시간 내내, 그리고 시간상으로는 이제부터 2주간은 주님의 손길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씀이 확실히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그 다음 일주일이고 이주일이고 시간에 상관없이 읽기만을 해도 됩니다.
이때에도 읽고, 성체 앞에 앉아있는 것이 분심이 좀 덜하고, 말씀을 선택하는 것에 도움이 됩니다.
지난 주의 성경읽기는 충분히 읽어서 자기 생각 속에서 말씀을 추리는 시간들입니다.
저는 묵상할 때에 성경을 읽고 말씀을 추리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금방 되기 때문에, 그리 중요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막상 사람들의 묵상기도를 들으면서 깨달은 것이,
말씀을 읽고나서 그 내용들을 추리고 걸러내는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더 쉽게 묵상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보면, 말씀을 읽고 읽은 것들을
생각 속에서 추리는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말씀이 자기
안으로 들어오면서 마음을 열리게 해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읽고 추리는 시간에도, 이미 기도가 되고 있으니까 제대로 말씀을 읽고 추리면, 말씀을 붙잡는 시간이 짧게 되면서,
기도가 연결되는 다음으로 생각을 따라서 쉽게 갈 수 있게 됩니다.
저도 말씀을 붙잡느라고 보낸 시간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머릿속에서 온통 머리를 쥐어짜서 집중했고(온몸이 붓는 느낌으로),
어느 순간에 생각으로 머릿속에서 말씀이 붙잡아진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어느 순간부터는 생각이 붙들고 있는 말씀을 온몸이 붙잡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어디서건 장소에 상관없이 말씀에 집중이 되는것을
경험했습니다. 기도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진행이 되는 것이지요.
(초보자들은) 지금이면
선택한 말씀에 지식이나 어떤 생각이 분심처럼 들어오는 시간들을 경험할 것입니다. 그 분심들도 말씀에 대한
자기의 지식이나, 생각들을 자기도 모르게 추리는 거니까, 이런 분심들이
일어나는 과정도 마음 안으로 말씀이 들어오는 시간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 이틀,
사흘 정도 말씀에 대한 것들이 올라왔다가 사라지면, 그다음은 그야말로 기도를 방해하는
분심입니다. 자신이 선택한 말씀에 대한 분심들이(생각들이)
가라앉고 나면, 그 다음에는 어떤 생각도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말씀에 집중해야 합니다.
한 며칠간은 온몸이 비틀거릴 정도로 말씀 붙잡기가 생각보다도 힘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자기 마음과 생각을 의도적으로 말씀에 집중해서 시간을 견뎌야합니다.
기도 중에 우리가 말씀을 붙잡고 있는 것이, 일초 이초 정도로 짧은 것처럼 느껴지는데
마치 우리가 꿈을 꾸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꿈 속에서는 시간이 일초, 이초가 상당히 길지만 실제로는 깨어보면 많은 시간이 걸린거잖아요. 그렇게 꿈처럼 짧게 느껴지는
순간도 은총입니다. 그게 길게 느껴지면 힘들어서 못견디거든요. 기도
속에서 느끼는 그 짧은 시간이, 마치 5분처럼 느껴지는데,
기도가 끝나고 보면 몇십 분의 시간 안에 있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온 정신과 마음을 모아서 말씀에 집중하면 다른 생각들이 말씀사이로 비집고
들어오지 못합니다. 처음엔 붙잡는 것이 힘들게 느껴지지만 시간이 가면서,
그 힘듦이 편안함으로 바뀌면서 견디는게 수월해집니다. 그러면 말씀이 조금씩 자신
안에 가득차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말씀이 머리든 마음이든, 가득차는
느낌이 들면 분심들 사이에서 확실히 말씀을 붙잡고 있을 수 있게 됩니다.(이것이 훈련인지 은총인지 저도 헷갈립니다만
은총이라고 믿습니다!)
여기에 만일에 자기만의 방법으로 말씀이 붙잡아지면,
그렇게 해도 좋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기도 중에 말씀을 붙잡고 있으면 됩니다.
제가 여기서 성령의 손길인지 아닌지를 경험으로 말하자면,
어떤 분심은 저도 모르게 그 생각 속에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서 다시
말씀을 선택해서 붙잡고 있어도, 기도 속에서는 여전히 그 생각(분심)속으로 들어가 있게 됩니다. 이것은 확실히 성령의 손길입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오시면, 우리도 모르게 부지불식간에 낚아채이듯이 그 생각안에 들어가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