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촌의 신기한 꽃’이란 글에 보면,
미국의 어느 석탄 광산촌에는 어둡고 더러운 갱 안의 통로에 아름답고 하얀 꽃이 피는 신기한 꽃이 있다고 합니다. 석탄을 실은 괘도차가 들락날락 거리며 아무리 검은 먼지를 날려도 이 꽃은 항상 순백색의 꽃을 피운답니다. 놀라운 것은 일부러 탄가루를 뿌려도 탄가루가 꽃잎에 닿자마자 가루들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꽃은 그대로라는 것입니다.
꽃잎이 너무나 매끄럽기 때문에 탄가루가 꽃잎에 달라붙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거룩한 성전인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더러운 곳에서도 꽃이 깨끗하게 피어나듯이, 죄악으로 가득한 세상이지만 성령의 도움으로 항상 깨끗한 마음이 되어, 죄가 우리를 사로잡지 못하게 해야 하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나 혹시라도 입을 함부로 놀려 남을 험담하고, 자기 이익을 위해서라면 거짓말도 서슴없이 해대고, 자기 욕심 채우기에 급급해 하고 있는 장사꾼과 같은 모습이 우리 안에서 싹트고 있지는 않습니까?
조그만 일에도 쉽게 화내고 불평해대며, 폭언을 일삼고, 남을 못살게 구는 강도 같은 모습이 하느님의 성전인 우리들의 마음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러하다면 주님께 의탁하며 우리 몸을 정화시켜 주십사 간청을 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주님께서는 복음에서 보여주신 무서운 모습으로 우리를 정화시키시지 않습니다.
우리의 나약함과 부족함을 인정하고 주님께서 모든 것을 채워주시기를 우리가 진정으로 바란다면 하느님께서는 사랑으로 우리를 정화시켜 주실 것입니다.
노끈으로 만든 채찍이 아니라 십자가의 희생을 통해 만들어진 사랑의 채찍을 받으며 정화되는 시기가 바로 사순시기입니다.
우리들 또한 주님의 사랑 속에서 한 송이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꽃이 되어 주님께 봉헌하는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대전교구 민병섭 바오로 신부>